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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안전비상’ 강릉KTX역 경남아너스빌 ‘SM동아건설산업’ 건설 아파트 인근 건물 기울고 균열, 싱크홀 연속 발생… “부실공사 흔적 나타나”

인·허가권 행정 명령자 ‘강릉시’ 문제 없다?… “안전진단 업체가 문제 없다고 하더라” “터파기 공사라 건축법상 문제도 없어 제지할 수 있는 것 없다”

피해 건물 안전진단한 B업체 중간 검토 보고서 “보강안 대로라면 시공할 수 없는 상황… 흙막이 벽, 지반 보강해야 돼”

안전진단 업체 “시공사 터파기 벽에 붙이는 지중보, 터파기 하면서 안붙여 흙막이 벽 위험해 보여”… 취재 시작되자 B업체 연락 두절

재계 서열 30위 SM그룹의 주요 계열 건설사인 SM동아건설산업이 KTX 강릉역 바로 옆 주상복합 아파트를 건설하는 상황에서 주변 상가와 주택들이 기울고, 지름 3m 이상 싱크홀이 같은날 연속 발생하는 등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공사 과정에서 외벽 붕괴를 막기 위한 지붕보 설치 무시 등 부실공사 흔적도 안전진단 중간 검토 결과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행정 명령권자인 강릉시(시장 김홍규)는 “건축법상 문제가 없고, 최종 결론도 나오지 않았다. 흙막이 공사 안전진단을 한 업체는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 등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어 추가 피해 발생이 우려되고 있다.

이같은 내용은 한달 전 공사 현장과 피해 건물들 대상으로 각각 A, B업체가 안전진단을 실시했는데, A업체는 흙막이 공사에 문제가 없었다고 말하면서도 “버팀목이 없었다”고 지적했고 피해 건물들에 대해 안전진단한 B업체는 “이 상태는 시공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중간 보고를 했는데도 시공사는 일부 공사 재개를 강릉시에 허가 받고 공사를 이어가고 있다. 

29일 피해자들은 뉴스필드에 “공사 이후 작년 12월부터 건물과 땅에 균열이 가더니 건물이 기울어 옥상에 비가 내리면 우수관으로 빗물이 흐리지 않고 반대 막다른 곳에 물이 고이고 있다. 사람 키 높이보다 더 깊은 싱크홀이 하루사이에 연달아 발생이 하기도 했다”며 “한달 전 진행된 안전진단 결과가 아직도 안나오고 있어 아무도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불안한 상황을 전했다.

게다가 인허가 권자인 강릉시는 건설 현장에서만 진행된 A 안전진단 업체 결과만 듣고 “이상 없다고 들었다. 지금 취조하는 거냐”며 기분 나쁘다는 듯이 전화를 일방적으로 끊어버렸다.

소음·분진 등이 아닌 균열과 같은 직접적인 재산권 침해에 대해 공사 인·허가 관청은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하는 상황인데도 아직 강릉시는 “오늘 (기자가)연락이 왔으니, 한 번 더 물어보겠다”고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었다.

오는 2025년 10월 완공 예정인 ‘강릉KTX역경남아너스빌’의 시행사는 (주)베스트앤비, 시공사는 SM동아건설산업이며 1개 동 지하 4층 지상 24층 규모의 주상복합 아파트다.

아파트는 전용 84·126㎡ 167세대, 오피스텔은 전용 33~62㎡ 32실, 주차대수는 281대 규모로, 2022년 9월19일 착공했다.

현장 지반은 투수성이 좋은 사질(모래) 지반으로 흙막이벽 하단 지지력 감소 및 토립자 이동으로 주변지반이 파괴 될 수 있어 보다 더 신중을 가해야 할 현장이다. 문제는 공사 초기 공정인 터파기 및 흙막이 공사 과정에서 주변 건물들의 균열과 지반 침하가 발생됐다. 지난 7월9일 같은날에 오전, 오후 두차례에 걸쳐 지름 3미터 이상, 깊이 2미터 이상의 싱크홀이 발생됐다.

그런데 흙막이 공사 안전진단을 한 A업체는 진단 결과 “문제가 없다”면서도 흙막이 버팀대가 없어 설치를 실행할 것으로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초나 지하 층을 구축할 목적으로 터파기를 하는 와 중 터파기 깊이가 깊거나 토압 및 수압이 셀 경우 토벽이나 인근 건물의 붕괴, 지반침하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흙막이 공사를 진행해 가설 구조물을 설치해야 한다.

강릉시 관계자는 “A업체 안전진단 결과 문제가 없다고 들었다. 다만 흙막이가 서있는 상태에서 버팀대가 없었다. 버팀대 부분에 대해 조속히 실행을 하라는 결과가 나왔다”고 전하면서 부실공사 의혹이 불거졌다. 문제가 없다고 말했지만 흙막이 공사에서 버팀대는 토압을 지지해 주는 주요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싱크홀 발생은 현장 주변에 있는 수도관과 하수관이 파열돼 물이 흐르다 보니 싱크홀이 발생된 것으로 시공사로부터 들었다”며 “그 파손 등이 어떤 영향에 의해 발생된 건지 현재 알 수 없다. 건축법상 문제는 없기 때문에 강릉시가 할 수 있는 행정 조치는 없다”고 말하며 더 자세히 질문하자 전화를 일방적으로 끊었다.

