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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 노동 3권 보장 외면? 노조법 2조 시행령 토론회, 법원 판결 취지 훼손 우려 봇물

1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현장 노동자가 말하는 노조법 2조 시행령 국회 토론회’에서 발제자들이 고용노동부의 입법예고안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1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현장 노동자가 말하는 노조법 2조 시행령 국회 토론회’에서 발제자들이 고용노동부의 입법예고안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15일 국회에서 ‘현장 노동자가 말하는 노조법 2조 시행령 국회 토론회’가 열렸다. 법원으로부터 원청의 사용자성과 교섭 의무를 인정받은 현장 노동자들이 고용노동부의 시행령 입법예고안을 정면 비판했다.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는 하청 노동자의 노동3권 보장을 위해 투쟁해 온 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 경남지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서비스연맹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이 발제자로 나섰다. 이들은 시행령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최범규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 수석부지회장은 법원과 노동위원회에서 원청 사용자성이 인정됐음에도, 원청이 대법원 판결을 핑계로 교섭을 회피하는 현실을 고발했다. 그는 시행령이 이러한 회피를 부추긴다고 비판했다.

“노동부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지난 7월 25일) 행정법원 판결에서도 크게 후퇴한 것이다. 법원과 중노위는 원청 교섭은 창구단일화 절차가 규제할 영역이 아니라고 밝혔다. 또 노동부는 교섭단위 분리 신청을 활용하라고 하지만, 이를 수용하지 않는 원청은 재판부로 쟁점을 끌고 갈 것이며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 교섭 절차는 중단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 하청 노동자,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 근본적 폐기 필요하다” 강조했다

강인석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 역시 원청 교섭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시행령이 제시한 교섭단위 분리 신청 절차 자체가 하청 노동자에게 또 다른 거대한 장벽으로 지적했다. 그는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근본적인 폐기 필요성을 강조했다.

강 부지회장은 “운이 좋아서 중노위가 교섭단위 분리 결정을 내린다고 해도, 원청이 교섭하지 않기로 작정했다면 복수노조 카드와 교섭창구 단일화 카드를 꺼낼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노동자의 노동3권과 교섭창구단일화 제도는 양립할 수 없다. 금속노조와 민주노총이 다시금 교섭창구단일화 폐기를 위한 전략을 세우고 투쟁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소연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 위원장은 서울행정법원이 백화점·면세점을 영업시간, 안전 등 핵심 노동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통제하는 사용자로 인정한 판결의 의미를 강조했다. 이 판결의 취지를 시행령이 훼손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법원은 이미 판결을 통해 ‘실질적 지배력에 기초한 사용자성’을 명확히 했는데도 노동부가 제시한 시행령 개정안은 오히려 이 제도를 재해석해 실질적 교섭권을 다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묶어두는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전문가들 “시행령, 기존 판례와 상이”…입법 취지 반한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전문가 토론에서 신하나 변호사는 “노동부 시행령은 기존의 판례, 중노위 판정례의 해석, 학계의 통설적인 견해와 명백히 상이하다”고 설명했다. 노조법 2조 개정의 핵심은 ‘실질적 사용자 책임 원칙’ 확립과 교섭 촉진에 있으나, 시행령은 창구단일화와 같은 절차적 제약을 가중해 입법 취지 자체에 반한다고 보았다.

김혜진 전 노조법2·3조개정운동본부 집행위원장은 “노조법 시행령은 현장에 더욱 큰 혼란을 가져온다”며 우려했다. 교섭창구단일화 절차가 시행되면 원청은 의도적으로 하청업체에 회사노조를 만들 수 있으며, 이 경우 하청업체들마다 회사노조가 만들어져 교섭창구단일화 과정을 방해하거나 교섭에서 회사노조가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귀천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하청노조와 원청사업주 사이의 관계는 기업별 노조를 전제로 설계된 교섭창구단일화 절차와 정합성이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장기적 관점에서 입법적 해결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용우 국회의원은 “다양한 의견을 모아서 공론화하고 예고된 시행령이 아닌 노조법의 취지에 맞는 개정안이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개정 노조법이 현행 성과를 봉쇄하는 기능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고용노동부 서명석 노사관계법제과 과장은 고용노동부는 교섭 단위 분리를 통해 교섭을 촉진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연한 분리가 가능할지 하는 생각도 있다면서, 예고기간까지 문제 제기된 내용을 감안해 제도의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보완하거나 필요하면 수정하는 방법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토론회가 끝나고 노조법 시행 전 행정소송 승소로 교섭권을 획득한 바 있는 4개 사업장 노동조합에서는 노동부에 “입법예고 기간이 끝나기 전 의견수렴절차를 요구”하는 내용을 담은 서면을 전달했다.

이번 토론회는 노조법 2조 개정의 핵심인 하청 노동자의 실질적 교섭권 보장과 고용노동부 시행령 간의 간극을 명확히 드러냈다. 정부는 시행령 입법예고 기간 동안 제기된 현장과 학계의 비판을 수용하여 개정 법률의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보완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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