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인권 전문지

성래은 영원무역그룹 부회장(사진=영원무역 홀딩스 제공)
사회·경제

국세청 칼끝, 영원무역그룹 성래은 부회장 향하나… “증여세 재원, 법인 자금 활용” 의혹

성래은 영원무역그룹 부회장(사진=영원무역 홀딩스 제공)
성래은 영원무역그룹 부회장(사진=영원무역 홀딩스 제공)

– 영원무역 이자비용 200억→1200억 급증… 오너 보수는 ‘2020년 기저효과’ 반영해 57% 상승
– 성래은 부회장 850억 증여세 발생한 2023년, YMSA 통한 ‘대여·배당·급여’ 집중
– 실적 조정기 고액 보수 지급, ‘이익처분에 의한 상여’ 판단 시 법인세 이슈 부상

국세청이 성래은 영원무역그룹 부회장의 850억 원대 증여세가 발생한 ‘2023 사업연도’를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그룹 주력 계열사들의 재무 부담이 가중되는 시기에 오너 일가로 대규모 유동성이 공급된 사실이 확인돼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8일 본지가 영원무역홀딩스, 영원무역, 와이엠에스에이(YMSA), 영원아웃도어 등 핵심 4개 사의 2020년부터 2024년까지의 사업·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0년 실적을 비교 기준으로 한 보수 산정 ▲ 계열사 차입금 및 금융비용 증가 ▲ 비상장사를 통한 자금 대여 등 성래은 부회장의 승계 자금 확보와 연관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자금 흐름이 포착됐다.

이에 따라 수익성이 둔화된 구간에 지급된 경영진의 고액 성과급이 ‘법인세법 시행령 제43조(상여금 등의 손금불산입)’ 적용 대상이 될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해당 조항은 지배주주인 임원에게 정당한 사유 없이 과도하게 지급된 상여금을 비용으로 인정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과세당국이 이를 합리적인 경영 성과급이 아닌, 오너의 개인적 채무(증여세) 해결을 위한 우회적 자금 지원으로 판단할 경우 법인세 추징 등 세무 리스크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 이자비용 6배 증가… 재무 건전성 관리 필요성 대두

오너 일가의 유동성 확보가 집중된 2023~2024년, 그룹의 본업인 (주)영원무역의 주요 재무 지표는 2020년 대비 변동성이 확대됐다.

공시 데이터에 따르면, 영원무역의 단기차입금(1년 내 상환 의무가 있는 부채)은 2020년 말 약 4,200억 원 수준에서 2023년 말 1조 1,200억 원으로 3년 새 2.6배 증가했다.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회사가 부담해야 할 연간 이자비용 역시 2020년 200억 원대에서 2024년 1,254억 원으로 6배 가까이 증가했다.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이익 대비 금융비용 비중이 높아진 구조다.

아울러 자회사 스콧(SCOTT) 등의 실적 부진 여파로 대손상각비(회수 불확실 채권 비용)는 2020년 15억 원에서 2023년 141억 원으로 9.4배 증가했다. 재고자산 또한 1조 3,291억 원 규모로 집계돼 운전자본 부담이 가중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는 보수적인 자금 운용과 비상경영 체제가 요구되는 대목이다.

◇ “2020년 대비 성장”… 보수 산정 기준의 적절성 논란

재무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도 경영진의 보수 책정 방식은 과거 실적을 기반으로 이루어졌다.

지주사인 영원무역홀딩스의 연결 영업이익은 2022년 1조 20억 원으로 고점을 기록한 후, 2024년 5,170억 원으로 2년 만에 48.4% 감소했다. 반면, 성래은 부회장의 보수 총액은 2023년 40억 원에서 2024년 63억 원으로 전년 대비 57% 증가했다.

사측은 사업보고서를 통해 보수 인상 근거로 “2020년 대비 연결 영업이익 성장”을 제시했다. 통상적으로 직전 연도(YoY) 실적을 성과 평가의 주된 척도로 삼는 것과 달리,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기저효과가 존재하는 3년 전 수치를 비교군으로 설정한 것이다.

