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통일부 “북, 실종 국민 사격 후 불태우는 만행… 규탄”
군 당국과 통일부가 북한이 실종된 국민을 북측 해역에서 사격 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규탄했다.
안영호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은 24일 발표한 ‘국방부 입장문’에서 “우리 군은 다양한 첩보를 정밀 분석한 결과, 북한이 북측 해역에서 발견된 우리 국민(소연평도 실종자)에 대해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이러한 만행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에 대한 북한의 해명과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유감을 표했다.
또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저지른 만행에 따른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음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이날 통일부는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반인륜적행위”라면서 규탄했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지난 9월 21일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된 우리 어업지도원이 북한군에 의해 피살된 데 대해 깊이 애도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여 대변인은 “북한군이 비무장한 우리 국민에게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운 행위는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반인륜적 행위로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군의 이런 행위는 남북간 화해 평화를 위한 우리의 일관된 인내와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면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우리 국민의 열망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으로 엄중히 항의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통일부는 북한이 이번 사건이 누구에 의해 자행된 것인지 명명백백히 밝히고 재발방지등의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아울러 군 당국에 따르면 해양부 소속 목포 소재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해양수산서기(8급) A(47)씨는 지난 21일 소연평도 남방 1.2마일(2km) 해상에서 실종됐다.
A씨는 실종 당일 점심시간인 오전 11시 30분께 보이지 않아 다른 선원들이 선내와 인근 해상을 수색 후 해경에 신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선내에서는 A씨의 신발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군은 이튿날인 22일 첩보를 통해 오후 실종자가 북한 해역에서 발견된 정황을 포착했다.
그러나 군 당국은 이런 사실을 실종 이틀 만인 23일 오후 언론에 처음 공개했으며, 생사에 대해선 “실종자의 생존 여부는 현재 단정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같은 날 늦은 시각 언론을 통해 실종자가 피격 후 화장됐다는 사실이 보도된 뒤에야 공식 확인됐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끝까지 분석해서 종합된 결과 발표하려다 보니 시간이 걸렸고, 오늘(24일) 발표를 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군과 정보 당국은 북한의 이번 행위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해상 및 공중에 대한 봉쇄 조처를 강화한 상황에서 이뤄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코로나 방역조치를 위해 무단접근 인원에 무조건적인 사격을 가하는 반인륜적 행위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설령 방역 조처의 일환이었다 하더라도, 북한군이 남측 비무장 민간인을 잔혹하게 사살한 만큼 남북관계에 미칠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 지역에서 남측 민간인이 총격을 받고 사망한 것은 2008년 7월 금강산관광을 갔던 박왕자 씨 사건 이후 두 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