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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인권 전문지

영남대의료원 노조 파업에 사측 직·간접 노조 파괴 증언 나와 

보건의료노조는 26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창조컨설팅의 원조 노조파괴 사업장 영남대의료원 국회 증언대회’를 정의당 여영국 국회의원과 공동 개최했다.

영남대의료원 노조가 절차에 따라 파업에 돌입하자, 사측이 농성장을 훼손하는 것은 물론 퇴근을 지연시키거나 노조 탈퇴서를 강업적인 분위기에서 작성하게 하는 등 노조 탄압 증언이 나왔다.

이 과정에서 950명의 조합원은 100명이하로 축소되고 간부 20여명은 징계를 받기도 했다.

게다가 노조 무력화 작업을 완료한 이후 사학비리로 이사장직에서 물러났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실상 복귀하면서 총장, 의료원장 등이 임명제로 바꼈다. 이는 재단이 의료원에 직접 개입하겠다는 반증이라는 것이다.

보건의료노조는 26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창조컨설팅의 원조 노조파괴 사업장 영남대의료원 국회 증언대회’를 정의당 여영국 국회의원과 공동 개최했다.

이날 김진경 보건의료노조 대구경북지역본부장(영남대의료원지부 지부장)은 ‘2006년 당시 노사교섭의 양태와 조합원 대규모 탈퇴공작’에 대해 발표했다.

김 본부장은 2006년 노사교섭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기획된 시나리오에 따라 노조파괴가 벌어졌다”면서 합의사항 불이행 → 단체협약 위반 → 교섭 해태 → 도발 → 교섭 중단 선언으로 이어진 과정을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노조측이 조정신청 등 절차를 통해 파업에 돌입했으나, 사측은 ‘행정지도’를 이유로 불법 파업으로 왜곡하며 탄압한 사실을 증언했다. 그는 “합법적 파업임에도 병원측은 모든 일이 불법이라며 고소·고발·징계하겠다고 협박하고, 심지어 집으로 가족들에게 협박 수준의 편지까지 보냈다”고 회상했다.

대법원에서 2001년 이후 행정지도 하의 파업은 합법이라 판결한 사례도 있다. 하지만 병원측은 파업을 비롯해 로비농성·선전물 배부·노동조합 활동 등 모든 일상을 불법이라 규정하고 징계와 불이익을 운운해 조합원들이 극도로 위축되었다고 김 본부장은 설명했다.

이어 김 본부장은 ▲대다수 간부가 여성인 상황에서 의사 및 남성 구사대 200명을 조직으로 동원해 로비 농성장 침탈·훼손 및 철거 ▲근접촬영·녹음 기능 CCTV 대량 추가설치 뒤 감시 및 협박 ▲천막농성에 대한 조직적인 방해와 노조를 폭력 집단으로 매도 ▲노조 간부 10명 고소고발 등이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김 본부장은 “2006년이 물리적·직접적 탄압이었다면 2007년부터의 탄압은 노동조합의 근간을 흔드는 탄압”이 있었다고 말했다. ▲노조 탈퇴하지 않으면 업무를 인계받지 않음(퇴근 불가, 지연) ▲다량의 같은 내용 탈퇴서를 수간호사 책상에 두고 쓰게 함 ▲비정규직에게는 고용 담보로 협박 ▲동문 후배의 취업길이 막힌다며 탈퇴 종용 등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조합원을 탈퇴시켜 950명의 조합원을 100명 이하로 축소하고, 전현직 간부 28명을 징계했다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이어 ▲2007년 단체협약 일방 해지 통보, 해고자 출입금지 가처분 신청, 부당해고 판정자 복직시킨 후 재해고 ▲2008년 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판결 불복과 노조 간부 감시 강화 등 이어진 탄압을 밝혔다.

1988년 재단 비리로 이사장직에서 사퇴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실질적 재단 복귀에 대한 증언도 이어졌다.

