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가 일본 니토덴코가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등과의 사업활동 과정에서 OECD 다국적기업 기업책임경영 가이드라인을 위반했다며 일본 NCP(국가 연락 사무소)에 진정을 제기했다.

27일, 금속노조는 일본 참의원회관에서 일본 참의원 오오츠바키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진정의 주요 내용을 발표했다. 각국 NCP는 OECD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도록 기업 활동을 감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니토덴코는 한국에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한국니토옵티칼, 한국닛또덴꼬 등 3개의 자회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들 기업은 OECD 가이드라인을 준수할 의무가 있다. 이 가이드라인은 사업 활동에서 노동자의 기본권과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실사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2022년 11월, 니토덴코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를 일방적으로 청산하고 노동자들을 집단 해고한 바 있다. 이후 생산 물량은 평택에 위치한 한국니토옵티칼로 이전되었으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노동자들은 고용 승계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진정서에 따르면, 니토덴코는 가이드라인 제2장 10항을 위반하여 사업적 관계가 있는 사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조사하지 않았고, 한국옵티칼하이테크에 대한 가압류 등의 법적 조치를 취하며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억압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사측은 청산 결정을 일방적으로 통보한 후 노동조합과의 대화는 거부했다.

금속노조 구미지부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최현환 지회장은 기자회견에서 “니토덴코는 OECD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을 정면으로 위반하고 있으며, 일본 정부는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불탄 공장에서 고용 승계를 요구하며 325일째 고공 농성 중인 두 여성 노동자의 사례를 언급하며 니토덴코의 침묵을 비판했다.

손덕헌 금속노조 부위원장도 “니토덴코는 노동자 인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을 식별하고 평가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일본 정부에 가이드라인 준수를 촉구했다.

일본 참의원 오오츠바키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노동자 7명의 고용 승계 요구는 실현 가능하다”며 “일본 정치인으로서 이러한 기업이 존재하는 것에 부끄러움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번 진정서는 26일 기자회견 하루 전 접수되었으며, 일본 정부는 OECD 가이드라인 위반 내용을 조사하겠다고 발표했다. 금속노조는 지난 10월 2일에도 니토덴코와 LG디스플레이를 한국 NCP에 진정한 바 있다.

또한, 금속노조는 일본 오사카부 노동위원회에 니토덴코를 부당노동행위로 제소하며,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노동자들이 소속된 오사카유니온네트워크가 단체교섭을 요구했으나 교섭이 거부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금속노조는 애플 본사에도 공급망 인권 실사를 촉구하며, 최근 애플 측이 실사 촉구 서한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지도위원들은 325일째 이어지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고공 농성을 응원하기 위해 도보 행진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