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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복지공단, SK하이닉스 노동자 ‘악성 림프종’ 첫 산재인정

“산재가 승인돼 너무 기쁘다. 저의 산재승인 결정이 질병으로 고통 받는 SK하이닉스 직원들의 산재신청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 또한 라인 내에서 유해인자(방사선, 케미칼, 가스, 공정부산물)의 인체 노출 저감 활동이 회사 주도로 적극적으로 추진되기를 희망한다”<재해당사자 김 모 씨(70년생, 男) 소감>

19일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에 따르면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7일 SK하이닉스 청주사업장 노동자 김씨에게 발생한 악성림프종에 대해 산업재해(업무상 질병) 승인 통보를 했다.

SK하이닉스 반도체 노동자의 직업성 암이 산업재해로 인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씨는 1995년 SK하이닉스 청주사업장(당시 LG반도체)에 입사해 장비엔지니어로 임플란트(Implant)공정 및 화학기상증착(CVD) 공정에서 근무하던 중 2005년 10월 악성림프종(NK/T-세포림프종, 코 부위)이 발병했다.

김씨는 그 뒤 악성림프종의 수차 재발로 10년간 항암치료를 받아오다 2015년 3월31일 근로복지공단 청주지사에 산재보험 요양급여신청을 했고, 이후 2년간의 역학조사(전문조사)를 거친 뒤, 최종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판정 결과 산재가 인정됐다.

반올림은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가 최종 심의에서 과거 환경의 안전보건상 문제를 인정, 방사선 차폐시설의 불완전성, 엔지니어 직무의 특성 등을 반영해 산재인정을 했다”면서도 “그러나 아직도 대부분의 직업성 암 산재신청 사건에서 역학조사 평가위원회는 기계적 판단으로 업무관련성이 낮다고 결론을 짓고 있고, 이것이 불승인의 주요한 근거가 되고 있다. 이러한 부당한 역학조사는 전면 개혁돼야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청정산업이라던 반도체산업이 결코 깨끗하지도, 안전하지도 않다는 점은 이제 상식이 됐다. 반도체 노동자들에게서 백혈병, 악성림프종 등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직업성 질병이 반복되고 있다. 정부와 기업이 반도체 산업 노동자들의 직업병 보상과 예방에 더 책임 있게 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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