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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노예 계약”, 서브원 화물노동자들의 분노

"현대판 노예 계약", 서브원 화물노동자들의 분노
30일 14시 오창 서브원 메가허브물류센터 앞, 공공운수노조 충북지역본부 주최 <고용보장을 위한 고공농성 지지·연대 및 LX판토스-대명물류 규탄 기자회견> 모습.

갑질 논란, 서브원·LX판토스·대명물류 규탄 목소리

30일 새벽 4시, 충북 청주시 오창의 서브원 물류센터 옥상에서 화물노동자 3명이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농성에 참여한 이들은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충북본부 청주지부 서브원분회 소속인 금재성 분회장과 조합원 정기남, 권태현이다. 한겨울의 추운 날씨 속에서 핫팩으로 추위를 견디며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서브원 물류센터 정문에서는 남은 조합원들과 연대 세력이 천막을 설치하고 농성을 벌이며 대체 운송차량의 출입을 막고 있다.

옥상에는 “LX판토스, 대명물류의 노예계약 거부한다!”, “LX판토스, 대명물류는 고용승계 보장하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

또한, “내란수괴범 윤석열은 안전운임제를 박살내더니 천박한 자본 ‘서브원’, ‘LX판토스’, ‘대명물류’는 화물노동자를 다 죽인다!”는 메시지가 적혀있다. 서브원분회는 격려와 투쟁기금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서브원분회는 오창 메가허브센터에서 상품을 운송하는 화물노동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현대판 노예 계약", 서브원 화물노동자들의 분노
30일 새벽 4시 오창 서브원 메가허브물류센터 옥상,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충북본부 청주지부 서브원분회 소속인 금재성 분회장·정기남,권태현 조합원의 고공농성 모습. “LX판토스, 대명물류의 노예계약 거부한다!”, “LX판토스, 대명물류는 고용승계 보장하라!”고 쓰인 현수막을 옥상에 걸어두었다.

이들은 원청인 서브원이 2025년 1월부터 도급업체(LX판토스)와 재하도급업체(대명물류)로 운송사를 변경하면서 부당한 계약조건을 강요받았다고 주장했다.

분회에 따르면, 사측은 운송료를 평균 12%, 약 40만 원 삭감한 새로운 계약을 제안하며 이를 거부할 경우 해고를 통보했다.

또한, 부당한 위약금 조항과 단체행동 금지 조항을 추가해 노동조합 활동을 제약하려 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안전장구 미지급, 장거리 수당 삭감, 추가 작업에 대한 미보상 등의 문제를 지적했다.

분회는 이달 9일부터 출퇴근 피켓팅을 시작으로 10일 천막농성에 돌입했고, 18일에는 집중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후 26일 총파업을 선언하고 27일부터 29일까지 세 차례 교섭을 진행했으나 결렬되었다.

30일 오후 2시, 공공운수노조 충북본부 주최로 서브원분회 화물노동자의 고공농성을 지지하고 LX판토스와 대명물류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현장에는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정의당과 진보당 등 다양한 단체와 인사들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화물노동자들을 단순 소모품으로 취급하는 대명물류와 LX판토스의 태도를 비판하며, 노동자들을 지지하고 연대할 것을 다짐했다. 공공운수노조 충북본부 윤남용 본부장은 “화물노동자의 투쟁은 노동존중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시작”이라며, “조합원들과 함께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순홍 화물연대 충북본부장은 “사측이 강요한 계약서는 현대판 노예계약보다 못하다”며 “화물노동자들이 이를 거부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비판했다. 이어 “운송계약서의 부당한 내용들은 화물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문에서는 “화물노동자의 안전이 곧 국민의 안전”이라며, LX판토스와 대명물류의 갑질을 규탄하고 화물노동자의 생존권 보장을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참가자들은 “성실한 교섭과 운송료 삭감 철회”를 촉구하며, 서브원분회의 투쟁을 지지하고 연대할 것을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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