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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 ‘강호동 금품 의혹’ 기사 막으려 홍보비 1억…국감서 ‘조합원 예산 전용’ 질타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농협중앙회 국정감사에서 "중앙회장의 선거 관련 금품수수 의혹 기사 막으려고 중앙회 임원이 1억 원을 썼다"고 지적하고 있다. 왼쪽은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출처=국회방송)

농협중앙회가 강호동 회장의 선거 관련 금품수수 의혹 기사를 막으려고 홍보비 1억원을 썼다는 정부 감사 결과가 국정감사에서 다시 도마에 올랐다. 국회에서는 이 홍보비가 농민 조합원을 위한 지도 예산을 끌어다 불린 돈이라는 지적까지 나왔다.

1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농협중앙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은 “정부 합동 특별조사에서도 나온 것처럼 중앙회장의 선거 관련 금품수수 의혹 기사를 막으려고 중앙회 임원이 1억원을 썼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이 돈이 어디서 나왔는지를 짚었다. 그는 “농민 조합원을 위한 생산지도비, 육성지도 예산을 당초 홍보 예산의 62%에 상당하는 금액만큼 전용해서 증액해 썼다”며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간 195억원”이라고 했다. 조합원 지원에 쓰라고 잡은 예산이 홍보비로 옮겨졌고, 회장 의혹 기사를 막는 데 쓴 1억원이 그 일부라는 것이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농협중앙회 국정감사 의사진행 발언에서 정부 합동 특별감사 결과 수사 의뢰된 사건으로 "중앙회장 선거 비위 기사를 막기 위한 광고비 집행" 등을 열거하고 있다. (출처=국회방송)

윤 의원은 중앙회 예산 구조도 문제 삼았다. 그는 “농협중앙회 예산이 8000억원 정도 되는데 미배정 예산이 60%에 해당한다”며 “비공식적인 쌈짓돈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쓰임새를 정하지 않은 돈이 많다 보니 예산을 쉽게 돌려 쓸 수 있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이 홍보비 집행은 정부 감사에서 먼저 드러났다. 국무조정실과 농림축산식품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이 참여한 정부합동 특별감사반은 지난 3월 9일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2024년 한 신문사가 중앙회장의 선거 관련 금품수수 의혹 기사를 준비하자 이를 막기 위해 홍보비 1억원을 집행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집행한 사람은 중앙회 핵심 간부로 알려졌다. 정부는 해당 신문사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 사안은 수사로도 넘어갔다. 윤 의원은 이날 오전 의사진행 발언에서 정부 특별감사 결과 수사 의뢰된 14건을 하나씩 열거하며 “중앙회장 선거 비위 기사를 막기 위한 광고비 집행”을 포함시켰다. 같은 목록에는 회장 선거 답례품 구입 등 업무상 횡령과 중앙회장 황금열쇠 수령에 따른 청탁금지법 위반도 들어 있었다.

윤 의원은 14건의 수사 진행 상황과 함께 2023년 이후 농협중앙회의 방송, 신문, 간행물, 온라인 등 언론사별 광고비 집행 내역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의혹 기사를 막는 데 쓴 돈이 1억원 한 건뿐인지, 다른 언론사에도 비슷한 집행이 있었는지를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1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농협중앙회 국정감사에서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회장 선거 관련 금품수수 의혹 기사를 막는 데 중앙회 홍보비 1억원이 쓰였다는 지적을 받았다. (출처=국회방송)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1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농협중앙회 국정감사에서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회장 선거 관련 금품수수 의혹 기사를 막는 데 중앙회 홍보비 1억원이 쓰였다는 지적을 받았다. (출처=국회방송)

강 회장은 윤 의원 질의 시간에 홍보비 1억원 대목에 대해 따로 답하지 않았다. 정부가 감사 결과를 발표할 당시 보도에도 농협 측 해명은 실리지 않았다.

기사를 막으려 했던 ‘선거 관련 금품수수 의혹’의 당사자인 강 회장은 현재 뇌물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강 회장이 회장 선거를 앞둔 2023년 12월 농협 계열사 관련 용역업체 대표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1억원을 받았다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10월 회장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했고, 올해 4월에는 강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18시간 넘게 조사했다.

농협은 뇌물 의혹이 처음 제기됐을 때 “제보자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는 입장을 냈다. 뇌물 혐의와 홍보비 집행 모두 수사 중이거나 수사 의뢰된 단계로, 형사책임은 확정되지 않았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이 1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농협중앙회 국정감사에서 "회장님 비서실에서 두 분 구속됐어요"라며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에게 "회장직 사퇴하시고 자연인 신분에서 수사받으실 용의 있으세요?"라고 묻고 있다. 강 회장은 "그건 의원님 말씀에 동의를 못하겠다"고 답했다. (출처=국회방송)

강 회장은 이날 국감에서 사퇴 요구도 받았다.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이 “회장직 사퇴하시고 자연인 신분에서 수사받으실 용의가 있느냐”고 묻자 강 회장은 “그건 의원님 말씀에 동의를 못하겠다”고 답했다. 본인 관여가 드러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물음에는 “법률적으로 책임질 수 있는 상황이 발생되면 책임진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농협중앙회는 농협금융지주와 농협경제지주를 지분 100%로 거느린 농협그룹의 정점이다. 중앙회장은 전국 조합장 1100여명이 뽑는다. 강 회장은 2024년 3월 취임해 중앙회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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