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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인권 전문지

민주노총 최저임금 인상 촉구 집회 참여자 23명 연행 당해… 경찰 폭력 연행 논란

26일 이날 오전 10시께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건물 안에 모여 긴급 집회를 연 민주노총 조합원 23명이 퇴거요청에 불응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사진=노동과 세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간부와 조합원들은 26일 오전 노동부장관 면담을 요구하며 노동부서울청사 로비에서 항의행동을 벌였다. 이들은 최저임금 심의 과정에서 정부와 노동부가 업종별 차별적용을 추진하며 노골적으로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저임금 논의가 법정시한을 하루 앞둔 오늘까지도 시작되지 않았으며, 수년째 반복되는 업종별 차별적용 논의만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노총은 이정식 노동부장관과 윤석열 정부 주요인사들이 이러한 차별적용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더 낮은 임금과 더 불안정한 고용은 결국 노동자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아리셀 공장 화재처럼 사회적 재앙을 초래한다”고 경고했다.

항의행동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경찰은 대규모 병력을 투입해 항의행동에 참여한 23명을 전원 연행했다. 이 과정에서 한 조합원이 가슴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이 후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7시 남대문경찰서와 성북경찰서 앞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의 폭력 연행을 강력히 규탄하며 연행자들의 즉각 석방을 요구했다.

고용노동부 항의행동 연행조합원 석방촉구 기자회견 26일 오후 5시 남대문경찰서와 성북서 앞에서 진행됐다. 사진=노동과 세계

민주노총은 “물가 폭등으로 생존의 위기에 몰린 노동자들이 최저임금 대폭 인상과 업종별 차별적용 중단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고 정당하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노동부장관은 노동약자를 보호하겠다는 정치적 쇼가 아니라 비정규직 노동자의 요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은 이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며 연행된 동지들의 요구를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연행된 조합원들은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적용 시도 반대, 노조법 2, 3조 개정, 최저임금 인상 등을 요구했다. 특히, 화성 아리셀공장 화재 참사와 같은 ‘위험의 외주화’로 인해 일상적인 죽음과 부상의 위협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이 물가 폭등으로 생존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이들의 요구는 더욱 절실했다.

2025년 최저임금 결정 법정시한을 하루 앞둔 6월 26일까지도 최저임금 수준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다리다 못한 조합원들이 면담을 요청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경찰은 면담 요청 30분 만에 노동자 31명 중 23명을 연행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은 “물가 폭등으로 일상이 무너져 생존 위기에 처한 노동자들의 최저임금 차등적용 반대와 대폭 인상 요구는 정당하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노동부장관은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대학에서, 강단에서, 거리에서 언제나 동지들을 지지하며 최저임금 차등적용 반대와 생존권 보장을 위한 투쟁에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속노조도 같은날 성명을 통해 저임금 노동자의 생존권을 외치는 목소리에 폭력으로 대응한 경찰을 강력히 규탄했다.

금속노조는 현재 최저임금위원회가 ‘임금차별위원회’로 전락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는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하향식 최저임금 차등적용을 추진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수고용, 플랫폼 노동자 등 사각지대에 있는 노동자들의 최저임금 확대 적용은 논의되지 않고, 오히려 최저임금 이하의 임금을 만들려는 움직임이 정부와 노동부, 사용자 모두의 공모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저임금 노동자의 생존권을 외치는 것은 정의이자 상식이라고 금속노조는 주장했다.

평화적으로 손펼침막을 들고 구호를 외친 조합원을 연행한 경찰의 행태에 대해 금속노조는 정부와 자본의 하수인 역할을 자처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노동 약자 지원’을 외치면서도 약자의 요구를 잔혹하게 짓밟는 현실에 대해 분노를 표명했다. 금속노조는 최소한의 생존을 바라는 노동자를 억압할수록 분노와 저항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금속노조는 7월 총파업의 수위가 정부와 경찰의 행태에 따라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하며, 경찰에게 연행된 조합원을 즉각 석방할 것을 촉구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이하 화섬식품노조)은 “이미 예견된 정부의 행태이기는 하나, 오늘처럼 폭력적으로 자신들의 뜻을 관철하려는 모습에 과거 권위주의 정권의 어두운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음을 보게 된다”며, “윤석열 정부는 물가 폭등과 민생 파탄으로 야기된 민심 이반의 출구를 정부의 최저임금 차등적용에 문제를 제기하는 노동자들을 폭력적으로 짓밟는 것으로 찾으려 하는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화섬식품노조는 또한 “노동 약자를 보호하겠다는 대통령과 노동부장관의 약속은 오늘 대국민 정치 기만극임이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매년 물가는 폭등하는데 월급은 소폭 인상 또는 제자리다. 구조적으로 노동자들의 생활은 언제나 벼랑 끝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ILO와 국회 입법조사처가 이미 정부의 최저임금 차등적용에 대해 우려를 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정권과 고용노동부는 최저임금 차별 적용으로 특정 업종과 지역, 특정 연령과 성별을 나누겠다고 한다. 화섬식품노조는 “최저임금 심의 법정시한을 하루 앞둔 오늘의 폭력 사태는 이 정부가 최저임금을 올바로 적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따라서 우리는 오늘 경찰의 민주노총 조합원들에 대한 폭력연행을 강력히 규탄하며, 최저임금 차등적용을 막아내고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위해 끝까지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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