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 파리바게뜨 노조파괴 사건, 전국적 공분 속 대응책 모색
검찰이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에게 노조 탈퇴를 종용한 혐의를 받는 허영인(74) SPC 회장을 최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긴 가운데,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25일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 녹색정의당 양경규 의원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화섬식품노조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행사는 ‘SPC 파리바게뜨 노조파괴, 사건의 전말과 해결방안’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었다.
양경규 녹색정의당 의원의 인사말로 시작된 토론회에서는 SPC그룹의 파리바게뜨 노조파괴 사건의 전말과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되었다. 권영국 변호사는 검찰의 공소장을 바탕으로 한 사건의 전말과 복수노조 교섭창구단일화 제도를 이용한 노조파괴의 실상을 밝혔으며, 안태익 화물연대 SPC지부장과 박선영 한국여성노동자회 정책연구위원 등이 참여해 해당 이슈에 대한 자신들의 견해를 전달했다.
토론회는 노조파괴 현장 증언, 여성노동자 관점에서 바라본 노조파괴 사건, 재발방지를 위한 모색, 법·제도적 개선점과 정부의 역할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발제하고 토론했다. 이 과정에서 SPC 파리바게뜨가 친기업노조의 설립부터 조합원 가입 등 운영에 적극적으로 지배개입했으며, 부당노동행위와 여론조작 등을 통한 노조파괴가 이루어졌음이 밝혀졌다.
이에 대해 노동조합 측은 SPC 파리바게뜨가 법적 처벌을 피하기 위한 노력만 진행할 뿐, 불법적인 경영 포기와 피해자들에 대한 대책 마련에는 관심이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파리바게뜨지회가 회사에 보낸 피해원상회복 요구 공문에 대한 회신이 한 달 넘게 없는 상황은 SPC의 무책임한 태도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노동조합과 참가자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노조파괴 원상회복과 공범노조 해산을 위한 결의대회를 진행할 계획이며, 친기업 노조에 대한 노조설립 무효소송 등을 제기할 방침이다.
이러한 방안들을 통해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부당한 노동행위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촉구하는 것이 목표다. 또한, 이 토론회는 이번 사건이 단순한 노사 간의 분쟁을 넘어서서, 한국 사회에서 노동권의 보호와 노동조합의 자유로운 활동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부장검사 임삼빈)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를 받는 허 회장을 21일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서병배(70) 전 SPC 대표와 김모(59) SPC 커뮤니케이션본부장, 김모(63) SPC 대외협력실장, 백모(58) SPC 홍보실장(전무), 정모(63) 피비파트너즈 노무 총괄위원(전무), 정모(55) 피비파트너즈 품질관리실장(상무보), 강모(64) 피비파트너즈 2사업본부장과 전모 한국노총 소속 SPC노조위원장, 8명의 피비파트너즈 사업부장 등 총 17명, 피비파트너즈 법인을 함께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지난 2021년 2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민주노총 조합원 570여명을 상대로 노조 탈퇴를 종용하는 등 노조 운영에 개입한 혐의(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를 받는다. 허 회장 등은 2021년 5월 인사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에게 낮은 정성평가를 부여해 승진에서 탈락시키는 등 불이익을 준 혐의다.
허 회장과 황 대표, 정 전무는 민주노총 노조 지회장의 근로자 대표 지위를 상실시키기 위해 한국노총 노조의 조합원 모집 활동을 지원, 약 6주 만에 조합원을 900명 늘리는 등 한국노총 노조의 조직과 운영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아울러 허 회장, 황 대표, 서 전 대표, 김 대외협력실장 등은 민주노총 노조가 사측의 부당노동행위를 규탄하고 2018년 이룬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자, 한국노총 노조 측에 회사의 입장을 대변하는 인터뷰를 하고 성명서를 발표하게 한 혐의도 있다.
범행 결과, 2021년 1월 730명이던 민주노총 노조 조합원은 6개월 만에 336명으로 줄었다. 반면 한국노총 노조 조합원은 같은 기간 3370명에서 3946명으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