교육부가 20년간의 관선임시이사체제를 소멸시킨 2006년 노동조합에 대한 기획된 노동탄압이 시작되었으며, 노조 간부에 대한 징계·해고와 조합원에 대한 전방위적 탈퇴공작 등 노동조합을 철저히 파괴시킨 후 박 전 대통령의 재단 복귀가 완료되었다는 설명이다.

박 전 대통령이 재단이사 7명 중 4명의 추천권을 행사하여 실질적인 영남학원 재단으로 복귀하는 작업은 2009년 완료되었다.

김 본부장은 “박근혜가 재단의 실질적 소유주가 된 뒤 2010년 한해에만 의료원장이 세 번 바뀌었으며, 총장·의료원장·학장 직선제가 폐지되고 임명제로 바뀌었다. 이는 재단이 의료원에 직접 개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본부장의 발언 이후 김지영 영남대의료원지부 사무장이 “조합원에 대한 징계·해고 등 노동조합 탄압”을 주제로 증언했다. 김 사무장은 “앞선 발언을 들으니 지난 13년의 시간이 눈앞에 아른거려 감정을 주체할 수 없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김 사무장의 설명에 따르면 사측은 같은 사람, 같은 사건에 대해 세 차례 반복해 징계했다. 먼저 사측은 당시 박문진 지도위원·송영숙 사무장(현 부지부장) 등 노조 전현직 간부 28명에 대해 ‘불법 파업’을 명목으로 2007년 2월 1차 징계를 내렸다(해고 10명, 정직 8명, 감봉 10명).

같은 해 7월 지노위에서 해고 징계 대상자 중 5인에 대해 부당해고 판정을 내려 이들은 복직했지만, 사측은 10월 해당 5인을 대상으로 또다시 2차 징계를 내렸다.

대법원까지 법정 다툼을 이어갔고, 3명을 제외한 해고 징계자 7인은 부당해고 판결을 받고 복직했다. 그러나 사측은 대법원에서 부당해고 판결을 받은 이들에게 정직·감봉 조치 등 세 번째 징계를 내렸다.

김 사무장은 “계속해서 고소·고발과 징계를 남발하다보니 현장은 더 위축됐다”면서, “병원은 노조 간부가 현장 순회를 가면 조합원이 이를 기록지에 남기게 했다. 기록을 빠뜨리면 문책했기에 현장의 부담이 심했고, 해고자 눈조차 마주치지 않으려 했다.

조합원에게 힘을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힘들게 하니 현장 가는 것 자체가 힘들었다”고 당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더불어 “지금 고공농성 투쟁에 대해서도 의료원이 불법 운운하는 것은 이번 기회로 조합원이 늘어나는 것을 막고자 하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마지막 순서로 정재수 보건의료노조 정책실장이 “영남대의료원 해고자 복직·노조 정상화 문제 해결방안”을 주제로 발제했다. 정 정책실장은 1)노조 기획탄압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 및 재발 방지 대책 수립 2)해고자 명예 복원, 노조 원상회복 및 노조활동 보장 3)해고자 원직복직 4)영남학원재단 민주화를 해결 방안으로 제시했다.

정 정책실장은 “의료원측은 지금도 대법원의 2010년 판결을 인용해 법적으로 판단이 끝난 문제라며 노조파괴 행위를 정당화하고 있지만, 이는 2012년 국정감사에서 밝혀진 창조컨설팅의 노조파괴 공작에 대한 전모가 드러나기 이전의 판결”임을 강조했다.

더불어 “의료원측은 의료원측이 창조컨설팅의 노조파괴와 상관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2011년 창조컨설팅이 유성기업에 제안한 컨설팅 제안서에 영남대의료원 노조파괴를 자랑하고 있다”면서 “영남대의료원과 창조컨설팅이 무관하다는 주장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대회를 마무리하며 나순자 위원장은 “영남대의료원 투쟁은 보건의료노조와 대구지역 시민단체, 민주노총 산하 노조 전체가 집중하고 있으며, 함께 노력한다면 머지않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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