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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도 폐기라니요”… 청와대 비정규직 노동자들, ‘고용보장 촉구’ 삼보일배


이재명 대통령 청와대 복귀 속 ‘해고 위기’… “공공기관 정규직 전환 원칙 지켜라”

이재명 대통령의 청와대 복귀와 함께 청와대 개방 사업이 불투명해지면서, 그간 현장을 지켜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거리로 나섰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이하 서울지부)는 29일 오전 10시, 광화문 광장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청와대 앞까지 ‘청와대 비정규직 노동자 고용보장 촉구 삼보일배’를 진행했다. 영하권의 추위 속에서도 노동자들은 세 걸음 걷고 한 번 절하며 절박한 생존권 보장을 호소했다.

■ “3년 일했는데 이제 와서 용도 폐기?”… 벼랑 끝에 선 노동자들

현재 청와대에서 미화, 조경, 보안, 안내 업무를 수행하는 노동자들은 청와대재단이 용역업체를 통해 계약한 간접고용 비정규직들이다. 문제는 올해 말 청와대재단이 해산되고 내년도 청와대 개방 사업 계획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대통령실이 이들을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통령실은 용역업체 소속 노동자들의 고용을 보장할 법적 의무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노동계의 시각은 다르다. 서울지부는 “문체부가 직접 고용해야 했을 노동자들을 청와대재단과 용역업체를 통한 하도급 방식으로 1년씩 ‘쪼개기 계약’을 해온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는 간접고용 처우 개선을 골자로 한 정부의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이 평소 ‘정부의 모범 사용자 책임’을 강조해 온 것과 달리, 정작 대통령의 집무 공간인 청와대 내부에서는 노동자들이 해고 위기에 몰리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 6개월간의 외침에도 묵묵부답인 대통령실

노동자들은 갑작스럽게 거리로 나온 것이 아니다. 이들은 지난 7월부터 공문 발송과 면담 요청을 통해 대화를 시도해 왔다. 11월부터는 대통령실 앞 선전전과 용산-청와대 행진을 이어가며 두 가지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첫째, 청와대 개방 사업 재개 시 숙련된 기존 노동자들을 우선 고용할 것.

둘째, 사업 유지가 어렵다면 정부 지침에 따라 타 공공기관으로의 고용 승계를 추진할 것.

그러나 계약 종료를 이틀 앞둔 현재까지도 대통령실은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 “2026년에는 관저로 가겠다” 결연한 의지

이날 삼보일배에는 노동계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힘을 보탰다. 이성균 서울지부장과 김진억 민주노총 서울본부장은 대열의 선두에서 삼보일배를 이끌었으며, 이현미 공공운수노조 서울본부장과 이우석 청와대분회장은 투쟁 발언을 통해 끝까지 일자리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우석 분회장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청와대를 관리해 온 노동자들을 소모품 취급하는 행태를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지부 측은 “만약 12월 31일부로 해고가 현실화된다면, 2026년에는 이재명 대통령을 직접 만나기 위해 한남동 관저와 청와대를 다시 찾아갈 것”이라며 투쟁 수위를 높일 것을 예고했다.

청와대 복귀라는 상징적인 변화 속에서 소외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눈물이 이재명 정부의 ‘노동 존중’ 약속에 시험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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