또한 피해자들의 건물 5곳에 대해 안전진단을 한 B업체는 최근 중간 검토 결과를 시공사에 전달했는데 이 내용에는 “건물을 올리기전에 XX번지 하부 보강을 해야 시공을 할 수 있다고 시공사에 전달했다. 지중보라고 터파기 벽에 붙이는 보인데, 이 보를 터파기를 하면서 붙여야 하는데 이 것을 안붙였다. 그래서 이걸 지금에서 붙인다고 전해들었다”고 피해자들이 B업체와 확인한 내용을 뉴스필드에 전해줬다. 또 B업체는 피해자들에게 “중간검토 보고서에 터파기를 하기전에 지반 보강해야 해야 한다. 보강안 대로라면 시공할 수 없는 상황이다. 흙막이 벽, 지반을 보강해야 된다”고 시공사 측에 전달했다.

게다가 B업체는 피해자 측에 “최종 결과는 일주일 전에 나왔는데 저희 쪽에서 나온 보강안을 시공사가 검토해야 하는데, 따라서 건물과 흙막이 벽 사이에 보강을 해야 되는데 장비가 못들어간다고 한다. 현재 동아건설과 이 보강안에 대해 협의하기로 돼 있다”며 이미 최종 결과를 시공사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시공사는 뉴스필드에 “최종결과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했으며, 이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뉴스필드가 B업체에 수차례 연락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피해자들도 B업체에게 최근 이같이 발언한 사실과 최종결과가 전달됐는지 재차 확인 하려고 연락했지만 해당 담당자는 전화를 받자 마자 끊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담당자는 “언제 결과가 나올지 알 수가 없다. 안전구조를 어떻게 할지 고민중이다”라는 기존 입장과 다른 내용으로 답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터파기 굴착 과정에서 진동은 주변 건물에 영향을 줄 수 있고, 특히 일명 히빙(heaving) 및 보일링(Boiling)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데 굴착 저면이 부풀어 오르거나 굴착 배면 쪽 수위가 굴착 저면 쪽 수위 보다 높아, 수위가 굴착 지점으로 이동하면서 토사가 흘러내릴 수가 있다. 이런 현상을 예방하기 위한 흙막이벽 공사가 중요하다. 부실할 경우 주변 건물들의 균열, 지반침하, 싱크홀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시공사 동아건설산업 관계자는 “흙막이 버팀대가 모두 없는게 아니다. 터파기 공사 중 공사 중지하라는 민원이 들어와 일부 버팀대 설치가 중지된 것이다. 2곳 중 1곳의 싱크홀은 노후된 하수도관에 문제가 생겨 토사가 흘러내려 생긴 것으로 보이는데 하수도관이 어떤 영향을 받아 문제가 생겼는지는 아직 정확한 결과가 나온게 아니기 때문에 원인 파악은 아직 안되고 있다. 아직도 수미터를 더 파 내려가야 하는 상황인데, 우리 역시도 안전진단 업체의 결과를 기다리면서 일부 공사를 강릉시에 허가를 받아 재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SM동아건설산업은 우오현 회장의 SM(삼라마이다스)그룹 계열사다. 동아건설산업은 지난 2016년 SM그룹에 인수됐다.

SM그룹은 대기업집단 올해 기준 재계서열 30위이다. 광주광역시에 연고를 둔 삼라건설(현 삼라)를 모태로 인수합병을 통해 성장한 기업집단이다.

제조, 건설, 해운, 서비스, 레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 활동을 영위 중이며, 3대 건전지 브랜드 중 하나인 벡셀과 우방, 대한해운, 경남기업, 동아건설산업, SM상선, ubc 울산방송, 신촌역사, SM하이플러스가 이 기업 계열사이다.

SM동아건설산업은 SM그룹에 편입된 이후 실적과 재무구조 면에서 꾸준히 향상되는 모습을 보였다. 인수 이듬해인 2017년 1414억원이었던 매출액은 2022년 4630억원으로 3.2배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53억원에서 177억원으로 3.4배 증가했다.

SM그룹에 인수될 무렵인 2016년만 해도 100위권 밖이었던 시공능력 순위도 2022년 93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말 기준, SM동아건설산업의 최대주주는 (주)삼라마이다스 53.12%이며 (주)삼라 21.45%, 우오현 회장 19.21%, 김혜란 전 삼라마이다스 이사 6.22%를 보유하고 있다.

김 이사는 우오현 회장의 사실혼 관계의 배우자다. 이들은 SM그룹 후계자로 점쳐지는 우기원 SM그룹 부사장을 자식으로 두고 있다. 우오현 회장의 장녀 우연아 삼라농원 대표, 차녀 우지영 태초이앤씨 대표, 삼녀 우명아 신화디앤디 대표, 사녀 우건희 코니스 대표는 우 회장의 본처인 신 아무개 씨와의 사이에서 낳은 자식이다. 우기원 부사장은 막내다.

삼라마이다스는 우기원 SM그룹 부사장이 2대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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