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국회의장·시민단체 ‘공수처 출범’ 압박… 통합당 헌재 결과 우선
더불어민주당이 미래통합당을 향해 이달 말까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후보자 추천을 위한 위원 추천을 마무리 하지 않으면 법을 개정해서라도 공수처 출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야당의 추천위원 추천권을 무력화하는 공수처법 개정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의 김종민·박주민·백혜련·소병철·최기상 민주당 의원은 2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공수처법이 시행된 지 41일째다.
공수처장 후보를 추천하기 위한 추천위는 당연직 3명에 국회 교섭단체인 민주당 및 통합당이 추천한 4명 등 모두 7명으로 구성되며 국회의장이 위촉·임명하도록 돼 있다.
민주당은 2명의 위원을 추천했으나, 통합당은 공수처법 자체를 위헌으로 보고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청구한 상태여서 헌재의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는 후보 추천위원을 추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통합당은 지난 2월19일 공수처법이 입법·사법·행정 등 삼권분립에 반하고, 초헌법적 국가기관의 탄생이라는 점 등을 들어 헌재에 위헌법률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지난 3월 사건에 대한 심사에 들어갔으나 아직 결론을 내지는 않은 상태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의원들은 “통합당은 지난 4.15 총선에서 공수처 폐지를 내세웠던 공약의 연장선상에서 몽니를 부리는 것이라면, 이는 민심에 역행하는 것이고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80% 이상이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처럼 공수처는 이데올로기를 넘어선 국민의 요구이고, 시대의 흐름이다”며 “8월 말까지도 가시적인 움직임이 없다면 공수처 출범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법률 개정, 단 한 가지밖에 없다”고 통합당을 압박했다.
아울러 박병석 국회의장은 미래통합당에 공문을 보내는 형식으로 지난 21일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을 정기국회 개회식(9월1일) 전까지 추천해달라’고 전했다.
박 의장이 통합당에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 추천을 요청한 건 지난 6월말에 이어 두 번째다.
공수처 출범을 위한 후속법안들이 국회를 통과한 만큼 이제 속도를 내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시민단체들도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 구성 등 공수처의 신속출범을 촉구하는 시민 서명을 국회에 전달했다.
참여연대는 공수처법 시행일이 됐음에도 공수처가 출범하지 못한 것을 규탄하고 국회의 신속한 노력을 촉구하고자, 7월 15일부터 7,150명의 시민들과 함께 국회의원 전원에게 공수처 설치 촉구 메일을 보내는 온라인 서명캠페인을 진행했다.
캠페인이 진행된지 1달만인 8월 14일 7,150명 참여 목표를 달성했으며, 이후로도 계속 시민들의 참여가 이어져 최종 7,346명이 참여했다.
참여연대는 지난 19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법에 정해진 시행일이 지나도록 공수처장 후보 추천 조차 못하는 국회를 규탄하며, 특히 후보추천위원 추천을 거부하고 있는 미래통합당의 전향적인 자세를 촉구했다.
단체 관계자는 기자회견 이후 국회의장실을 방문해 복기왕 의장비서실장에게 서명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