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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m 추락사고 후 한 달… 한화오션은 여전히 안전 외면

32m 추락사고 후 한 달... 한화오션은 여전히 안전 외면
지난 9월9일 밤 경남의 한화오션 조선소의 컨테이너선 위에서 사내하청 노동자 ㄱ씨가 용접 작업을 하던 도중 32m 아래 바닥으로 떨어져 숨졌다. 사진은 사고 현장의 모습. 전국금속노동조합 대우조선지회 제공

한화오션의 하청노동자가 추락 사망한 지 한 달이 지나도록 현장은 여전히 위험천만하다. 고용노동부는 9월 24일에 이어 10월 8일에도 작업중지 해제 재심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조선하청지회는 이날 오전부터 고용노동부 통영지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지난 9월 9일 밤 10시경, 원청 한화오션의 무리한 작업 강요로 작업 승인서도 없이 야간작업을 하던 하청노동자가 32미터 높이의 컨테이너선 상부에서 추락해 사망하는 중대재해가 발생했다. 당시 안전난간은 산업안전보건법 기준을 지키지 않아 추락 방지 기능을 전혀 할 수 없는 상태였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따르면, 난간대는 “지름 2.7센티미터 이상의 금속제 파이프나 그 이상의 강도가 있는 재료”를 사용해야 하지만, 사고장소의 난간대는 철제 와이어와 로프로 되어 있어 안전성을 전혀 갖추지 못했다. 결국, 추락 방지 안전조치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이 진행되었고, 노동자는 32미터 아래로 떨어져 목숨을 잃었다.

중대재해 발생 후, 노동부는 한화오션에 작업중지명령을 내렸지만, 법이 정한 “중대재해가 발생한 작업과 동일한 작업”의 범위를 자의적으로 축소하여 비판을 받고 있다. 사고 장소와 같은 조건에서의 모든 작업이 중지되어야 마땅하지만, 고용노동부는 ‘랏싱브릿지 탑재작업’에 한정하여 작업중지명령을 내렸다. 이로 인해 한화오션의 수백 명 노동자들은 여전히 위험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

조선하청지회는 지난 10월 4일, 한화오션에서 건조 중인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현장안전점검을 실시했으나, 사고 이후에도 안전조치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임을 확인했다. 하청노동자들은 여전히 같은 위험 속에서 일하고 있으며, 한화오션은 현장안전점검을 방해하기 위해 상생협력부서 직원을 동원하기도 했다.

한화오션은 과거에도 중대재해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하청노동조합의 안전활동을 차단하고 있는 상황이다. 고용노동부가 작업중지 해제를 결정한다면, 이는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조선하청지회는 한화오션 경영진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고소하고, 고용노동부 통영지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이어가며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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