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기관인 우정사업본부가 오히려 산재를 방치하고 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공공운수노조 전국민주우체국본부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우정사업본부가 ‘집배업무강도’ 시스템을 재도입하면서, 집배원들의 산업재해가 급증하는 결과가 초래되었기 때문이다.
■ 집배원 업무강도 강화 논란
공공운수노조 전국민주우체국본부는 13일 오후 2시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산재왕국 우정사업본부 규탄! 집배업무강도 폐기! 겸배 철폐!” 전 조합원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우정사업본부의 ‘집배업무강도’ 시스템이 집배원들의 산업재해를 유발하고 있다고 규탄하며, 정부에 제도 폐기를 강력하게 요구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9월 1일부터 집배원의 업무를 81개 동작으로 세분화해 시간으로 측정하는 ‘집배업무강도’ 시스템을 다시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일반 편지 2.1초, 택배 30.7초 등 사람의 동작을 기계적으로 규정해 인권 침해 소지가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2020년 7월에 폐기하기로 약속했지만 5년 만에 다시 시행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전국민주우체국본부 고광완 본부장은 “집배업무강도 시스템은 인력 충원 필요성을 왜곡해 결원을 보충하지 않게 만들고, 겸배를 통해 동료 업무까지 떠안게 되는 악순환을 야기한다”며 “이는 집배원 사망사고와 산업재해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 우체국, 산재왕국 오명 벗어나나
집배원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은 수치로도 증명됐다. 2023년 기준 집배원의 재해율은 3.76%로, 전체 산업 평균 재해율 0.66%보다 5배 이상 높았다. 같은 해 집배원 17,142명 중 연평균 600건이 넘는 재해가 발생했다.
우정사업본부 자료에 따르면 최근 6년간 안전사고는 총 4,613건에 달했는데, 사고 원인의 절반 이상이 업무량 증가, 겸배, 낯선 구역 배달 등 업무강도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었다. 민주우체국본부 측은 “집배원 재해율은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라며 “정부기관인 우정사업본부가 앞장서 산재 예방에 힘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이재명 대통령 공약과 배치
민주우체국본부는 이미 지난 8월 29일부터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철야 농성을 벌여왔다. 결의대회에 참여한 이들은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초기부터 산업재해 감소를 강조한 만큼, 정부기관인 우정사업본부부터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산재 없는 안전한 우체국을 만들기 위해 집배원과 시민이 함께 나설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번 결의대회는 우정사업본부의 무책임한 행정 태도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로, 정부의 산재 예방 정책 의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공공기관이 오히려 노동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현실은 심각한 문제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