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주택임대인협회와 프롭테크 기업 등이 내년 초 임차인의 개인정보와 생활 패턴을 수집·제공하는 ‘임대인·임차인 스크리닝 서비스’ 출시를 예고해 논란이 일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해당 서비스가 세입자의 사생활을 침해하고 인권법적 가치를 훼손한다며 즉각적인 중단을 요구했다.
■ “임차인 생활패턴까지 수집은 사생활 침해”
주거권네트워크, 민달팽이유니온, 참여연대 등 10여 개 시민단체는 19일 공동성명을 통해 대한주택임대인협회와 신용평가기관이 추진 중인 ‘임차인 스크리닝 서비스’를 강력히 규탄했다. 해당 서비스는 임대료 납부 명세뿐만 아니라 이전 임대인 추천 이력, 생활 패턴, 반려동물 및 동거인 여부, 근무 직군 등 민감한 사적 정보를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체들은 “수만 건의 전세사기와 깡통전세 사태를 야기한 임대인들이 정보 공개 확대에 대한 반발로 세입자를 옥죄려 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라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특히 동거인이나 성적 지향 등에 따라 차별받을 가능성이 큰 성소수자 등 취약계층에게는 이 서비스가 실질적인 주거 위협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했다.
■ “해외 사례 오용…평등한 임대차 관계 구축이 우선”
임대인협회 측이 내세운 ‘해외의 세입자 면접 관행’에 대해서도 시민단체는 현실과 동떨어진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일본이나 독일의 경우 임대차 기간의 정함이 없거나 임대료 제동법 등을 통해 세입자의 장기 거주를 강력히 보장하는 제도적 배경이 있으나, 한국은 계약 기간이 짧고 보증금이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특수한 구조라는 설명이다.
■ 보증금 미반환 사고 급증 속 정보 불균형 해소가 급선무
단체들은 현재 주택임대차 시장의 핵심 과제는 세입자 검열이 아닌 임대인의 재무 상태 투명성 확보라고 강조했다. 국토교통부 집계에 따르면 전세사기 피해자는 3만 5천 명을 넘어섰으며,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사고 금액은 올해에만 4조 8천억 원에 달하는 재난적 상황임을 지적했다.
시민단체는 “임대인의 체납 정보나 선순위 임대차 정보 제공은 전세사기 예방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며 “이를 근거로 세입자의 사생활 정보까지 요구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를 향해 세입자의 일상권을 침해하는 시도를 차단하고, 주거지에서의 차별을 방지하기 위한 차별금지법 제정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번 서비스 추진은 임대차 시장의 정보 비대칭 해소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으나, 수집 정보의 범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해 헌법상 사생활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다분하다. 주거권이 상품이 아닌 생존권적 기본권임을 고려할 때, 민간 서비스에 의한 세입자 등급화는 사회적 갈등과 차별을 고착화할 위험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