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필드

노동·인권 전문지

구로구 콜센터 집단감염 폐쇄조치 6일전 다른층 확진자 이미 자가격리… “사실상 인재”

서울 구로구 콜센터 집단감염 사태가 사실상 인재라는 일각의 주장에 설득력을 더하는 정황이 지속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코로나 19 관련 서울시 전체 확진자 중 절반 가량이 구로구 콜센터 관련 확진자인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콜센터 업체를 포함한 해당 건물내 입주 업체들은 지자체의 건물폐쇄 조치전 이미 확진자 발생을 인지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직원들 대상 코로나 검사는 등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콜센터 관련 확진자 확인 6일전 해당 건물내 다른 업체 직원이 이미 확진 판정을 받고 자가격리에 들어간 사실이 확인되면서다.

13일 서울시 등 방역당국과 시민단체, 정당의 말을 종합해 보면 지난 8일 구로구 콜센터 관련 첫 확진자 발생 확인 뒤, 구로구는 같은날 해당 콜센터 직원 148명과 교육생 59명 등 모두 207명을 자가격리하도록 조치했다.

또 구는 이날 코리아빌딩 전체 대상 1층부터 12층까지 모든 사무실을 전면 폐쇄조치했다.

13일 기준 서울시 전체 확진자는 231명이다. 이중 절반 가량인 47%, 109명이 구로구 콜센터 관련 확진자다. 109명 중 직원이 82명, 그 가족과 지인이 27명이다.

검사 대상은 코리아빌딩 11층 에이스손해보험 콜센터에 근무하는 직원 207명, 이 건물 7∼9층 근무자 550명, 13∼19층 오피스텔 거주자 201명, 기타 상업시설이나 사무실 근로자 113명 등 총 1091명 중 1027명을 검사한 결과다.

그런데 ‘구로 콜센터 집단 감염’ 시작 6일 전부터 이 곳 빌딩내 교육 업체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고 자가격리됐지만, 콜센터 측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11층인 콜센터 한 층 아래 10층 교육 업체에서 일한 60대 남양주 거주 남성은 지난달 22일 발열 증상을 호소한 뒤 3월2일 확진 판정을 받고 자가격리됐다.

그리고 지난 8일 57살 여성인 11층 구로구 콜센터 관련 확진자가 나타나기 전까지 콜센터를 비롯한 다른 층 근무자들에 대한 별도 조치는 없었다. 실제 구로 콜센터 첫 확진자는 당시 출근 뒤 오후 4시쯤 이상 증상을 느꼈지만 오후 6시까지 일하고 퇴근했다.

전문가는 회사가 상황이 이 지경이 되도록 재택근무나 자가격리 등을 시행하지 않은 배경에 대해 ‘효율적인 인력 감시’를 위한 노동 통제 방식에서 원인을 지적하고 있다.

콜센터 노동을 연구해온 중앙대 사회복지학부 이승윤 교수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설명했다.

또 업계 관계자는 관리자가 콜센터 직원들이 97~98% 등 목표한 응답률을 맞추도록 고함을 지르는 경우도 있고, 이런 상황에 큰일이라도 난 듯 ‘화장실은 한 명씩 교대로 가라’는 메시지가 올때도 있다고 전하고 있다.

결국 수직적인 현장 분위기를 감안하면 재택근무 등은 언감생심이라는 것이다.

실제 집단 감염이 발생한 구로 콜센터에서도 재택근무는 고려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고, 구로 사태 이전 사측은 “개인 정보를 다루고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재택근무는 불가하다는 논리를 댔다.

민중당은 13일 에이스손해보험(서울시 종로구 종로1길 50 더케이트윈타워B동)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 집단 감염 사태 해결을 원청이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현장 상황을 고려할 때 민중당은 집단 감염 사태 해결을 원청이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민중당은 13일 에이스손해보험(서울시 종로구 종로1길 50 더케이트윈타워B동)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민중당은 “노동자들은 다닥다닥 붙어서 근무하는 환경에서 하루 종일 말을 하고, 정확한 상담을 위해 업무 중 마스크 착용 지시가 내려와도 쓸 수 없는 형편이다”며 “상황에 따라 재택근무가 가능해야 마땅하지만, 업체는 비용을 핑계로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는다. 콜센터 노동자들은 전염병에 대한 메뉴얼도 없이 그저 개인의 위생관리에 내맡겨져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용역비를 줬으니 그만이라는 원청의 무책임한 태도가 문제다. 콜센터 노동자들은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몸이 좋지 않아도 당일 연차를 쓰지 못한다. 구로 에이스보험 콜센터 노동자도 이상 징후에도 업무를 지속했다”며 “몸 상태가 의심스러우면 자가격리 할 수 있도록 하고 그 휴업수당을 원청이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중당은 원청사가 직접 구내식당, 엘리베이터, 화장실 등을 포함한 근무지를 매일 방역해야하고, 적극적인 격리조치로 발생하는 임금 및 휴업수당을 원청이 책임지고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에이스손해보험 측은 “보건당국 지시에 따라 접촉 의심자까지 자가격리를 하고 유급휴가 조치까지 시행했다. 민중당 요구에 대해 당장 말씀드리기 어렵다.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이고 이 정도 현재 말씀드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원고료 응원하기

LEAVE A RESPONSE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