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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노동자 고영기, 194일 만에 고공농성 종료…정부 노동환경 실태조사 TF 출범

8일 인천 남동구에서 택시월급제 시행과 간주근로시간제 개선을 요구하며 194일간 고공농성을 이어온 고영기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조합원의 농성 종료를 위한 하강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현장에는 동료 노동자와 시민사회 관계자들이 모여 있다. (출처=공공운수노조)

택시월급제 시행과 실제 노동시간에 따른 임금 지급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벌여온 택시노동자 고영기 씨가 194일 만에 지상으로 내려왔다. 정부가 택시업종 노동환경 실태조사에 착수하면서 농성은 마무리됐지만, 노동시간 산정 방식과 임금체계 개선은 향후 과제로 남았다.

8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에 따르면 고영기 택시지부 조합원은 이날 오후 인천 남동구의 약 20m 높이 통신탑에서 내려와 고공농성을 종료했다. 현장에서는 고공농성 해단식과 투쟁보고대회가 열렸다.

고 조합원은 지난 3월 29일부터 인천 남동구 더불어민주당 맹성규 의원 지역사무실 앞 통신탑에서 택시월급제 시행과 간주근로시간제 개선을 촉구하며 농성을 이어왔다.

간주근로시간제는 사업장 밖에서 일해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 일정 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인정하는 제도다. 택시노조는 이 제도가 실제 운행시간보다 적은 노동시간을 인정하는 방식으로 활용돼 임금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택시월급제 시행과 간주근로시간제 개선을 요구하며 194일간 고공농성을 벌인 고영기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조합원이 8일 농성을 마치고 지상으로 내려와 동료와 포옹하고 있다. (출처=공공운수노조)

농성 종료의 계기가 된 것은 정부의 실태조사 TF 출범이다.

고용노동부와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전 9시 서울 중구 직업능력심사평가원에서 택시업종 근로시간 등 노동환경 실태조사 TF 첫 회의를 개최했다.

TF에는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등 노동계와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경영계, 정부 관계자 및 노사정 추천 전문가가 참여한다.

정부는 택시업 노동환경에 관한 기존 조사와 해외사례를 검토하고 노사 의견을 수렴해 실태조사 추진계획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다만 구체적인 제도 개선 방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공공운수노조는 이번 TF 출범을 장기간 이어진 고공농성과 연대 투쟁의 성과로 평가하면서도 실질적인 제도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이것은 시작일 뿐, 택시 노동자가 호소한 실태에 대한 조사와 제도 변화까지 긴 여정이 남아 있다”며 노동자 권리 보호를 우선하는 실태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엄길용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해단식에서 “택시노동자들의 일한 만큼 월급 받자라는 요구를 관철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지를 확인한 투쟁이었다”며 “어렵게 낸 징검다리가 무력화되지 않도록 우리 공공운수노조가 앞장서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세호 택시지부장도 “투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투쟁하겠다”며 연대에 참여한 노동자들과 시민사회에 감사를 전했다.

194일 만에 지상으로 내려온 고 조합원은 “절박한 마음으로 죽음을 각오하고 고공에 올랐다”며 “수많은 동지들이 우리 택시노동자의 작은 목소리의 확성기가 되어 우리를 지켜줬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 TF 출범에 대해 “첫발 떼기이지만 감히 90%는 이뤄졌다고 자신할 수 있다”며 “남은 10%를 채워 완전한 승리 보고대회에 다시 동지들을 초대하겠다”고 말했다.

고 조합원은 발언을 마친 뒤 현장에 참석한 노동자 및 시민사회 관계자들과 포옹하며 농성을 마무리했다.

이번 TF 출범으로 택시업계의 노동시간과 임금 산정 문제를 정부와 노사가 함께 검토할 공식적인 논의 창구가 마련됐다. 앞으로 실태조사에서 실제 노동시간과 임금 지급 실태가 얼마나 구체적으로 확인되고, 그 결과가 간주근로시간제 개선 등 제도 변화로 이어질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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