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필드

노동·인권 전문지

조선노연 “총고용 보장·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하라”

2020년 6월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삼성중공업은 카타르로부터 103척의 LNG선 건조 슬롯을 확보하는 쾌거를 거뒀다.

이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모잠비크로부터 다시 16척의 LNG선 건조 슬롯을 확보하고 대우조선해양 역시 러시아에서 9,000억 원 수준의 LNG 저장 환적 설비를 수주받았다.

그러나 승승장구하는 한국 조선산업과 달리 조선 업계 노동자는 오늘도 고용안정과 안전하게 일할 권리, 죽지 않고 일할 권리를 확보받지 못한 상태에서 힘겨운 삶을 이어가고 있다.

세계 최대 조선소인 현대중공업은 그 명성과는 전혀 다르게 올해 들어서만 벌써 5명의 노동자가 출근 이후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배를 만들다 숨졌다.

심지어 4월에 발생한 산재사망 사고로 인해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했으나 감독 종료 하루 뒤인 5월 21일 또 한 명의 노동자가 질식사로 세상을 떠나야만 했다.

해당 사업장인 현대중공업을 비롯 조선노연과 금속노조는 이미 오래 전부터 중대재해기업 처벌법 제정을 주장하고 있다.

중형 조선소의 노동자는 삶이 벼랑 끝에 몰려있다.

경남 창원 STX조선소는 전 조합원을 2개 조로 나눠 1년간 무급 휴직을 진행했고, 경남 통영의 성동조선해양 노동자는 벌써 2년째 무급휴직 중이다.

STX조선은 약속과 달리 기약 없는 무급휴직 연장을 들이밀었다.

정부는 6월 들어 중형 조선소 대책을 발표했으나 실제 선박제작 금융에 대한 지원 등 핵심 알맹이가 빠진 중형 조선소 지원은 중형 조선소들의 회생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간 조선노연과 금속노조는 정부와 사용자 단체에 조선 산업 발전과 조선 노동자 총고용 보장을 위해 업종별 교섭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득해왔다.

그러나 2020년 6월 현재까지 정부와 조선업 사측은 뚜렷한 답을 못내리고 있다.[편집자 주]

조선 산업 노동자들이 중대재해로 현장에서 사망자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중형 조선소의 경영 악화로 회사와 근로자들이 무급휴직 등의 고통이 지속되자 조선산업의 정책전환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조선업종노조연대(이하 조선노연)는 17일 오전 11시 청와대 앞에 조선노연 8개 사업장 대표자(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삼성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한진중공업, 성동조선해양, STX조선)가 모여 ‘총고용 보장·조선산업 정책전환·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기자회견을 열었다.

조선노연에 따르면 2020년 16일 기준 코로나19로 사망한 한국인은 총 277명이다.

그러나 하나의 조선소에 불과한 현대중공업에서 중대재해로 사망한 노동자 수는 총 466명이다.

노조는 1990년 이전 사내하청노동자의 산재 사망이 별도로 집계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더 많은 사망자가 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21일 현대중공업 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에서 파이프 용접작업을 하다 질식해 사망한 사내하청 노동자의 죽음은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이 끝난 지 하루 만에 발생했다.

또한 중형조선소 노동자들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안전에 대한 불안감 못지 않게 고용 불안을 겪고 있다.

STX 조선해양은 모든 조합원을 2개 조로 나눠 1년간 무급 휴직을 시키고 있고, 통영에 있는 성동조선해양 노동자들은 벌써 2년째 무급휴직으로 고통받고 있다.

이들은 2년 전 중형 조선소들을 살리겠다는 의지로 노조 스스로 조합원 무급휴직을 받아들였다.

노조는 “2년이라는 기간 동안 가장의 역할도 포기하며 일용 노동자로 혹은 물량팀 노동자로 살아나가며복귀만을 기다렸던 늙은 노동자들을 다시 무급 휴직이란 이름으로 거리로 내몰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코로나로 인해 전국적으로 고용이 불안정한 지금 조선소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자키기 위해 고용유지 지원금을 활용하자는 노조의 의견을 정부는 귀담아 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대형조선소 역시 어려운 상황이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 지부는 아직도 2019년 임단협이 끝나지 않았다.

대우조선해양은 2019년 1월 발표된 대우조선해양을 현대중공업에 넘긴다는 결정은 유럽연합(EU) 공정거래위원회의 결정만 기다리고 있다.

이에 조선노연과 금속노조는 “정부와 사용자 단체에 조선산업 발전과 조선 노동자 총고용 보장을 위해 산업별, 업종별 교섭을 꾸준히 요구해 왔다”며 “그러나 2020년 현재까지 정부와 조선 자본은 무응답으로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묵살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고료 응원하기

LEAVE A RESPONSE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