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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성전자 ‘자사주 의무 수령 폐지’ 보도 전 임원들은 이미 던졌다… 부사장부터 상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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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보도 전 ‘사전 공지’ 받은 임원들, 악재 알려지기 전 ‘기습 매도’

(뉴스필드) 진용준 기자 = 삼성전자가 주가 고점 부근에서 ‘임원 자사주 의무 수령’ 제도를 1년 만에 폐지한 가운데, 정보가 공식 발표되기 전 일부 임원들이 보유 주식을 대거 처분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신규 임원 선임 하루 만에 지분을 매각하거나 계열사가 고점에서 자금을 회수하는 등, 책임 경영을 강조하던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 내부 공지 뜨자 ‘매도’ 버튼… 보도 전 열린 ‘현금화’ 통로

13일 재계와 금융감독원 공시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임원들을 대상으로 ‘초과익성과급(OPI) 자사주 의무 수령 제도’를 폐지하고 자율 선택제로 변경한다는 보상안을 확정하여 내부적으로 우선 통보했다.

일반 투자자들이 12일 보도를 통해 제도 폐지 소식을 접하기 전, 내부 이해관계자들은 이미 “성과급을 주식으로 받지 않아도 된다”는 정책 변화를 인지하고 있었던 셈이다.

불과 1년 전인 지난해 1월, 삼성전자는 주가가 5만 원대까지 추락하자 ‘책임 경영’을 명분으로 성과급의 ▲상무급 50% ▲부사장급 70% ▲사장급 80% ▲등기임원 100%를 반드시 주식으로 수령하게 했다. 하지만 주가가 급등한 ’14만 전자’ 국면에 접어들자 삼성은 이 규정을 단 1년 만에 없앴다. 이에 따라 오는 30일 성과급 지급 시 임원들은 고가인 주식 대신 ‘전액 현금’을 선택해 실익을 챙길 수 있게 됐다.

◇ “임명장 잉크도 안 말랐는데”… E 상무 ‘하루’, D 상무 ‘이틀’ 만에 매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도 변경 공지 시점과 맞물려 신임 임원들의 지분 매각 사례가 확인됐다.

Controller개발팀 E 상무는 지난해 11월 25일 신규 임원으로 선임되었다. 그러나 그는 선임된 지 단 하루 만인 11월 26일, 보유 주식 888주 중 588주(약 66.2%)를 장내 매도(처분 단가 102,100원)했다. 임명장을 받은 지 24시간 만에 ‘책임 경영’ 대신 ‘차익 실현’을 선택한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경영진단팀 D 상무 역시 선임 단 이틀 만인 11월 27일, 보유 주식 464주를 100% 전량 매도했다. 회사의 경영 상태를 진단하고 감시해야 할 부서의 임원조차 임무를 부여받자마자 자신의 지분을 모두 털어내고 나선 셈이다.

이 외에도 SOC IP개발팀 A 상무가 선임 45일 만에 지분 57.2%를 처분했고, 지원그룹(IP센터) C 부사장은 보유 주식 2,159주를 전량 매도했다. 핵심 개발 부서부터 지원, 진단 부서까지 고위 임원들의 연이은 매각 사례가 확인됐다.

◇ 삼성생명 특별계정, 새해 첫날부터 ‘기습 매도’… 나흘간 280억 챙겨

계열사 자금의 움직임은 더 빨랐다. 삼성전자 대량보유상황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생명보험 특별계정은 새해 첫 거래일인 1월 2일부터 삼성전자 주식을 내다 팔기 시작했다.

1월 2일 매도를 시작으로, 주가가 14만 원을 기록한 5일부터 8일 사이 약 19만 주를 매도했다. 해당 기간 매도를 통해 확보된 현금 규모는 총 278억 4천만 원으로 집계되었다.

시장에서는 보험사의 자산운용 특성상 주가 고점 구간에서의 수익 실현을 통상적인 포트폴리오 조정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다만 대규모 매도 시점이 내부 보상 정책 변경 통보 및 임원들의 개인 지분 매각 시기와 시기적으로 겹치는 상황을 두고, 시장 일각에서는 해당 매도 타이밍의 우연성에 대해 주목하는 분위기다.

◇ 임원은 ‘현금’, 직원은 ‘15% 보너스’… 삼성전자 보상 체계 이원화

삼성전자는 이번 제도 개편과 함께 일반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주식 보상 인센티브안을 발표했다. 성과급을 주식으로 수령하고 1년 동안 보유하는 조건으로 선택 금액의 15%를 주식으로 추가 지급하는 내용이 골자다.

업계에서는 지난 7일 공시된 2조 5천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이 이 같은 인센티브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한 재원 확보 차원의 조치로 분석하고 있다. 해당 자사주는 주주 환원을 위한 소각 목적이 아닌 ‘임직원 보상 및 증여’를 위한 재원으로 명시되었으며, 이는 직원들의 주식 선택 비중을 높여 장기 보유를 유도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결과적으로 임원진에게는 현금 수령의 길을 열어주는 동시에 일반 직원들에게는 대규모 자사주 매입과 보너스를 앞세워 주식 보유를 권유하는 구조가 형성되면서, 보상 체계의 이원화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성과급 주식 보상 제도를 직원으로 확대하며 임원과 직원의 기준을 동일하게 맞춘 것”이라며 “임직원과 회사의 이해관계를 일치시켜 안정적인 성장을 유도하려는 취지”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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