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필드

노동·인권 전문지

기업은행 김성태 행장 리더십 ‘위기’… 실적 부진·노사 갈등 심화

"할 수 있는 것도 안 하는 김성태 은행장" 류장희 기업은행지부 위원장, 사측의 '안하무인'에 정면 비판
1월 24일 IBK충주연수원에서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이 전국 영업점장 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IBK기업은행

기업은행이 실적 부진과 노사 갈등이라는 이중고를 겪으며 김성태 은행장의 리더십이 도마 위에 올랐다. 재작년 1월 취임한 김 행장은 2026년 1월까지 임기가 보장되어 있지만, 최근 불거진 실적 부진과 노조 반발로 인해 경영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4분기 실적 부진, 회복에는 시간 필요

10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4분기 지배순이익은 4,737억 원으로 컨센서스를 5% 하회했다. 이자이익과 충당금 전입액은 예상보다 양호했지만, 비이자이익과 일반관리비가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은행 추가 충당금이 495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안정화되었고, 분기 대손율은 0.49%로 하락했지만, 고정이하여신비율과 연체율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실적 개선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노사 갈등 격화… 노조 “은행장, 소통 거부”

실적 부진 속에서 노사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기업은행지부 류장희 위원장은 지난 5일 성명을 통해 “은행장이 할 수 있는 일조차 하지 않는다”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특히, 경영평가(경평) 목표를 일방적으로 상향 조정한 점을 문제 삼으며, “직원의 뜻과 반대로 행사된 경평 조정은 명백한 합의 파기이며 폭력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류 위원장은 김 행장이 퇴임 전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무리한 목표 배정을 감행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조직과 직원이 최우선이라 믿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라며 내부 출신 은행장으로서 기대를 저버렸다고 지적했다.

우발 부채 ‘눈덩이’… 지급보증 총액 9조 원 넘어

지급보증은 은행이 다른 기업이나 개인의 채무를 보증하는 행위다. 채무자가 채무를 불이행할 경우 은행이 대신 변제해야 하므로 신용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 특히 외화확정지급보증의 경우 환율 변동에 따라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2024년 6월 말 연결 기준으로 기업은행의 지급보증 총액은 9조 1,620억 원에 달한다.

이 중 원화확정지급보증은 2조 5,938억 원, 외화확정지급보증은 4조 8,311억 원, 미확정지급보증은 1조 7,370억 원이다. 별도 기준으로 지급보증 총액은 8조 5,437억 원이다.

채무인수약정 현황 역시 상당한 규모를 보이고 있다. 연결 기준으로 대출약정은 69조 1,712억 원, 기타약정은 12조 9,452억 원으로 총 82조 1,165억 원에 달한다.

기업은행, 대출 부실화 우려 속 자본 건전성 악화… 리스크 관리 강화 필요

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 기업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률(대손충당금 총액 대비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117.64%로, 전년 동기(143.53%)보다 낮아졌다.

이는 대출 부실화 가능성을 반영하는 중요한 지표로, 충당금이 부족할 경우 향후 손실을 충분히 커버할 수 없다는 위험 신호를 의미한다. 또한,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은행이 대출 부실 위험에 직면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80~270%를 기록 중이다.

기업은행의 BIS 자기자본비율은 14.98%로, 규제 기준을 웃돌지만, 과거에 비해 소폭 증가한 수치에 그쳤다. 이는 기업은행이 자본적정성을 유지하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위험가중자산에 비해 자본금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내포한다. 보통주자본비율(11.56%)도 다소 낮아 자본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다.

기업은행의 주요 종속회사들 역시 안정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IBK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16.06%로 급등했고, 대손충당금비율도 115.10%로 상승하여 건전성에 우려를 던지고 있다. IBK캐피탈과 IBK투자증권의 자본비율은 안정적이나, 여전히 부실 자산 비율이 높고, 이는 전체 그룹의 리스크 관리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주요 소송 사건 ‘수두룩’

기업은행과 주요 종속회사들이 잇따른 소송과 제재에 휘말리면서 김 행장의 리스크 관리 능력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기업은행은 통상임금 청구 소송, 모뉴엘 관련 소송 등 법적 분쟁에 휘말려 있다.

주요 종속회사인 아이비케이캐피탈 역시 다수의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과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연루되어 있으며, 아이비케이투자증권과 아이비케이저축은행 역시 각각 손해배상 청구 소송과 사해신탁 취소 청구 소송 등 여러 건의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기업은행은 금융감독당국으로부터 자금세탁방지 프로그램 미비, 불완전판매 등의 문제로 여러 차례 제재를 받았다. 2020년에는 미국 연방검찰과 뉴욕주 금융청으로부터 자금세탁방지 의무 위반으로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주요 종속회사 역시 금융감독당국과 공정거래위원회 등으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기업은행은 현재 실적 부진, 노사 갈등 심화, 잇따른 소송 및 제재 등 다양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특히 대손충당금 적립률 감소, 고정이하여신 비율 상승, 자본 비율의 변화 등 여러 지표가 경고를 울리고 있으며, 김성태 행장은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고 기업은행의 성장세를 이끌어내기 위해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LEAVE A RESPONSE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