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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근 국민은행장 국감장서 위증 혐의 고발 위기

지난 11일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이 금융감독원 대상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재근 국민은행장이 ‘국민은행 채용비리’ 사건 판결 내용을 자세히 알고도 국정감사장에서 거짓으로 위증해 고발 위기에 처했다.

금융정의연대와 민달팽이유니온, 민변 노동위원회, 민생경제연구소, 청년유니온, 청년참여연대 등의 시민단체들은 16일 공동성명을 통해 “국회는 국정감사에서 위증한 이재근 국민은행장 고발하라”고 촉구했다.

시민단체들에 따르면 지난 10월 11일 이재근 국민은행장이 ‘국민은행 채용비리 관련’으로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장에 출석했다.

이 은행장은 채용비리 사건의 당사자가 아니라고는 하나, 판결문 내용에 대하여 자세히 알고도 거짓 증언으로 일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근 은행장의 위증 내용은 4가지다.

증언 당시 이 은행장은 ▲청탁 및 부당한 지시에 의한 채용비리 사실을 부인하고, ▲채용 자료를 고의적으로 폐기하여 증거인멸하고도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한 파기라고 주장하고, ▲청탁의 중요도에 따라 전형 단계별로 지원자들의 등급을 나누어 관리하고도 청탁자 전원이 합격하지 않았다며 변명하고, ▲채용비리를 지역별·성별·학력별로 균형선발인 것처럼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국민은행 채용비리 판결문에 적시된 내용과 다르다.

KB국민은행 창립 21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전하고 있는 이재근 은행장. (사진=국민은행 제공)

대법원은 지난 1월 14일 국민은행의 채용비리 혐의에 대하여 유죄 확정 판결을 내렸고, 업무방해(부정청탁)와 성차별 범죄를 인정한 바 있다.

이에 국민은행을 뒤따르는 수식어가 ‘금수저 은행, 성차별 은행’이다.

이 은행장은 국정감사에서 ‘청탁, 지시로 점수가 임의 조작된 부정입사자’에 대한 질문에 “판결문에 나와 있지 않다. 특정인을 합격시키라고 한 게 아니다”라고 위증했다.

1심 판결문에는 “인사 청탁 등의 이유로 특정지원자를 합격자로 만들어 적정하고 공정하게 진행되어야 할 채용 업무를 방해하였다. 불법적인 조작으로 점수가 변경되어 당락이 달라진 지원자의 규모가 상당하다”라고 판시하고 있다.

특히 1·2·3심 판결문을 종합하면 국민은행은 2015-2017년 여섯 차례의 신입행원 채용과정에서 최소 251명을 청탁이나 부당 지시에 의해 채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민은행은 증거인멸을 위한 채용 관련자료 폐기 혐의도 받고 있었는데, ‘피해자 구제’ 질의에 이재근 은행장은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자료 폐기’라며 피해자를 특정할 수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2심 판결문에 따르면 “채용팀장이 금감원의 채용비리 감사기간 중에 부하 직원에게 지시하여 채용절차가 종료된 후 남아있던 불합격자들 관련 자료 등을 인멸하였다. 범행이 발각되었음에도 구제받은 불합격자가 없게 되었다.”라고 판시하고 있다.

즉, 국민은행의 조직적 증거인멸을 감추기 위해 이재근 은행장은 “개인정보보호를 핑계로 적법한 절차를 준수하다보니 피해구제가 어려워졌다”라며 국민들이 사실관계를 오인하게 만들었다.

심지어 이 은행장은 “청탁대상자가 모두 부정입사자는 아니다”라는 궤변을 펼쳤다. 그러면서 부정입사자를 해고할 수 없는 사유로 “청탁이 있었어도 실력으로 합격한 것일 수도 있다. 그들의 합격 사유가 청탁이었다면, 청탁대상자 모두가 합격했어야 한다”라고 항변했다.

하지만 청탁대상자 모두가 합격하지 않은 이유는 따로 있다.

2심 판결문에는 ‘경영지원그룹 부행장, 인력지원부장, HR본부장은 채용팀장에게 ‘서류전형까지 합격 부탁’ 등이 기재된 메모를 전달’한 것으로 명시되어 있다.

또한 1심 판결문에는 ‘인력지원부장은 채용팀장에게 지원자 김OO에 대하여 ‘회장님 각별히 신경’이라는 내용의 청탁 메모를 전달’한 것으로 명시되어 있다.

시민단체는 “즉, 채용청탁 단계부터 청탁자별 등급을 나눠 ‘최종 합격 대상자’, ‘서류전형 합격 대상자’ 등 청탁자의 중요도에 따라 전형 단계별로 관리해왔다는 의미이며, 국민은행은 처음부터 서류전형만 합격시킬 목적으로 관리한 청탁대상자가 별도로 있었던 셈이다. 따라서 합격한 청탁대상자들의 실력을 운운하는 것은 거짓 증언이다”고 주장했다.

이재근 은행장은 차별 채용에 대해서도 변명으로 일관했다.

국민은행은 2015-2016년 신입행원 채용과정에서 남성지원자의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서류전형 평가 점수를 조작한 성차별 채용뿐만 아니라 지역별·학력별 차별도 자행했다.

그러나 이재근 은행장은 “편중되는 것을 해소하기 위해서 조정했다”라면서 ‘청탁이 아닌 고른 인재 채용, 균형선발’인 것처럼 꾸며내기도 했다.

1심 판결문에는 “‘채용팀은 청탁지원자들을 포함하여 자의적인 조정을 거친 총 73명에 대해 조작된 서류전형 합격자 명단을 작성하였고, 채용팀장은 지역별·학교별 등에 대해 고르게 조정했고 청탁지원자 김OO 등 10명도 합격하였다’라는 취지로 보고하고 결재”라고 판시되어 있다.

2015년 상반기 신입행원 채용 과정에서는 남성지원자보다 여성 지원자의 비율이 높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특별한 기준도 없이’ 남성지원자 113명의 서류전형 평가등급을 임의로 높여 합격시키고 여성지원자 111명의 평가등급을 임의로 낮춰 불합격시켰다.

판결문을 종합해보면 ‘국민은행이 청탁대상자들을 합격시키다보니 자연스럽게 조정된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시민단체는 “수많은 청년들의 기회를 빼앗아 들러리로 세우며 악질적인 채용비리를 저질러 놓고 국회에서 위증까지 하는 국민은행을 강력하게 규탄한다.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국민은행이 반성할 의지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심지어 국민은행은 대법원 판결이 나왔음에도 부정입사자 채용취소와 피해구제를 거부하며 법을 무시했고, 사실관계를 호도하면서 국민들을 우롱하고 있다. 판결내용을 꼼꼼히 검토한 것으로 보아, 이재근 은행장의 위증은 의도적인 것으로 판단되며 그 죄는 악질적이다. 따라서 국회는 국민들을 기만한 이재근 은행장을 위증죄로 즉각 고발하고, 국민은행 채용비리에 대한 강력한 책임을 물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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