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필드

노동·인권 전문지

주요 기사

국감 서는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해킹 조사 ‘엉뚱한 서버 자료’ 제출에도 상여 10억8900만원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과방위 국감에서 LG유플러스 침해 의심 서버의 조사 누락 가능성을 묻고 있다. KISA 관계자는 필요한 자료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원인 조사를 더 진행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출처=국회방송)

LG유플러스가 해킹 사고 조사에 필요한 서버를 폐기하거나 운영체제를 재설치해 정보 유출 원인을 규명하지 못한 가운데, 홍범식 대표이사가 사고 발생 연도인 2025년 경영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상여금 10억8900만원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정부가 서버 폐기 문제를 경찰에 수사 의뢰한 이후에도 이사회가 경영진 성과급 지급을 승인하면서 보안사고 대응이 성과평가에 얼마나 반영됐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17일 LG유플러스의 2026년 반기보고서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조사 결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 자료 등을 종합하면 홍 대표의 올해 상반기 보수는 총 18억1600만원으로, 급여 7억2600만원과 상여 10억8900만원, 기타근로소득 100만원으로 구성됐다.

홍범식 대표의 상여 산정 근거. 10억8900만원은 2025년 재무성과와 장기과제 성과를 평가해 지급한 금액이다. 표의 단위는 백만원이다. (출처=LG유플러스 반기보고서·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홍범식 대표의 상여 산정 근거. 10억8900만원은 2025년 재무성과와 장기과제 성과를 평가해 지급한 금액이다. 표의 단위는 백만원이다. (출처=LG유플러스 반기보고서·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침해 의심 서버 아닌 다른 서버 자료 제출…KISA도 인정

“그대로 받으셨는데 보니까 관련된 침해 서버가 아니었던 거죠?”

지난 15일 국회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LG유플러스가 제출한 서버 자료를 문제 삼자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관계자는 “네, 맞습니다”라고 답했다.

한 의원은 KISA가 해킹 조사를 위해 제출받은 서버 이미지가 실제 침해 의심 서버의 자료가 아니라는 점을 추궁했다. KISA 측은 제출된 자료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한 뒤 다른 서버의 존재를 의심해 추가 자료를 요청했지만, 원인 분석에 필요한 자료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조사를 계속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LG유플러스 침해사고 조사 결과. 정보 유출을 확인했지만 서버 재설치·폐기로 침입 경로 조사가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출처=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LG유플러스 침해사고 조사 결과. 정보 유출을 확인했지만 서버 재설치·폐기로 침입 경로 조사가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출처=과학기술정보통신부)

앞서 정부는 지난해 12월 29일 LG유플러스의 통합서버 접근제어 솔루션(APPM) 관련 서버 목록과 계정 정보, 임직원 성명 등이 실제 유출됐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관련 서버의 운영체제(OS)가 재설치되거나 서버 자체가 폐기돼 침입 경로와 정확한 사고 원인은 밝히지 못했다.

정부는 이러한 서버 재설치·폐기를 부적절한 조치로 판단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국회 과방위는 지난 15일 홍 대표와 홍관희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를 오는 23일 과기정통부 종합감사 증인으로 채택했다. 홍 대표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다.

■ 해킹 사고 발생한 2025년 실적 평가…홍범식 상여 10억8900만원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 [사진: LG유플러스]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 [사진: LG유플러스]

홍 대표에게 지급된 상여금 10억8900만원은 해킹 사고 이전인 2024년이 아닌 사고가 발생한 2025년의 경영성과를 평가한 금액이다.

LG유플러스는 반기보고서에서 전년도 재무성과와 장기 경영과제 성과를 평가해 이사회 승인을 거쳐 연 1회 상여금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2025년 연결 매출 약 15조5000억원과 영업이익 8921억원 등의 실적을 비롯해 인공지능 전환(AX)을 통한 수익구조 개선,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고객가치 혁신 등을 상여금 지급 근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공개된 홍 대표의 상여금 산정 내역에는 지난해 정보 유출과 서버 폐기 문제가 평가에 어떻게 반영됐는지 구체적인 설명이 없다. 보안사고 대응 문제가 감점 요인으로 작용했는지, 실제 지급액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공시에 관련 설명이 없다는 사실만으로 회사가 성과평가에서 보안 문제를 아예 제외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 해킹 원인 규명 못했는데 성과급 승인…이사회 5명 전원 찬성

LG유플러스 이사회는 올해 3월 24일 홍범식 대표 등 경영진에 대한 성과급 지급안을 승인했다. 홍 대표와 여명희 최고재무책임자 겸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FO/CRO)는 이해관계가 있어 의결에 참여하지 않았고, 나머지 이사 5명은 모두 찬성했다.

성과급 지급안에 찬성한 이사는 남형두 이사회 의장(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종우 이사(한양대 경영대학 교수), 엄윤미 ESG위원장(재단법인 씨앗 등기이사), 송민섭 감사위원장(서강대 경영대학 교수), 이상우 이사(㈜LG 경영전략부문장) 등 5명이다.

이 가운데 4명은 독립이사이며, 이상우 이사는 LG유플러스 지분 38.74%를 보유한 최대주주 ㈜LG 소속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LG 지분 16.60%를 보유하고 있다. 결국 홍 대표의 성과급은 독립이사 4명과 구 회장이 최대주주인 지주회사 측 이사 1명이 모두 찬성하면서 승인됐다.

당시 정부는 이미 LG유플러스가 해킹 관련 서버를 재설치하거나 폐기해 사고 원인 조사가 어려워졌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였다. 그럼에도 이사회는 경영진 성과급 지급안을 통과시켰다. 핵심은 정부가 문제 삼은 사고 대응이 홍 대표의 성과평가에 얼마나 반영됐느냐다.

LG유플러스는 정보보호 문제를 이사회에 보고하는 체계를 운영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해킹 정황과 서버 폐기 사실이 경영진에게 언제 보고됐고, 이사회가 이를 성과급 심사에서 어떻게 다뤘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회사는 보안 투자 확대도 강조했다. 올해 공개한 정보보호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약 966억원을 정보보호에 투자하고 전담인력 351명을 운영했다. AI 기반 보안관제로 20만건 이상의 보안 이벤트에 대응했으며 평균 처리시간도 전년보다 90% 이상 단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보안 투자 규모와 해킹 사고 대응의 적절성은 별개다. 실제 정보가 유출됐는데도 관련 서버가 폐기되거나 재설치되면서 정확한 침입 경로조차 밝히지 못했다. 다만 정부의 수사 의뢰만으로 고의적인 증거인멸이나 홍 대표의 직접 관여가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오는 23일 국감에 출석할 홍 대표에게는 서버 폐기 경위와 경영진의 관리 책임에 대한 설명이 요구된다. 특히 사고 원인을 밝힐 핵심 자료가 사라진 해의 경영성과를 바탕으로 상여금 10억8900만원을 지급하면서, 보안사고 대응을 성과평가에 어떻게 반영했는지가 핵심적인 검증 과제로 남아 있다.

LEAVE A RESPONSE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ESC 또는 배경 클릭하여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