노동·인권 전문지

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공공운수노조와 쿠팡대책위 관계자들이 쿠팡 경영진의 산재 은폐를 규탄하며 형사 고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노동·인권 주요 기사

“고 장덕준 씨 산재 은폐 지시 폭로”… 노동계, 쿠팡 김범석 의장 등 형사 고발

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공공운수노조와 쿠팡대책위 관계자들이 쿠팡 경영진의 산재 은폐를 규탄하며 형사 고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공공운수노조와 쿠팡대책위 관계자들이 쿠팡 경영진의 산재 은폐를 규탄하며 형사 고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CCTV 본사 압수 후 ‘과로 흔적 삭제’ 정황 공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 혐의

공공운수노조와 ‘쿠팡 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이하 쿠팡대책위)’가 고(故) 장덕준 씨의 산업재해 사망 사건을 조직적으로 은폐하려 한 혐의로 쿠팡 전·현직 경영진을 경찰에 고발했다.

6일 오전 10시 30분, 이들 단체는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 김범석 의장, 해럴드 로저스 대표, 박대준 전 대표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및 증거인멸교사 등의 혐의로 형사 고발한다고 밝혔다.

■ “열심히 일했다는 기록 남기지 마라”… 내부 메시지 폭로

주최 측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0월 대구2물류센터에서 심야 장시간 노동 중 사망한 고 장덕준 씨 사건 당시, 쿠팡 측이 산재를 은폐하려 한 정황이 담긴 내부 메시지가 최근 확인됐다.

노조는 쿠팡이 사건 직후 대구 현장의 CCTV 영상을 서울 본사로 옮겨 관리자들이 분석하게 했으며, 이 과정에서 김범석 의장이 “산재 사망한 고 장덕준 님이 열심히 노동한다는 메모를 남기지 않도록 확실히 해라”는 취지의 실질적인 은폐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했다. 또한, 고인의 단백질 보충제 구매 내역 등을 이용해 ‘다이어트나 지병으로 인한 사망’으로 몰아가며 책임을 전가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날 발언에 나선 박정훈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산재 은폐는 재발 방지 대책을 가로막아 또 다른 죽음을 부르는 중대 범죄”라며 “쿠팡은 사회 질서를 어지럽히는 조폭 집단과 다를 바 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혜진 쿠팡대책위 집행위원장은 “동료의 죽음에도 장례식장을 알려주지 않고, 산재 신청 시 블랙리스트 등재를 우려하게 만드는 문화가 노동자들을 사지로 몰고 있다”며 경찰의 엄정 수사를 촉구했다. 정성용 전국물류센터지부장 역시 “노동자의 개인정보를 산재 은폐 수단으로 사용한 쿠팡의 행태는 고인을 능멸하는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법률 대리인 “증거인멸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명백”

법률적 설명을 맡은 김상연 변호사(공공운수노조 법률원)는 “과거 유족 대리 소송 당시 CCTV 자료가 터무니없이 적었던 이유가 고의적 은폐였음이 드러났다”며 고발 취지를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김범석 의장의 직접적인 은폐 지시(증거인멸교사) ▲해럴드 로저스 대표의 선별적 증거 수집 및 영상 누락 ▲박대준 전 대표의 CCTV 장비 탈취 및 분석 총괄 등을 지적하며, 이는 산업안전보건법뿐만 아니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도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 로비 의혹 제기… “거대 권력 위 군림하는 쿠팡 심판해야”

이백윤 노동당 대표는 쿠팡의 대담한 은폐가 가능한 배경으로 ‘막대한 대관 로비’를 지목했다. 이 대표는 “공정위, 노동부, 경찰 출신 인사들이 쿠팡의 임원이 되어 방패 노릇을 하고 있다”며 “노동자의 죽음 위에 세운 로비 왕국을 무너뜨리고 책임자들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반복되는 사망 사고에도 면죄부를 주어서는 안 된다”며 경찰청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이들은 쿠팡이 현재 고객 개인정보 유출 및 수사 외압 의혹 등으로 사면초가에 놓여 있는 만큼, 이번 산재 은폐 의혹에 대해서도 철저한 수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LEAVE A RESPONSE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