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당 자주평화통일위원회는 28일 논평을 통해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이자 일본 전범기업을 상대로 역사적 승소를 이끈 고(故) 이춘식 할아버지가 향년 102세로 별세했다며 그의 생애와 투쟁을 기리며 애도를 표했다.

진보당 자주평화통일위원회에 따르면 고 이춘식 할아버지는 어제(27일) 오전 8시 57분 영면에 들었다. 이춘식 할아버지는 17세의 어린 나이에 일본제철(현 신일본제철) 이와테현 가마이시제철소로 강제로 끌려가 고된 노동을 감내해야 했다. 일제 패망 후에도 제대로 된 임금을 받지 못한 채 귀국한 그는 평생을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권리 회복을 위해 헌신해왔다.

그의 투쟁은 1997년 여운택·신천수·김규수 할아버지와 함께 일본 법원에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제소하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비록 일본 법원에서 패소의 아픔을 겪었으나, 그는 포기하지 않고 2005년 한국 법원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그 결과, 2018년 10월 30일 한국 대법원은 “일본의 식민지배는 불법이며, 강제동원은 반인도적 범죄”라며 일본 전범기업이 피해자들에게 배상해야 한다는 역사적인 판결을 내렸다.

해방 이후 73년 만에 이뤄진 이 승소는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그러나 2023년 윤석열 정부는 대법원 판결을 뒤집고 일본 전범기업 대신 한국 기업이 배상금을 지급하는 ‘제3자 변제안’을 강행하며 논란을 빚었다. 이춘식 할아버지는 이를 강력히 거부하며 일본 전범기업의 직접적인 사죄와 배상을 끝까지 요구했다.

진보당은 논평에서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국가는 없었다. 일제강점기에는 조국이 없어 고된 강제노역에 시달렸고, 해방 후에도 대한민국 정부는 피해자들의 권리를 제대로 지켜주지 못했다”며, 이춘식 할아버지의 헌신과 희생을 강조했다.

또한, 진보당은 “이춘식 할아버지는 자신이 받을 배상금을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학생들의 교육에 쓰고 싶다며 자신보다 다음 세대를 위한 꿈을 품었던 분”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제3자 변제안을 무효화하고 일본 전범기업의 사죄와 배상을 끝까지 받아내는 데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진보당은 “강제동원 피해자의 존엄과 투쟁의 역사를 지켜 오신 이춘식 할아버지의 명복을 빈다”며, “강제동원 피해자의 존엄과 역사 정의가 살아 숨 쉬는 곳에서 영면하시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