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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노동조합협의회 관계자들이 10일 서울 장교동 한화빌딩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며 결의를 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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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회장님은 248억, 노동자는 성과급 차별”…폭발한 한화 노동자들, 24일 ‘데드라인’ 못 박아

한화그룹노동조합협의회 관계자들이 10일 서울 장교동 한화빌딩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며 결의를 다지고 있다.
한화그룹노동조합협의회 관계자들이 10일 서울 장교동 한화빌딩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며 결의를 다지고 있다.

한화그룹 노동조합협의회(이하 한화노협)는 그룹 측의 이른바 ‘불통 경영’을 강하게 비판하며, 노동자를 단순한 비용이 아닌 실질적인 경영 파트너로 인정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화노협은 10일 서울 장교동 한화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025년부터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임금피크제 폐지와 정년 연장, 복리후생 제도 개선 등을 골자로 한 ‘공동요구안’에 대해 그룹 차원의 책임 있는 공식 입장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한화생명, 한화오션, 한화시스템, 한화토탈에너지스, 한화갤러리아 등 10개 계열사 노동조합 대표자들이 참석해, 계열사별 개별 대응이 아닌 그룹 차원의 즉각적인 교섭과 대화에 나설 것을 한화그룹에 요구했다.

한화그룹의 자산 규모와 총수 보수, 배당 현황, 전체 노동자 수 등 현황 자료. 그래픽=뉴스필드
한화그룹의 자산 규모와 총수 보수, 배당 현황, 전체 노동자 수 등 현황 자료. 그래픽=뉴스필드

■ ‘역대급 보수·배당’ 뒤편의 노동자들… 한화노협 “불통 경영 중단하라”

김명기 한화노협 의장은 이날 발언에서 “한화그룹은 인수합병을 통해 방위산업, 해운, 조선 등에서 눈부신 성장을 이뤘으나, 그 주역인 노동자들에게 돌아온 것은 ‘무시’와 ‘불통’뿐”이라고 비판했다.

협의회 측은 지난해 2월부터 공동요구안을 전달하고 대화를 요청해왔으나, 그룹 측이 ‘계열사 독립 경영’이라는 변명 뒤에 숨어 1년 넘게 어떠한 답변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한화갤러리아지회 측은 그룹 총수 일가가 2025년 기준 역대급 연봉과 배당금(김승연 회장 248억 원 등)을 챙기는 동안, 노동자들은 초라한 수준의 복지와 3~5%대의 낮은 임금 인상률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성과 분배의 불평등을 꼬집었다.

한화갤러리아노동조합 정도영 지도위원은 그룹 오너 일가의 보수와 배당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는 동안 현장 노동자들의 복지 수준은 20년 넘게 제자리라고 지적했다.

한화그룹 노동조합협의회 소속 노동자들이 10일 서울 도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금·성과급·복지 개선 등 공동요구안 수용을 촉구하며 그룹 측 관계자에게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
한화그룹 노동조합협의회 소속 노동자들이 10일 서울 장교동 한화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금·성과급·복지 개선 등 공동요구안 수용을 촉구하며 그룹 측 관계자에게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

그는 “설 명절 차례비 30만 원은 20년 동안 단 한 차례도 올리지 않았다. 재계 7위 기업이 내세우기 부끄러운 수준”이라며 임금피크제 폐지, 40년 장기근속 포상 신설, 그룹창립기념일(10/9) 대체휴무, 명절 차례비 신설 및 인상(최소 50만 원), 노동절·기념품비 인상(20만 원) 등 5대 후생복지 공동요구안을 발표했다.

■ 조선 호황에도 깜깜이 성과급… 한화 계열사 곳곳서 노동 갈등 폭발

기자회견에서는 각 계열사가 직면한 구체적인 노동 탄압 사례들도 폭로되었다.

한화오션지회 김유철 지회장은 조선업 호황 속 성과급 지급 방식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약 3,8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00억 원 이상 늘었지만, 성과급 산정 기준은 ‘자본시장법상 한계’를 이유로 공개되지 않고 하청 노동자에게는 정규직 평균임금 기준을 일방적으로 적용해 노조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그룹 성과급 기준 도입 2년째, 현장 혼란은 구조적 문제가 바뀌지 않는 한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한화그룹 노동조합협의회는 임금피크제의 즉각적인 폐지를 비롯해 부당노동행위 중단과 단체교섭 보장, 성과급 지급 기준의 투명한 공개와 차별 시정, 복리후생 공동요구안 수용, 그룹 차원의 직접 대화 개시를 핵심으로 한 5대 공동 요구사항을 제시하고 있다. 그래픽=뉴스필드.
한화그룹 노동조합협의회는 임금피크제의 즉각적인 폐지를 비롯해 부당노동행위 중단과 단체교섭 보장, 성과급 지급 기준의 투명한 공개와 차별 시정, 복리후생 공동요구안 수용, 그룹 차원의 직접 대화 개시를 핵심으로 한 5대 공동 요구사항을 제시하고 있다. 그래픽=뉴스필드.

한화토탈에너지스에서는 2026년 설 연휴 전날, 노사 합의 없이 직종별로 성과급 제도를 분리 적용해 전문직(조합원)에게 1.75%, 사무직(비조합원)에게 9.6%를 각각 지급한 사건이 알려지며 파문이 일었다. 강태구 지회장은 “석유화학 위기를 이유로 모든 고통은 조합에 전가하면서 관리자에게는 관대한 이중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며 경영진 총사퇴를 촉구했다.

한화시스템 노조 이성종 위원장은 경영진이 노조와 협의 없이 저성과자를 선발해 성과향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C등급 고과를 남발해 연봉을 10% 삭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회사가 비노조 임의단체의 기업노조 전환을 묵인·방조하면서 조합비 강제공제와 노노갈등을 유발하고 있다고 고발했다. 이 위원장은 “한화시스템뿐 아니라 한화오션 등 복수노조 상황을 그룹이 노동자 분열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협의회는 오는 4월 24일까지 그룹의 분명하고 책임 있는 답변을 기다리겠다고 시한을 못 박았다. 만약 이번에도 대화를 회피할 경우, 법적 대응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더욱 강력한 연대 투쟁을 전개할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한화노협 관계자는 “노동자의 희생과 헌신 없이 이룩한 재계 7위의 위상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며, “한화그룹이 말하는 ‘함께 멀리’라는 상생 철학이 공염불이 되지 않도록 행동으로 증명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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