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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한 선거 경쟁을 위한 길 : 정책선거

최하은 (대학생 공명·정책선거 서포터즈)

대선 시기가 다가오면, 정당의 후보들은 경선을 치르고, 대통령 후보에 당선된다. 당선된 후보들은 토론회에서 타 후보들을 네거티브 하기 바쁘고, 매스컴들 또한, 후보들의 정책에 대한 정보 전달보다는 후보 개인에 대한 사생활과 더불어, 이 후보가 과연 대통령 후보직에 올라도 되는 사람인지에 대한 평가만을 하기 급급하다.

이러한 우리 사회 속에서 정책 선거, 매니페스토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성향을 보이던 정치 참여와 국민들의 정치인에 대한 불신의 증가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책 선거가 한국 사회에는 절실히 필요하다.

그렇다면, 매니페스토와 정책 선거란 무엇인가. 매니페스토는 구체적인 예산과 추진 일정을 갖춘 선거 공약이며, 정책 선거는 이러한 매니페스토를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선거를 의미한다.

결국, 정책을 이행하는 것은, 정당이 국민에게 한 약속을 지키는 것과 같다. 서구 민주주의 국가들의 경우, 선거 전,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정당의 당원들이 모여 정책을 결정하고, 전당대회를 통해 정책을 공식 채택하며, 그 과정이 국민들에게 공개된다.

그렇기 때문에, 서구 사회에서는 매니페스토가 대체로 잘 지켜지고 있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한국 사회의 경우 매니페스토는 거의 지켜지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로는 첫째, 정당의 불안정성 때문이다.

한국 정치 내 정당들의 가장 큰 특징은 불안정성이라고 얘기 할 수 있을 만큼 정당들은 불안정하다. 정당들이 매니페스토를 통해 표명하게 되는 정책들에는 각 정당들의 이데올로기적 성격들이 포함되어 있는데, 한국 정당들의 경우, 사실, 명확한 이데올로기를 가지고 형성된 정당들이 많지 않다.

한국의 정당은 정책, 이념보다는 지역과 인물 등의 변수로 형성된 경우가 파다하다. 심지어 선거 때 마다 새로운 정당이 출현하기도 하고, 일부 정당들은 소멸하기도 한다.

또한, 정당들의 이합집산도 빈번한 일이다. 이렇게 어수선한 정당 안에서 제대로 된 매니페스토가 등장하기를 바라는 것은 큰 기대이다. 둘째, 과도한 네거티브와 매스컴들의 잘못된 홍보 방향이다.

위에도 잠깐 언급했듯이, 선거의 가장 중요한 요점이 되어야 할 정책보다는, 어떤 후보가 과거 무슨 일을 했는지, 후보의 가족들이 어떤 비리를 지니고 있는지에 대한 네가티브들이 더 수면 위로 떠오른다.

물론, 이러한 사실들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지만, 매스컴들이 정책 보다 이런 후보들의 자극적인 화젯거리만을 홍보하게 되어 정책이 우선순위에서 밀린 다는 것이 문제이다.

17대 대선의 경우, 시민 단체를 중심으로 한 메니페스토 운동이 활발했지만, 결국, 당시에도 후보 본인에 대한 화젯거리가 파다했다.

그로 인해 국민들의 정치권에 대한 냉소는 증가해, 18대 총선, 역대 급으로 낮은 투표율로 한국의 대의 민주제는 위기를 맞았다.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냉소적 태도를 개선하기 위해 우리는 정책 선거를 지향해야 한다. 비이데올로기적 균열로 형성된 정당들이 내세우는 정당 내에서도 입장 차이가 갈리는 정책들의 등장과, 정책 대신 네거티브 이야기로 도배된 매스컴 대신, 인식과 제도의 변화를 통해 정책 선거의 활성화를 추진해야 한다.

국민 개개인이 단순히 정당의 이름과 후보만을 볼 것이 아니라, 그 정당과 후보가 내세우는 정책의 타당성, 예산 내 실현 가능성을 네거티브보다 중요시 인식해야 한다.

하지만 가장 우선으로 개선되어야 할 부분은 제도적 개선이다. 정책 자체에 합리성이 있고, 정당해야 국민들이 정책선거를 할 수 있기에, 정당의 매니페스토 작성 시기를 앞당기고, 정당에게 정책을 채택 할 충분한 시간을 제공해야 한다.

또한, 선거 당시에만 매니페스토를 작성 할 것이 아니라, 정당이 주기적으로 정책을 돌아보고, 작성해야 한다.

전략 투표, 금권 선거라는 말이 출현하게 된 계기 자체가 정책 선거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증거 같다.

우리는, 정치권에 대한 심판인 선거에 좀 더 신경을 쓰고, 네거티브에 휩쓸리지 않고, 정책을 보는 선거를 지향해야 한다. 선거가 이전 정치인들에 대한 심판임을 알고, 각 후보의 정책들을 검증하고, 소신껏 투표에 참여하는 자세가 현재 한국 정치 사회에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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