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연대본부 산하 병원·돌봄 노동자들은 18일 오전 11시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은 “누구나 어디서나 건강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국회와 정부가 역할을 다해야 한다”며 예산·입법 대응 투쟁을 위한 농성에 돌입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박경득 의료연대본부 본부장은 새 정부가 공공의대 설립 및 지역의료 활성화를 공약했지만, 이것이 법과 예산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음을 지적했다. 특히 “보건복지부 예산에는 6,000억 원에 이르는 국립대병원의 적자를 해결할 방안도, 공공돌봄을 확충할 예산도 없다”고 강조했다.
박 본부장은 이어 공공운수노조와 함께 법 개정과 예산 확보를 위한 투쟁에 모든 조직적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필수의료’ 정책 프레임 비판과 국립대병원 이관 요구
이서영 좋은공공병원만들기운동본부 사무국장은 정부가 지역·필수·공공의료(지·필·공)를 언급하면서도, 실제로는 ‘필수의료’라는 이름의 정책만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사무국장은 “전체 의료 중 극히 일부만 국가 책임으로 한정하고 나머지는 개인에게 떠넘기는 프레임일 뿐”이라며, 필요한 의료는 국가 책임 아래 제공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정부가 책임 있는 공공의료 확대를 구체적으로 약속하고 이행해야 한다며, 오는 20일 이 자리에서 공동주최로 집회가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권순남 의료연대본부 충북지부 충북대병원분회 분회장은 지난 9월 17일, 21년 만에 4개 국립대병원이 파업했던 사례를 언급했다. 이는 의정 갈등으로 국립대병원이 파산 직전까지 내몰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권 분회장은 권역 책임의료기관으로서 국립대병원이 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책임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국립대병원이 지역의료의 중추가 되려면 보건복지부로 이관되어야 하며, 운영비 지원을 요구하며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 돌봄 노동자 처우 개선 및 공공의료체계 구축 요구
박대진 의료연대본부 장애인활동지원지부 지부장은 새 정부가 복지 예산 확대를 약속했지만, 구체적 로드맵과 예산 편성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2026년 장애인활동지원사의 시급이 최저임금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언급하며, “장애인활동지원사가 노동할 권리와 건강할 권리를 보장받고, 장애인의 자립생활이 가능해지도록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료연대본부는 이 외에도 ▲공공의료·지역의료 강화 예산 확대 및 관련 법률 제·개정 ▲공공의대·지역의사제를 통한 보건의료 인력 확충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법제화를 위한 간호법 개정 ▲돌봄 노동자 노동조건 개선 ▲민주적 보건의료체계 구축 등을 주요 요구사항으로 제시했다.
이들은 이날부터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주간 농성을 진행하며 출근·퇴근 선전전과 시민 선전활동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또한 20일부터 공공의료 확충 결의대회, 28일 국회 앞 문화제 등 후속 일정을 예고했다. 현재 간호법 개정 서명운동이 진행 중이며, 11월 말까지 서명을 모아 국회와 정부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번 농성 돌입은 정부의 공약 이행 부진과 현실적인 공공의료 재정난에 대한 현장 노동자들의 절박한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됐다. 향후 국회와 정부가 이들의 요구를 수용하여 공공의료체계 개선의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