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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 조합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폭염 속 노동 환경 개선과 쿠팡의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하며 하루 파업을 선포하고 있다.
사회·경제

쿠팡, 폭염 속 노동 환경 개선 촉구 하루 파업 선포… “로켓배송 멈춘다”

24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 조합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폭염 속 노동 환경 개선과 쿠팡의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하며 하루 파업을 선포하고 있다.
24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 조합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폭염 속 노동 환경 개선과 쿠팡의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하며 하루 파업을 선포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이하 지회)는 24일 오전 11시 30분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루 파업을 공식 선포했다. 이날 현장에는 조합원뿐 아니라 시민단체와 소비자모임도 함께 참여해 폭염 속 노동 환경 개선과 쿠팡의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특히 지회는 8월 1일과 15일 로켓배송을 멈추는 하루 파업을 예고하며 강력한 실천 의지를 드러냈다.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쿠팡물류센터 노동자 1,620명의 서명이 담긴 서명지를 대통령실에 전달했으며, 배진교 국민경청비서관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서명운동은 “▲2시간 이내 20분 휴게시간 보장 ▲현장 에어컨 및 휴게공간 확충 ▲산업안전보건규칙 재개정 중단 ▲국회 청문회 약속 이행”을 핵심 요구로 담았다. 공공운수노조 박정훈 부위원장은 “노동자의 몸이 기계에 끼면 작동을 멈추듯, 기후위기에 맞선 비상정지 버튼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기후위기 속 노동자 안전을 위한 특별 대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불안정 노동자들이 더이상 침묵하지 않고 사회적 파업을 시작한다”며 시민들의 연대를 호소했다. 쿠팡물류센터지회 정동헌 지회장도 현장의 절박함을 강조했다. 정 지회장은 “4년간 교섭을 이어왔지만 쿠팡풀필먼트의 교섭 해태로 단 한 번의 단체협약도 체결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 “찜질방 같은 센터, 숨 쉴 틈 없다”… 폭염 속 작업 환경 증언 이어져

그는 “이제는 참을 수 없다. 8월 1일, 15일 하루 파업을 통해 쿠팡을 멈추겠다”고 밝혔다. 정 지회장은 “휴게시간 보장, 냉방시설 확충, 청문회 약속 이행, 노조 활동 보장, 임금 인상을 반드시 관철시키겠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증언은 참혹했다.

여주센터에서 4년째 근무 중인 정애숙 부지회장(여주분회장)은 “센터 전체에 에어컨 하나 없고, 습도는 찜질방 수준”이라며, “쉬는 시간은 점심시간 45분에 15분이 전부”라고 밝혔다. 그는 “수량이 떨어지면 관리자에게 면박을 당하고, 아침 8시 40분부터 강제로 작업 지시가 시작된다”고 폭로했다. 부천1센터 박병규 조합원은 “창문 하나 없는 밀폐된 공간에서 천 명이 넘는 인원이 먼지 속에서 일한다”며,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10시간 노동 중 점심시간 1시간 외엔 휴식이 없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화장실 사용 시간이 10분을 넘기면 사실확인서를 써야 하고, 휴대폰 반입이 금지돼 부당한 처우를 증거로 남기기도 어렵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산업안전보건규칙이 개정돼도 쿠팡은 온도계를 시원한 곳에 설치해 33도를 피하고 있다”며 현실과 법의 괴리를 지적했다. 쿠팡 대책위원회 고태은 집행위원은 “쿠팡의 혁신은 노동자 감시와 속도 경쟁, 생명 위협이라는 뒷면이 있다”며 “22명의 노동자가 사망한 이 시스템을 시민들도 외면하지 말고 불매운동으로 연대해달라”고 밝혔다.

■ “쿠팡 청문회 약속 이행하라”… 파업·불매운동으로 사회적 책임 촉구

그는 “로켓배송은 편리하지만 과잉서비스가 당연시되는 사회는 원치 않는다”며, “쿠팡이 노동자들의 요구를 외면한다면 소비자도 등을 돌릴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소비자모임 ‘연시’의 정다울 활동가도 “빠른 배송은 편리하지만, 누군가의 죽음을 딛고 이뤄진다면 기꺼이 거부하겠다”며 “이 문제는 단지 노동자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사회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청문회에서의 약속을 무시하고 블랙리스트를 작성하며, 노동권을 탄압하는 쿠팡은 시민의 신뢰를 받을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지회는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당시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를 위협하는 행위는 허용하지 않겠다’고 말했으며, 현장을 돌며 국민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했다”며 대통령 면담을 공식 요구했다. 또한 “청문회장에서 쿠팡 대표이사들이 했던 약속은 즉각 이행돼야 하며, 쿠팡은 불매와 파업의 목소리에 응답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로켓배송을 멈춰서라도 하루를 일해도 존중받는 일터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쿠팡의 실적 뒤에 가려진 노동자들의 현실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며, “이번 여름, 노동자와 시민의 연대로 쿠팡을 바꾸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파업 선포는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들이 겪는 열악한 작업 환경과 반복되는 요구 묵살에 대한 절규로 해석된다. 특히 여름철 폭염은 노동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만큼, 기업의 책임 있는 자세와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절실해 보인다. 쿠팡 측은 해당 사안에 대해 “노동자들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으며, 관련 법규를 준수하고 있다”고 해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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