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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금융 이끄는 김동원 한화생명 부회장, 4890억 투자한 캐롯 적자·흡수합병 뒤 다시 9400억 투자

김동원 한화생명 부회장. (출처=한화생명)

캐롯손보, 3500억 결손금 남기고 한화손보에 통합…증권·캐피탈 사업 확대에 대규모 자금 투입

한화그룹 금융 부문을 이끄는 김동원 한화생명 부회장이 9400억원 규모의 금융사업 확장에 나섰다.

그러나 김 부회장이 출범을 주도했던 캐롯손해보험은 한화손해보험이 지분 확보에 4890억원을 투입했음에도 3500억원의 결손금을 안고 흡수합병된 만큼, 과거 신사업의 부진을 딛고 이번 투자에서 수익성과 주주가치를 입증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생명과 100% 자회사인 한화자산운용은 이날 한화투자증권 유상증자에 각각 2500억원씩 총 5000억원을 납입할 예정이다. 한화생명은 지난달 30일 애큐온캐피탈 지분 50.54%를 4400억원에 인수하기로도 결정했다.

한화생명이 지난달 30일 공정거래법에 따라 낸 특수관계인 출자 공시. 계열사 한화투자증권의 전환우선주 5000만주를 2500억원에 사들이며 출자일자를 10월 8일로 적었다. 같은 날 지분 100% 자회사 한화자산운용도 2500억원을 넣는다. (출처=한화생명 특수관계인에대한출자 공시)

한화생명이 직접 부담하는 금액은 6900억원이며, 자회사 출자금까지 합치면 9400억원이다. 지난해 한화생명 별도 당기순이익 3133억원의 약 3배에 해당한다. 애큐온캐피탈 인수는 금융당국 승인 등 후속 절차가 남아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 부회장은 한화생명 디지털 전략을 담당하던 2019년 국내 첫 디지털 손해보험사인 캐롯손보 출범을 이끌었다. 캐롯손보는 운행거리에 따라 보험료를 내는 ‘퍼마일 자동차보험’으로 주목받았지만 독립적인 흑자 기반을 구축하지 못했다.

캐롯손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760억원, 2024년 66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2024년 말 결손금은 약 3500억원에 달했다.

한화손보는 2023년 12월 캐롯손보 유상증자에 1200억원을 투입했고, 지난해 4월에는 재무적 투자자 등이 보유한 주식 2586만4084주를 약 2056억원에 추가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통해 지분율은 59.6%에서 98.3%로 높아졌다.

합병 직전까지 한화손보가 캐롯손보 지분 확보에 투입한 누적 취득원가는 약 4890억원이었다. 반면 캐롯손보의 2024년 말 자기자본은 1547억원 수준이었다.

다만 투자 취득원가와 자기자본의 차이가 확정 투자손실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한화손보는 지난해 10월 1일 캐롯손보를 흡수합병하면서 보험계약과 디지털 사업 역량을 통합했다. 회사는 자본건전성 개선과 경영 효율성 제고를 합병 목적으로 설명했다.

한화손해보험이 캐롯손해보험 흡수합병을 결정하며 낸 주요사항보고서의 당사회사 간 거래내용. 2025년 5월 2일 기준 캐롯 주식 5920만1761주(지분 98.3%)의 취득원가가 4890억3923만원으로 적혀 있다. (출처=한화손해보험 회사합병결정 주요사항보고서)

■ 2년째 무배당 속 9400억 투자…김동원 주식보상은 530만주

이번 애큐온캐피탈 인수에는 추가 자금 부담 가능성도 있다. 공동투자자인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 측 펀드에는 일정 조건이 충족되면 보유 지분을 한화생명에 되팔 수 있는 주식매수청구권(풋옵션)이 부여됐다. 구체적인 행사 조건과 가격은 공시되지 않았다.

다만 애큐온캐피탈은 캐롯손보와 달리 지난해 연결 기준 65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흑자 금융회사다. 김 부회장이 관여한 해외 금융사업에서도 미국 벨로시티클리어링과 인도네시아 리포손해보험이 올해 상반기 각각 610억원과 102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한화생명 역시 올해 상반기 별도 당기순이익이 5102억원으로 전년 동기 1797억원보다 증가했고, 6월 말 지급여력비율(K-ICS)은 168.0%를 기록했다.

반면 한화생명은 2024년과 2025년 결산배당을 실시하지 않았으며 올해 중간배당도 하지 않았다. 회사는 해약환급금준비금 부담 등을 배당 제약 요인으로 설명해 왔다.

김 부회장의 장기 주식보상은 계속 부여됐다. 올해 3월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88만8762주를 추가로 부여받았으며, 반기보고서상 누적 미지급 수량은 530만7942주다. 6월 말 종가 기준 약 241억원 규모지만 실제 지급 여부와 가치는 향후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김 부회장은 한화생명 미등기임원으로, 이번 애큐온캐피탈 인수와 증권사 출자를 의결한 이사회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캐롯손보 투자와 합병도 한화손보 이사회가 결정한 사안으로, 김 부회장의 금융사업 전략에 대한 평가와 개별 투자 결정의 법적 책임은 구분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3월 한화생명에 그룹 자본유지정책 강화와 금융복합기업집단 위험전이 모니터링 개선 등을 경영유의사항으로 통보했다. 올해 반기보고서에도 이행 현황은 ‘정리 보고 예정’으로 기재돼 있다.

한화생명은 이번 투자를 통해 보험·증권·자산운용·여신금융을 아우르는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고 수익 기반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김 부회장이 출범을 주도한 캐롯손보가 장기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흡수합병된 만큼, 새로운 금융사업 확대에서도 투자 규모보다 실제 수익 창출과 위험관리 성과가 중요해졌다.

특히 주주배당이 중단된 상황에서 추진하는 9400억원 규모의 투자가 기업가치와 주주환원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김 부회장의 경영역량을 평가하는 주요 기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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