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손해보험 노조 “메리츠화재 수의계약 시 150만 고객 DB 가지고 먹튀할 것”
부실 금융기관으로 결정된 MG손해보험에 대한 4차 매각 불발 후, 매각 방식이 공개 매각에서 수의계약으로 추진되자, MG손해보험 노조가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는 수의계약 대상 1순위로 메리츠화재를 짐작하고 있는데, MG손해보험의 적자 구조로 인해 M&A가 아닌 P&A(자산부채이전) 방식으로 매각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P&A는 인수 금융기관이 부실 금융기관의 자산과 부채 중 일부만을 선택적으로 인수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노조는 같은 손해보험 업체인 메리츠화재가 “MG의 150만 고객 DB와 부실자산을 제외한 우량자산만 가져가고 예금보험공사가 지원하는 자금마저 편취, 고용승계 없이 먹튀가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20일 오후 2시, MG손해보험 노조는 금융위원회 앞에서 MG손해보험 생존권 사수, 졸속 매각 저지, 고용 안정을 위한 ‘조합원 총회 및 총력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배영진 MG손해보험 지부장은 “8월 16일 예보가 최종 유찰을 발표했는데, 이 과정을 보면서 한 가지 가설을 세우게 됐다”며 “이 가설은 금융당국과 메리츠화재가 사전 교감이 없이는 이러한 길을 갈 수 없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배 지부장은 “갑자기 재공고 개시를 한 것은 본 입찰 유찰 후 또 다른 응찰자가 없을 것으로 생각한 금융위원회가 메리츠화재에 곶감을 던져주고 MG손해보험을 떠안기는 계략을 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금융위원회는 MG손보가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돼 오랜 기간이 지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자기들만의 편리한 방법으로,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자기들만의 해결을 시도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배 지부장은 “MG손보의 노동자 등 이해관계자의 생계와 생활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 밀실·졸속 매각을 계획해 시도하고 있는 금융위원회를 규탄한다”고 말했다.
이재진 노조 위원장은 “메리츠화재는 노동조합을 무력화시키고 직원들의 임금을 30% 삭감해서 그 재원으로 성과급을 주고 있다”고 언급하며 “같은 계열사인 메리츠증권은 한 점포에 200명을 모아 기본급 200만 원씩 주면서 노동자들을 빨아먹는 가장 천박하고 더러운 자본이다”라고 규탄했다.
이 위원장은 “만약 메리츠화재가 MG손해보험을 인수하게 되면 불을 보듯 뻔한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며 “10월이면 국정감사의 계절이 돌아오는데, 과연 메리츠화재와 금융위원회가 우리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내팽개치는지 낱낱이 파헤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진 손해보험업종 본부장은 “메리츠화재는 금융위를 등에 업고 MG손보 150만 고객 DB와 자산 중에서도 부실자산을 제외한 우량 자산만 가져가려 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김 본부장은 “메리츠화재는 예금보험공사가 지원하는 자금마저 편취하려는 악랄한 목적밖에 없다는 것은 누구에게 판단을 구해도 자명하다”고 지적하며, “더 이상 메리츠화재가 MG손보 매각 과정에 나타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매각 과정에 계속 메리츠화재가 언급된다면 MG손보 전 임직원의 ‘사즉사’ 저항과 투쟁을 맛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합원 총회 및 총력대회에는 3명의 현장 발언과 민중가수 지민주 동지의 공연이 있었고, 끝으로 집회에 참가한 600여 명의 조합원들과 함께 결의문을 낭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