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필드) 김가은 기자 = 미래에셋생명이 견조한 실적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해약환급금준비금’ 규제에 발이 묶여 현금 배당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회사가 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주환원 의지를 피력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10일 보험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말 이사회에서 2천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결의했다. 이는 오는 4월 도래하는 기존 후순위채의 조기상환(콜옵션) 일정을 앞두고 선제적으로 자본을 확충하기 위한 조치다.
이번 자본 확충은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비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동시에, 실적 개선세를 바탕으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모색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 뚜렷한 실적 회복세…기본자본 비중 높아 ‘건전성 청신호’
미래에셋생명의 펀더멘털은 강화되는 추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천25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연간 당기순이익(약 790억원)을 3분기 만에 훌쩍 뛰어넘은 수치로, 이익 창출력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음을 방증한다. 이익잉여금 또한 2조원대를 유지 중이다.
자본 적정성 지표도 양호하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K-ICS 비율은 183.0%를 기록해 금융당국의 권고치(150%)를 상회했다. 특히 자본의 질적 구조가 안정적이다. 전체 지급여력금액 중 영구적 성격의 기본자본(Tier 1)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기본자본 K-ICS 비율만 124.3%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보완자본 의존도가 낮고 이익 체력이 회복된 만큼, 이론적으로는 주주환원을 위한 기초 체력은 충분히 갖춰진 상태”라고 평가했다.
■ ‘해약환급금준비금’이 배당 발목…소각·제도 개선이 변수
문제는 회계적 규제다.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신설된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규정이 배당가능이익을 제한하고 있어서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은 시가 평가된 보험부채가 해약환급금보다 적을 경우 그 차액을 별도로 쌓아두는 법정준비금으로, 배당 재원에서 차감된다.
미래에셋생명의 해약환급금준비금 잔액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조1천477억원에 달하며 매 분기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현재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배당 재원 확보가 어려워 현금 배당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배당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제도적 요인으로 못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시장의 이목은 ‘자사주 소각’과 ‘규제 완화’로 쏠린다. 현금 배당이 어렵다면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는 방식이 현실적인 주주환원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금융당국이 보험개혁회의를 통해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비율을 현행 100%에서 80%로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점도 변수다.
제도 개선이 확정될 경우 미래에셋생명은 수천억원 규모의 자본 여력이 생겨 중장기적으로 배당 정책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기조와 맞물려 보험사들의 주주환원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며 “미래에셋생명이 배당 제한을 타개하기 위해 자사주 소각 등 우회적인 환원 카드를 꺼내 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