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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월 14일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이 법원에 백화점·면세점의 '사용자성'을 인정하고 협력업체 노동자와 교섭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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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현대·롯데백화점, 노동자 교섭 회피 논란

2025년 8월 14일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이 법원에 백화점·면세점의 '사용자성'을 인정하고 협력업체 노동자와 교섭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2025년 8월 14일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이 법원에 백화점·면세점의 ‘사용자성’을 인정하고 협력업체 노동자와 교섭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백화점면세점노조, 법원에 ‘사용자성’ 인정 촉구

신세계, 현대, 롯데백화점 등 대형 백화점 및 면세점들이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실질적으로 통제하면서도 교섭 의무를 회피해왔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노동조합은 법원에 이들의 ‘사용자성’을 인정해달라고 촉구했다.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이하 노조)은 14일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법부의 정의로운 판결을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노조가 롯데쇼핑,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12개사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 소송의 마지막 변론기일에 맞춰 진행됐다.

노조는 “백화점·면세점은 원청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교섭 의무를 부정한 중앙노동위원회의 결정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영업시간, 휴일, 휴무, 근무시설, 고객 응대 방식 등 핵심 노동조건을 백화점·면세점이 직접 결정하고 집행해왔다며, 직접고용이 아니라는 이유로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현장을 외면한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 ‘실질적 권한에 상응하는 책임’ 촉구

노조는 최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한 노조법 2·3조 개정안의 취지에 걸맞는 판결이 내려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개정안의 핵심은 ‘실질적인 권한을 가진 사용자가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원칙이다. 근로조건에 중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체라면 직접 고용 여부와 무관하게 교섭 의무를 져야 한다는 것이다.

2025년 8월 14일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이 법원에 백화점·면세점의 '사용자성'을 인정하고 협력업체 노동자와 교섭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2025년 8월 14일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이 법원에 백화점·면세점의 ‘사용자성’을 인정하고 협력업체 노동자와 교섭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기자회견에서는 백화점 및 면세점 현장 노동자들의 증언도 이어졌다. 백화점 매장 온도가 30도를 넘는 고열 환경에 방치되거나, 폭파 예고 등 비상 상황 발생 시 협력업체 노동자들을 위한 안전 매뉴얼이 없었다고 밝혔다.

또한, 보안 인력 축소로 인해 고객 안내, 결제, 사은품 증정 등 백화점·면세점이 책임져야 할 업무가 협력업체 노동자에게 전가되는 문제도 제기됐다. 한 면세점 노동자는 인천공항 내 셔틀버스 축소로 새벽 출근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개점시간과 셔틀 운행 여부는 면세점이 좌우한다고 호소했다.

■ 법률 대리인, “원청의 교섭의무 인정해야”

노조의 소송대리인인 법무법인 여는의 김주연 변호사는 근로조건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고 결정 권한이 있는 백화점·면세점이 노조법상 교섭 의무를 지는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서울고등법원의 CJ대한통운 판례와 서울행정법원의 한화오션·현대제철 판례를 예로 들며 원청의 단체교섭 의무를 인정한 취지를 강조했다.

백화점·면세점의 영업일과 영업시간 결정권은 판매사원들의 근로시간 시작 및 종료, 휴일·휴식 등과 관련된 사항이므로 단체교섭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또한, 고객 응대 시 발생하는 문제 상황의 해결과 안전 관리 책임은 장소를 지배·관리하는 자에게 부여되므로 백화점·면세점이 시설 확충·개선에 대한 교섭 의무를 가진다고 주장했다.

백화점·면세점 측은 법정에서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 노조 측은 제출한 증거를 통해 백화점·면세점이 직접 권한을 행사하고 있음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백화점·면세점이 정기휴무와 연장 영업을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매장 내 에어컨 가동 시간, 화장실 사용, 심지어 폐점시간까지 통제하는 행태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이번 소송의 결과는 백화점·면세점 업계뿐만 아니라 다른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권리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노조법 2·3조 개정안이 통과된 시점에서 법원이 어떤 판결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법의 변화와 판례의 흐름이 현실을 반영하여 간접고용 노동자의 교섭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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