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 영업이익률 3배 이상에도 과도한 가격 인상
국내 맥주 시장 점유율 1위인 오비맥주가 주요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6.9% 인상한 가운데, 원가 부담에 따른 가격 인상이라는 기업의 주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오비맥주는 과거 동양맥주주식회사로 두산의 계열사였으나 현재는 세계 최대 맥주회사 벨기에의 AB인베브의 자회사이다. 프리미엄OB, 카스, 카스라이트, 카프리 등의 맥주를 생산하고 있다. 카스 판매 수입의 대부분은 벨기에로 간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23일 오비맥주의 재무현황과 원재료 가격 추이를 분석한 결과, 원가 부담은 미비한 반면, 영업이익률은 동종업계 대비 3배 이상 높아 과도한 가격 인상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물가감시센터에 따르면, 오비맥주의 매출원가율은 20년 40.1%, 21년 42.2%, 22년 41.0%로 큰 변동이 없었으며, 오히려 22년의 매출원가율은 전년 대비 1.2%p 하락했다. 영업이익률은 20년 19.5%, 21년 20.1%, 22년 23.2%로 꾸준히 증가했다.
또한, 맥주의 주 원재료인 국내산 맥주맥의 가격은 21년 평균 1,036.80원에서 22년 평균 988.22원으로 4.7% 하락했으며, 호프(홉)의 가격도 21년 평균 대비 22년 평균 가격이 7.0% 하락했다.
물가감시센터는 “오비맥주의 가격 인상은 원가 부담이 아닌, 영업이익률을 확대하기 위한 기업의 결정으로 보인다”며 “외식 물가에도 영향을 미치는 맥주의 가격 인상이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센터는 오비맥주에 가격 인상 철회를 촉구하고,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 등 다른 맥주 업체들도 업계 1위 업체의 가격 정책에 편승해 명분 없는 가격 인상을 단행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한편 지난 1998년 두산그룹이 오비맥주를 해외기업에 매각한 이후 21년 말까지 오비맥주가 번 돈이 배당과 유상감자 등의 명목으로 해외 대주주들에게 유출된 금액 총합계는 4조3,12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해외 주주들에 대한 배당이 모두 2조8,997억원이었고, 유상감자가 1조4,124억원이었다. 유상감자는 자본금을 줄이면서 주주에게 투자금을 되돌려주는 것으로, 주주가 투자금을 회수하는 효과를 낸다.
반면 1998~2021년 기간중 오비맥주가 벌어들인 당기순이익 총계는 3조5,697억원이었다. 번 이익보다 7,424억원이나 더 많이 해외 대주주들에게 국부가 유출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