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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 직장폐쇄 30일, “최저임금 공장에 온갖 탄압, 견딜 수 없다”

전국금속노동조합 부산양산지부 아이리지회(지회장 배미순) 조합원 100여 명은 22일 오전 11시 30분 남양주 우리메디칼 앞에서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의료용 기기제조업체인 (주)아이리는 1973년에 설립된 의료용기기 회사로, 수술용 칼과 수술용 침 등을 생산한다. 

아이리와 우리메디칼은 대표이사가 동일인물이다. 아이리는 지난 24일 직장폐쇄에 들어갔는데, 노동자들은 우리메디칼에서 대체생산이 이뤄지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부산에서 남양주까지 달려왔다.

이날 결의대회에 참여한 노동자들은 “평생을 일했는데 직장폐쇄, 폐업이 웬말이냐”며 “우리는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어디든 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노동자들은 ▲직장폐쇄 철회 ▲성실교섭 촉구 ▲부당노동행위 중단 ▲폐업계획 철회 ▲고용안정 등을 요구했다.

배미순 지회장은 “회사가 직장폐쇄를 단행하면서 노동자를 추운 마당으로 내몬 것도 모자라 아예 폐업하겠다며 공갈에 협박까지 늘어놓고 있다”며 “노조의 정당한 행위를 불법 파업이라면서 (현장 복귀하라는) ‘근로확약서’를 쓰라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말이 근로확약서지 사실상 ‘노예계약서'”라고 비판했다.

사측은 지난 10월까지 진행했던 교섭에서 “법정 최저임금이 1월 1일부로 올랐으니 추가 임금 인상은 없다”고 말하며 상여, 수당 등을 성과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안을 낸 바 있다. 아울러 상급단체 집회 참여, 노조 교육 참여 등을 타임오프 규정 활동이 아니라며 무급 처리했다. 직장폐쇄 이후엔 노동자를 상대로 손배가압류를 걸겠다는 압박까지 했다.

사측의 노조탄압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들의 결의는 흔들리지 않는 모양새다. 노동자들은 각자의 이야기와 요구를 담은 피켓을 결의대회 현장에서 치켜들었다. 피켓엔 “우리는 ㈜아이리에서 일하고 싶다. 그런데 회사는 직장폐쇄, 회사 이전 협박, 교섭 불응, 성과급제 도입, 노동자 간 이간질을 하고 있다”, “회사 창립 이후 60년 만에 폐업이란 위기에 봉착했다. 그런데 현 아이리 회장(대주주)는 67억 대출을 받아 부동산 투기를 하고 있다”, “너희가 하면 합법, 우리가 하면 불법인가. 성실교섭을 촉구한다” 등 문구가 적혔다.

아이리에는 150명이 넘는 노동자가 금속노조로 조직돼 있다. 이들 중 약 80%가 여성이고 대부분 최저임금 수준이다. 배미순 지회장은 “최저임금 사업장에서 직장폐쇄, 성과제가 웬말이냐”며 “회사는 노동자를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고 있다. 우리는 흔들림 없는 투쟁을 이어갈 것이며 우리메디칼 노동자들의 권리 역시 찾고 아이리 민주노조를 사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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