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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최대 규모 가천대길병원 파업 9일… “인천시 사태해결 적극나서야”

지난 26일 가천대길병원지부 파업 8일차 병원로비 농성 모습. @보건의료노조

인천지역 최대 규모 가천대길병원 파업이 9일째 접어들면서, 의료공백 피해를 줄이기 위해 인천시가 행정력을 동원해 파업 사태 해결을 위해 나서야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가천대길병원은 1,400병상을 갖고 있지만, 현재 운영 병상은 200병상에도 못 미친다. 응급실 운영도 절반 이하로 내려앉았다. 수술 건수도 하루 1~2건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래 진료도 1,000여 명 넘게 급감했다. 국가 지정 암센터와 인천서해권역 응급의료센터를 운영하는 상급종합병원의 역할은 정지된 셈이다.

이같은 파업사태에는 사용자 측의 ‘노동갑질’이 도를 넘어섰기 때문이고, 일부 시민들은 파업 농성자들을 직접 찾아와 풀품후원 등을 하며 지지하고 있다.

가천대길병원 측의 이른바 갑질은 파업 과정에서 세세하게 드러났다. 간호사들은 새 건물이 들어서거나 리모델링을 하면 이삿짐 나르기와 청소, 제반 설비 등에 근무 외 시간에 강제 동원된다. 시간외수당은 없다.

병동 근무의 경우, 환자 인수인계로 인해 항상 초과근무가 뒤따른다. 역시 보상은 없다.

이른바 의무교육으로 진행된 직원 역량강화교육은 ‘이길여 산부인과 기념관’을 견학하여 설립자를 추앙한다.

역량강화교육도 근무외시간에 이뤄졌다. 물론 보상은 없었다.

가천대길병원은 출근 시각은 기록하지만, 퇴근시각은 기록하지 못하게 출퇴근관리를 하고 있다. 시간외수당을 주지 않으려는 악랄한 수법이라는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또한, 승진 혹은 결혼시에 상급자에게 선물 상납은 당연시되고 있다.

모성은 짓밟혔다. 임신순번제는 기본이었으며 누군가 임신을 하면 축하한다는 말 대신 야간근무 동의서를 내민다. 육아휴직시에는 원직 복귀가 어렵다는 말을 들어야 한다.

심지어 임신 중 하혈로 수술이 필요한 근무자에게 즉각적인 응급조치는 커녕 근무종료 후 수술을 받게 한 안타까운 상황도 전해졌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27일 “노동갑질이 횡행하는 배경은 무엇인가? 단체교섭 과정에서 사용자측 교섭위원의 막말은 그 단면을 드러냈다. 감염 등 위험업무를 맡은 부서에 위험수당 신설을 요구하자, 사용자측 교섭위원은 ‘총 맞을 각오를 하고 군대에 가는 것처럼 간호사는 감염을 각오하고 취업하는데 웬 위험수당이냐’고 반문했다”고 전했다.

노조는 “해당 병동에 근무하지 않는 간호사, 일명 ‘유령간호사’가 근무한 것으로 가장해 수가를 허위 청구했다는 제보도 있었으며 환자들에게 비급여 항목을 부당 청구하게끔 기록하라는 지시도 있었다 한다”며 “바로 의료비리이다. 게다가 지역 내 유력 정·관·언론계 유력인사들에게 진료비 또는 검진 때 특혜를 주고 있다는 증언도 있다. 대가성 여부를 파악해야 한다. 각종 비리는 높은 의료비, 질 낮은 의료에 노출된 환자의 피해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조는 “온갖 반인권적 노동갑질, 부정부패, 비리로 얼룩진 가천대길병원을 인천시는 바라만 볼 것인가? 인천시는 행정력을 총동원, 고용노동부와 보건복지부, 사법부 등 관계 기관과 협력을 통해 속속들이 파헤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노조는 “파업만이 유일한 방법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의료공백에 따른 인천시민이 건강권 위협이 걱정스럽고, 우리 자신의 생계도 위협받기 때문이다”면서, “따라서 시민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건강한 노동 현장을 만드는데 인천시의 역할이 중요하다. 거듭 인천사의 파업사태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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