이는 법인세법 제43조 이슈와 직결될 수 있는 쟁점이다. 해당 조항은 ‘정당한 사유 없이’ 지급된 임원 상여금을 비용(손금)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차입금이 1조 원을 상회하고 영업이익이 감소세로 전환된 시점에 과거 수치를 근거로 성과급을 대폭 인상한 결정은, 과세당국으로부터 경영 성과급이 아닌 실질적인 ‘이익 처분에 의한 상여’로 간주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대목이다.

◇ YMSA·영원아웃도어… 850억 증여세 재원 ‘주목’

2023년 부친 성기학 회장으로부터 비상장사 YMSA 지분을 증여받으며 약 850억 원의 증여세 채무를 지게 됐다. 이 시점을 전후로 계열사들의 현금 흐름이 YMSA와 성 부회장에게 집중된 패턴이 뚜렷하다.

■ 영원아웃도어: ‘노스페이스’의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2023년 중간·결산 배당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총 1,914억 원을 지급했다. 이에 따라 지분 59.3%를 보유한 영원무역홀딩스는 1,135억 원의 막대한 현금을 수령했다.

■ YMSA: 오너 일가가 지분 100%를 소유한 이 회사는 2020년 이후 전례 없는 130억 원 규모의 중간배당을 2023년에 기습적으로 실시했다. 아울러 임원 급여 총액을 전년 43억 원에서 90억 원으로 2배 이상 증액하며 오너 일가의 현금 흐름을 지원했다.

■ 자금 대여: YMSA는 2023년 성 부회장에게 총 815억 원을 대여(기말 잔액 779억 원)했다. 성 부회장은 해당 자금을 증여세 납부 등에 활용한 것으로 추정되며, 2024년 말 기준 대여금 중 136억 원을 상환했다. 상환 재원은 인상된 보수와 배당금 등을 통해 마련된 것으로 분석된다.

◇ 거수기로 전락한 이사회… ‘배임’ 리스크 확산되나

수천억 원대 자금이 오너의 증여세 납부를 위해 움직이는 동안, 이사회는 침묵했다. 최근 2년간 영원무역홀딩스와 영원무역의 이사회 안건 분석 결과, 사외이사들의 찬성률은 100%였다.

특히 영원무역홀딩스 이사회 의장은 수혜 당사자인 성래은 부회장이 겸직하고 있어 셀프 견제가 불가능한 구조다. YMSA에 대한 대규모 자금 대여와 기형적인 보수 산정 기준 변경(2020년 비교) 등 오너 리스크와 직결된 안건들이 아무런 제동 없이 통과됐다.

국세청은 이번 조사를 통해 일련의 자금 흐름이 합리적인 경영 판단의 산물인지, 혹은 지배주주 개인의 채무 변제를 돕기 위한 법인 차원의 조직적 조력 행위였는지를 집중적으로 검증할 것으로 관측된다.

만약 부적절한 지원 성격이 짙다고 판단되어 법인세법 위반이 확정될 경우, 거액의 세금 추징뿐만 아니라 경영진의 의사결정에 대한 업무상 배임 혐의 고발로도 이어질 수 있는 중대 사안이다.

실제로 영원무역은 지난 2023년에도 2018~2022년 회계연도에 대한 법인세 세무조사 결과로 약 199억 원의 추징금을 납부한 바 있어, 이번 조사의 강도와 결과에 그룹 안팎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영원무역홀딩스 측은 이에 대해 “2023년 매출 3.6조 원, 영업이익 6,370억 원의 실적과 2020년 대비 매출 46%, 영업이익 145% 증가 등 중장기 지표를 종합 고려한 것”이라며 “주총에서 승인된 보수 한도 내 적법한 지급”이라고 밝혔다.

이어 “부채비율 역시 39.29%로 업계 최고 수준의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승계 자금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YMSA는 공시 의무가 없는 비상장사라 확인이 어렵지만 적법하게 진행된 것으로 안다”고 선을 그었다.

LEAVE A RESPONSE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