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NH투자증권이 전 임원을 대상으로 국내 상장주식 매매를 전면 금지한 조치가 이재명 정부의 불공정 거래 척결 기조에 대한 ‘수동적 대응’이라는 지적이 업계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회사가 ‘윤리 경영 내재화’를 내세웠으나, 정작 사건 연루자에 대한 징계 절차는 미루고 규제 범위마저 협소해 실효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 윤병운 사장, 취임 후 ‘정보 범죄 연타’… ‘사고 책임자’에서 ‘TFT 장’으로
2024년 3월 취임한 윤병운 NH투자증권 사장 재임 기간 중 직급을 가리지 않고 연이어 두 건의 공개매수 관련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 사건이 발생했다.
5일 본지가 NH투자증권에 질의한 결과, 회사는 윤 사장 취임 약 16개월 후인 2025년 7월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과가 일반 직원 거래 혐의로 압수수색한 사건과, 취임 약 19개월 후인 2025년 10월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이 고위 임원 혐의로 압수수색한 사건 모두에 대해 현재까지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은 2025년 10월 28일 NH투자증권 해당 임원 집무실과 공개매수 관련 부서 등에 대해 고강도 압수수색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공개매수란 경영권 확보 등을 목적으로 주식을 확보하고자 일정 기간 동안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증권시장 밖에서 주식을 매수하는 것이다. 공개매수 가격은 통상 현재 주가보다 높게 책정되기 때문에 공개매수 사실 발표 시 주가가 상승하는 ‘호재성 정보’다.
앞서 금융위원회 자조과는 지난 2025년 7월 이번 사건과 별개로 NH투자증권의 공개매수 담당 실무 직원의 또다른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에 대해 압수수색을 이미 실시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회사는 10월 사건 직후에는 임원 전체를 대상으로 국내 상장주식 매매를 금지하는 선제적 조치(11월 6일 시행)를 시행했다. 이 조치는 10월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의 고강도 압수수색 직후에 나왔다.
윤병운 사장은 사건 발생 직후 내부통제 강화 TFT(태스크포스팀)를 직접 이끌고 전체 임원 회의를 통해 윤리경영 내재화를 다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CEO 재임 중 연이어 사고가 터진 상황에서 윤 사장이 직접 TFT 장을 맡아 자율 통제를 주도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현재 징계의 경우는 혐의가 확정되지 않은 부분이여서 징계여부는 추후에 혐의에 따라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또한, 매매 금지 조치는 “일시적인 건 아니며 계속 유지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연속된 내부통제 실패의 사고 책임자가 강화 조치의 책임자를 맡는 것이 아이러니하며, 회사가 자체 책임을 묻기보다는 정부 수사 결과만을 기다리는 모습”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윤병운 사장은 같은해 1월 진행될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연임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이번 리스크는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CEO의 관리 능력에 대한 의문을 던지며 연임 가도의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 조치 범위 ‘임원 및 국내주식’으로 한정… “왜 이만큼만?”
이번 매매금지 조치는 ‘임원’ 전체를 대상으로 하지만, 국내 상장주식에만 한정되어 있으며 해외주식·ETF·비상장주식 등은 제외됐다.
과거 7월 일반 직원 사건에서도 NH투자증권 내부 직원들이 공개매수 관련 정보를 이용한 거래 혐의로 압수수색을 받은 만큼, 직급을 가리지 않고 내부자 거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조치의 범위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회사 측은 “이번 혐의의 초점이 국내 상장종목의 공개매수 관련 이슈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미공개정보 이용 리스크는 거래 대상이나 지역을 가리지 않는다”며, “조치 범위가 좁다면 내부통제 기준의 일관성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고 말했다.
■ 이재명 “주가 조작하면 패가망신”… NH투자증권 ‘패가망신 2호 사건’
이번 NH투자증권 고위 임원 연루 사건, 일명 ‘패가망신 2호 사건’은 공개매수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로 합동대응단이 금융회사 고위 임원을 단속한 첫 사례로, 출범 당시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한 “주가 조작하면 패가망신한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겠다”라는 원칙이 금융권 내부까지 적용된 상징적 사건이다.
이번 사건은 CEO 재임 중 연이은 실패를 기록한 증권사 내부통제 시스템의 한계와 제도 개선 필요성을 동시에 보여준다. 금융업계에서는 “정부가 나서자 뒤늦게 나온 조치”라 평가하며, NH투자증권이 눈치 보기식 규제를 넘어 징계 투명성 확보와 규제 범위 확대 등 근본적 시스템 개혁을 단행할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