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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녹색당과 제주비건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한국마사회의 퇴역 경주마 통계 조작 의혹 규명 및 복지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사회

“말 세탁에 가려진 죽음”… 시민 3천 명, 마사회 ‘부풀리기 통계’ 감사 청구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녹색당과 제주비건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한국마사회의 퇴역 경주마 통계 조작 의혹 규명 및 복지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녹색당과 제주비건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한국마사회의 퇴역 경주마 통계 조작 의혹 규명 및 복지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한국마사회가 퇴역 경주마의 복지 성과를 부풀리기 위해 통계를 의도적으로 왜곡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어 시민 3천여 명이 감사원 공익감사에 나섰다.

녹색당과 동물정책플랫폼, (사)생명환경권행동 제주비건은 1일 오전 10시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약 3,034명의 시민과 함께 마사회의 퇴역 경주마 ‘승용전환율’ 통계 왜곡 의혹 규명을 위한 공익감사청구서를 제출했다.

■ ‘서류상 40% vs 실질 18%’… 통계 부풀리기 및 신뢰성 의혹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마사회는 퇴역 경주마가 안정적인 ‘제2의 삶’을 살고 있다는 근거로 ‘승용전환율’을 핵심 지표로 제시해 왔다. 하지만 실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23년 약 43.8%였던 승용전환율은 2024년 약 42.4%로 오히려 하락했다.

그럼에도 기관평가 보고서에는 ‘10.31%p 증가’로 기재되는 등 통계의 신뢰성에 중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서로 다른 보고서 간 수치 불일치와 일관성 없는 기준 변경 정황은 단순 오류를 넘어 경영평가를 위한 고의적 지표 관리 가능성을 시사했다.

현장 상황은 통계와 큰 괴리를 보였다. 최근 3년간 퇴역 경주마 3,523두의 이동 경로를 분석한 결과, 실제 승마장으로 이동한 비율은 약 20% 수준으로 마사회가 발표한 40%대의 절반에 그쳤다.

특히 백신 접종 기록 등을 기준으로 확인한 ‘실질적 승용마’는 18% 수준에 불과했다. 퇴역 당시 ‘승용’으로 분류된 말들조차 4년 후 해당 상태를 유지하는 비율은 17%까지 급감했다. 이는 ‘전환’보다 ‘유지 실패’가 구조적으로 더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 ‘말 세탁’ 구조 폭로… 전주기 관리 시스템 등 제도 개선 촉구

단체들은 퇴역 경주마가 유통 목장 등 관리 사각지대로 이동하며 기록이 단절되는 현상을 ‘말 세탁’이라고 규정했다.

조사 결과 퇴역마 상위 20개 소재지의 대부분은 말 유통업자가 이용하는 계류 목장이었으며, 이곳에서 위치와 상태가 반복적으로 바뀌며 기록이 단절됐다. 마사회는 행방이 확인되지 않는 말들을 ‘폐사’로 처리하고 있으나, 이 중 약 37%는 실제 사망 여부조차 확인되지 않는 ‘미상’ 또는 ‘현행화’로 분류되어 사실상 방치되고 있었다.

이에 단체들은 정부에 ▲퇴역 경주마 전수조사 ▲출생부터 사망까지 추적 가능한 생애 전주기 관리 시스템 구축 ▲말 유통 구조 관리·감독 강화 ▲독립적 동물복지 감독기구 설립 등을 촉구했다.

제주비건 김란영 대표는 “정부에 제출하는 보고서마다 수치가 다른 불완전한 통계를 사용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녹색당 윤수영 부대표는 “수억 원을 벌어다 주던 말들이 은퇴 후 ‘처리 대상’으로 전락하는 착취 구조를 묵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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