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필드

노동·인권 전문지

SK온 서산 공장 전경 및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회·경제 주요 기사

반복되는 SK온 매각설, ‘인수 주체 부재’ 속 최태원 회장의 선택은?

SK온 서산 공장 전경 및 최태원 SK그룹 회장.
SK온 서산 공장 전경 및 최태원 SK그룹 회장.

(뉴스필드) 진용준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끄는 SK온이 계열사 합병 등 전사적 총력전에도 불구하고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매각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SK온은 SK이노베이션에서 분사한 전기차용 중대형 2차전지 전문회사로,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와 함께 국내 ‘배터리 3사’로 분류된다.

하지만 수조원대 부채 부담 속에 정부 고위 관계자까지 나서 ‘국내 배터리 3사 체제’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자, SK그룹 차원의 결단이 요구되는 국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3일 투자은행(IB)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대외적으로 “SK온 매각은 없다”며 사업 정상화와 독자 생존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다만 최근 그룹 측이 일부 잠재적 전략적투자자(SI)들을 상대로 SK온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를 가늠해 본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SK그룹은 최근 일부 SI들과의 비공식 접촉 과정에서 SK온 인수에 대한 전반적인 시장 반응을 타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에서는 “사줄 곳이 있어야 매물도 성립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현실적인 인수 주체를 찾기 어렵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SK온과 2022년 포괄적 업무협약을 맺고 협력 관계를 이어온 포스코가 잠재적 후보로 거론됐으나, 재무적 부담 등을 이유로 적극적인 검토에는 나서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 역시 유사한 제안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이해관계 등을 감안할 때 현실화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평가다.

SK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겉으로는 독자 생존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상황을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현재로서는 뚜렷한 인수 주체가 없어 시장에서는 SK온이 장기간 매각설에 오르내리는 ‘상시 거론 대상’으로 인식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는 최태원 회장이 강조해 온 ‘딥 체인지(Deep Change·근본적 혁신)’ 기조 아래 사업 포트폴리오 전반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이 거론되는 배경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최근 업계 임원들과의 비공개 간담회에서 시장 환경과 생산량을 감안할 때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체제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지면서, 중장기 산업 지형 변화 가능성을 둘러싼 해석도 나오고 있다.최태원 sk그룹 회장

◇ 실적·재무로 드러난 SK온의 ‘현주소’

SK온은 외형 확대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회복에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25년 3분기 기준 배터리 사업 매출은 8조9천788억원으로, 현대차 아이오닉5·6, EV6 판매 확대와 아이오닉9 출시 효과로 외형은 성장했다. 석유 트레이딩과 탱크터미널 사업을 포함한 석유 사업 매출도 같은 기간 37조5천349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대규모 글로벌 생산기반 확충에 따른 고정비 부담이 지속되면서 3분기 영업손실은 847억원, 당기순손실은 8천765억원을 기록했다. 전기차 캐즘(수요 둔화) 장기화로 공장 가동률 회복이 지연되며 단기적인 수익성 개선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재무 부담도 만만치 않다. SK온의 2025년 3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201.0%, 순차입금의존도는 53.2%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22년 이후 대규모 설비 투자와 운전자금 부담으로 차입금이 빠르게 늘어난 영향이다.

신규 공장 투자가 상당 부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미국·유럽 생산능력 확대와 추가 투자 부담을 감안할 때 단기간 내 재무 구조 개선을 장담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현금흐름 역시 구조적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2022~2024년 연속 영업현금흐름 적자를 기록한 뒤 2025년 3분기 들어 1조1천억원 수준으로 개선됐지만, 대규모 설비투자(CAPEX)와 운전자금 소요로 잉여현금흐름은 여전히 제약을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합병을 통한 외형 확대는 일정 부분 성과를 냈지만, 배터리 사업 자체의 이익 창출력이 회복되지 않는 한 재무 부담은 계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 SK온 리스크, 계열사를 넘어 지주사·오너의 부담으로 전이되나

SK온의 향방은 그룹 차원의 사업 판단을 넘어,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지배구조와 직결된 사안이라는 점에서 부담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SK온의 최대주주는 SK이노베이션으로, 2025년 9월 말 기준 보통주와 전환우선주를 합쳐 지분 81.71%를 보유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최대주주는 SK㈜(지분 52.10%)이며, SK㈜의 최대주주는 최태원 회장(17.90%)이다.

결국 ‘최태원 회장 → SK㈜ → SK이노베이션 → SK온’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상, SK온의 재무 부담과 사업 리스크는 지주사와 오너의 책임으로 전이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SK온의 실적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의 재무 건전성은 물론 지주사 SK㈜의 기업가치와 주주 신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IB 업계 관계자는 “SK온은 단순한 계열사 하나가 아니라 그룹 지배구조의 하단을 떠받치고 있는 핵심 축”이라며 “독자 생존, 부분 매각, 전략적 제휴 등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최태원 회장의 결단 없이는 정리되기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매각설이 반복적으로 수면 위로 떠오르지만 뚜렷한 인수 주체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SK온은 당분간 ‘매각 가능성과 존속 필요성’ 사이에서 줄타기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제 SK온 문제는 사업부 차원의 이슈가 아니라 그룹 전체의 구조적 선택을 요구하는 단계에 와 있다”고 보고 있다.

LEAVE A RESPONSE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ESC 또는 배경 클릭하여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