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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생애 첫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무관'의 꼬리표를 떼어냈으나, 동시에 그를 협박한 일당이 구속되고 부친의 아카데미 아동학대 징계 소식이 전해지며 영광 뒤에 드리워진 논란의 그림자가 짙어졌다. 사진=토트넘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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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 손흥민, 정상에 섰지만…’임신 협박’ 구속·’아동학대’ 징계 ‘뒤숭숭’

손흥민은 생애 첫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무관'의 꼬리표를 떼어냈으나, 동시에 그를 협박한 일당이 구속되고 부친의 아카데미 아동학대 징계 소식이 전해지며 영광 뒤에 드리워진 논란의 그림자가 짙어졌다. 사진=토트넘 SNS
손흥민은 생애 첫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무관’의 꼬리표를 떼어냈으나, 동시에 그를 협박한 일당이 구속되고 부친의 아카데미 아동학대 징계 소식이 전해지며 영광 뒤에 드리워진 논란의 그림자가 짙어졌다. 사진=토트넘 SNS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33)이 마침내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22일(한국시간) 스페인 빌바오 산 마메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전에서 토트넘은 브레넌 존슨의 결승골에 힘입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를 1-0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한국 축구의 ‘캡틴’ 손흥민은 유럽 무대 데뷔 15시즌 만에, 그리고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지 17년 만에 숙원이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무관’의 꼬리표를 떼어냈다.

■ 숙원 이룬 ‘캡틴’ 손흥민, 빛나는 우승의 순간

주장 완장을 차고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손흥민은 후반 22분 교체 투입돼 약 20여분간 그라운드를 누비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그동안 손흥민은 토트넘 소속으로 프리미어리그(EPL), 리그컵, 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준우승만 3차례 기록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국가대표팀에서도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금메달을 제외하고는 우승 경험이 없었기에, 이번 UEL 우승은 그에게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토트넘 또한 이번 우승으로 17년 만에 공식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무관’의 설움을 씻어냈다. 특히 유럽 클럽대항전 우승은 UEL의 전신인 UEFA컵 우승 이후 41년 만이라는 점에서 더욱 감격적이다. 이번 시즌 EPL에서 17위에 그치며 최악의 부진을 겪었던 토트넘에게 UEL 우승은 그야말로 극적인 반전 드라마였다. 이로써 토트넘은 다음 시즌 UCL 본선 직행 티켓까지 거머쥐는 겹경사를 누렸다.

현지 언론과 팬들의 비판을 받던 ‘변방’ 호주 출신의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부임 2시즌 만에 우승을 지휘하며 ‘영웅’으로 떠올랐다. 반면 EPL 16위로 부진했던 맨유는 빈손으로 시즌을 마쳤다. 나란히 하위권으로 처진 두 빅클럽의 결승 맞대결은 뜨거운 관심을 모으며 4만9천여 관중석을 가득 메웠다.

■ 부상 복귀와 극적인 결승전, 그리고 한국 축구의 역사

손흥민은 지난 17일 크리스털 팰리스전에서 36일 만의 선발 복귀전을 치렀다. 이날 결승전에서는 벤치에서 시작했지만, 중요한 순간 투입돼 팀 승리에 기여했다. 지난달 11일 프랑크푸르트(독일)와의 UEL 8강 1차전에서 발을 다쳐 한 달 넘게 실전을 소화하지 못했던 손흥민에게는 성공적인 복귀전이자 우승 축포를 쏘아 올린 경기였다.

결승전은 맨유의 거센 공세 속에 팽팽하게 전개됐다. 승부의 균형은 전반 42분 브레넌 존슨의 선제골로 깨졌다. 존슨의 슈팅이 맨유 수비수 루크 쇼의 몸을 맞고 골대 안으로 향하면서 UEFA는 존슨의 득점으로 기록했다. 후반전 맨유의 맹공이 이어졌지만, 토트넘은 육탄 방어로 이를 막아냈다. 손흥민도 교체 투입된 후 수비 가담에 집중하며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경기가 끝나자 손흥민은 어깨에 태극기를 두른 채 스태프, 동료들과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이어 주장으로서 우승 세리머니의 주인공으로 나서 가장 먼저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로써 손흥민은 1980년과 1988년 프랑크푸르트의 UEFA컵 우승을 이끈 차범근 전 국가대표팀 감독에 이어 이 대회 우승을 맛본 또 한 명의 한국인 선수로 기록됐다. 이외에도 김동진과 이호가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 소속으로 2008년 우승 축배를 든 바 있다.

■ 우승 뒤편에 드리운 ‘잡음’, 끊이지 않는 논란의 그림자

손흥민의 우승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그를 둘러싼 잡음 또한 끊이지 않고 있다. 먼저, 손흥민의 아이를 임신했다고 협박하며 금품을 요구한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 양모씨와 40대 남성 용모씨가 체포 8일 만인 22일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양씨는 지난해 6월 손흥민의 아이를 임신했다고 주장하며 초음파 사진을 보내고 3억원 상당의 금품을 요구해 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지인인 용씨 또한 지난 3월 손흥민 측에 7천만원을 요구했으나 돈을 받지는 못했다. 이번 사건은 유명 축구 선수의 사생활을 빌미로 한 범죄라는 점에서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또한,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의 부친인 손웅정 감독 등 SON축구아카데미 지도자들이 아동학대 혐의로 처벌받은 데 이어 3~6개월의 출전정지 징계 처분을 받은 소식도 전해졌다. 강원특별자치도축구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손 감독과 A 코치에게 출전정지 3개월, 손흥윤 수석코치에게 출전정지 6개월 처분을 최근 의결했다. 피해 아동 측은 지난해 3월 “오키나와 전지훈련 중 손흥윤 수석코치가 코너킥 봉으로 허벅지 부위를 때려 2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처를 입혔다”며 손 감독 등을 고소했다. 이외에도 손 감독으로부터 욕설을 들었다는 주장, 다른 코치로부터 체벌을 당했다는 진술도 있었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손웅정 감독은 “맹세컨대 아카데미 지도자들의 행동에 있어서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전제되지 않은 말과 행동은 결코 없었다”면서도 “시대의 변화와 법에서 정하는 기준을 알아채지 못하고 제 방식대로만 아이들을 지도한 점 반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이들은 약식기소돼 법원으로부터 각각 벌금 3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피해 아동의 부친이 손 감독 측에 5억원의 합의금을 요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또 다른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손흥민의 생애 첫 우승이라는 빛나는 성과 뒤에는 그를 둘러싼 여러 잡음과 논란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이는 대한민국 축구 영웅이자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인 손흥민이 감당해야 할 무게이자, 그를 지켜보는 팬들의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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