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하이닉스가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짓고 있는 38억7000만달러(약 5조3000억원) 규모 고대역폭메모리(HBM) 패키징 공장의 부지 용도변경이 12월 정식 재판에 오른다. 지역 도시계획위원회가 반대를 권고했는데도 시의회가 밀어붙인 결정이 쟁점이다. 이 공장 법인에는 한국 본사가 1조4000억원대 보증을 서 있다.
28일 미국 현지 매체 보도와 SK하이닉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티피카누 카운티 순회법원의 션 퍼신 판사는 지난 22일(현지시간) SK하이닉스와 웨스트라피엣시, 부지 소유주인 퍼듀연구재단이 낸 약식판결 신청을 기각했다. 약식판결은 정식 재판 없이 결론을 내려 달라는 절차다. 재판은 오는 12월 1일부터 사흘간 배심원 없이 판사가 직접 판단하는 방식으로 열린다.
논란은 지난해 봄 시작됐다. 티피카누 카운티 도시계획위원회는 2025년 3월 19일 약 121.5에이커(약 49만㎡) 부지를 단독주택 주거지역에서 중공업지역으로 바꾸는 안에 반대 9표, 찬성 5표로 반대를 권고했다. 그러나 웨스트라피엣 시의회는 같은 해 5월 이 안을 찬성 6표, 반대 3표로 통과시켰다.
인근 주민 로라 윌리엄스, 션 새서, 칼 재니치 3명은 시가 환경 위험과 주민 안전, 집값 하락을 제대로 따지지 않았다며 소송 2건을 냈다. SK하이닉스와 시 측은 시의회의 입법 판단에 법원이 끼어들 수 없다고 맞섰다. 법원은 지난 5월 주민들의 소송 자격을 인정했고, 7월에는 용도변경 공고가 결함은 있지만 유효하다고 봐 공고 하자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같은 달 이해충돌과 비밀유지계약(NDA), 공개회의법 위반 의혹에 대한 증거 조사는 허용했다.

■ 공사는 계속…본사는 1조4000억원 지급보증
공장 공사는 소송과 별개로 이어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28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잡았다. 주민 측 요구대로 용도변경 조례가 무효가 되면 공장 부지는 다시 단독주택 주거지역이 된다.
SK하이닉스(대표이사 곽노정)가 지난 8월 낸 반기보고서를 보면 회사는 현지 공장 법인 ‘SK hynix Semiconductor West Lafayette LLC’에 미국 상무부 직접지원계약(DFA) 이행과 대출 상환을 위한 10억2800만달러(약 1조4000억원)의 지급보증을 서 있다. 상무부는 2024년 12월 반도체지원법(칩스법)에 따라 이 공장에 최대 4억5800만달러(약 6300억원)의 보조금을 주기로 확정했다. SK하이닉스 이사회는 올해 상반기 ‘Indiana FAB Project 추진 현황’을 보고 안건으로 다뤘다.
SK하이닉스의 최대주주는 지분 20.50%를 가진 SK스퀘어다. SK스퀘어의 최대주주는 SK㈜(32.17%)이고, SK㈜의 최대주주는 지분 17.90%를 가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의 미등기 상근 회장이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해 9월부터 인디애나 공장 법인의 모회사인 SK하이닉스 미국법인(SK hynix America) 회장도 맡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