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필드) 진용준 기자 = 롯데그룹의 핵심 재무 리스크로 꼽히는 롯데건설의 우발채무가 여전히 4조 원대를 기록 중인 가운데, 현금성 자산 급감과 모기업인 롯데케미칼의 실적 악화가 맞물리며 시장의 우려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10일 건설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롯데건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신용보강 총액은 4조 1천608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5조 6천361억 원) 대비 약 1조 5천억 원 감소한 수치이나, 회사의 유동성 규모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전체 PF 보증액 중 약 84.4%에 해당하는 3조 5천134억 원이 미착공 단계인 ‘브릿지론’에 집중되어 있어 리스크의 질이 좋지 않다는 평가다. 대표적으로 대구 남산동(나희) 사업장에 4천80억 원, 대전 도안신도시(르그랑) 사업장에 2천400억 원의 연대보증을 제공하고 있으나, 지역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해 본PF 전환이 지연되며 만기가 2027년까지 연장된 상태다.
재무지표상 유동성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롯데건설이 1년 내에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 및 유동성부채는 1조 3천630억 원에 달한다. 반면, 2023년 말 1조 7천901억 원이었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년 새 5천668억 원으로 68.3% 급감했다. 2024년 1천771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현금흐름은 1천407억 원의 순유출을 기록하며 자금 사정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 차원의 지원 능력에도 의구심이 제기된다. 롯데건설은 최대주주인 롯데케미칼(44.02%)과 호텔롯데(43.30%) 등 특수관계인 지분이 99.60%에 달해 계열사 간 리스크 전이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최대주주인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손실 8천940억 원, 당기순손실 1조 8천255억 원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며 지원 여력이 크게 약화된 상황이다. 지주사인 롯데지주 역시 9천460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
롯데건설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총 2조 8천억 원 규모의 펀드(펀드A 2.3조 원, 펀드B 0.5조 원)를 조성해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 만기를 연장하는 등 유동성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를 통해 부채비율을 전년 대비 36%포인트 낮춘 202%까지 끌어내리는 등 지표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회사 측은 재무제표 주석을 통해 “충분한 유동성 확보 계획을 수립했으며 계속기업으로서 존속할 수 있는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39%에 달하는 높은 차입금의존도와 향후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는 영구채의 ‘스텝업(Step-up)’ 조건 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롯데건설이 성수4지구 등 서울 우량 사업지 수주에 집중하는 것은 재무 리스크를 브랜드 가치로 정면 돌파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면서도 “지방 미착공 사업장의 손실 현실화 여부와 모기업의 실적 회복이 향후 부도설을 완전히 씻어낼 수 있는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