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필드

노동·인권 전문지

경제

“자랑할 게 없으니 컵홀더를 자랑”…현대차 신형 투싼, 4000만원대 가격에 소비자 냉소

현대자동차 신형 투싼 소개 영상에서 올라비시 보일 현대차 북미 상품기획 담당 부사장이 2열 컵홀더 옆 휴대전화 거치 공간을 "정말 마음에 들어 하는 편의사양"으로 소개하고 있다. (출처=KBS 뉴스 유튜브 갈무리)
현대자동차 신형 투싼 소개 영상에서 올라비시 보일 현대차 북미 상품기획 담당 부사장이 2열 컵홀더 옆 휴대전화 거치 공간을 "정말 마음에 들어 하는 편의사양"으로 소개하고 있다. (출처=KBS 뉴스 유튜브 갈무리)

현대자동차가 6년 만에 완전변경한 ‘디 올 뉴 투싼’을 소개하며 2열 컵홀더 옆 휴대전화 거치 공간을 자랑거리로 내세우자 소비자들 사이에서 냉소가 쏟아지고 있다. 하이브리드 최상위 트림에 선택 사양을 모두 더하면 4995만원으로, 테슬라 모델Y 기본 모델(4999만원)과 4만원 차이다.

24일 현대차 공시와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집계, 테슬라·기아 공식 가격표, 국내외 보도를 종합하면 현대차는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신형 투싼을 처음 공개했고, 국내에서는 21일 가격을 공개하고 계약을 시작했다.

논란이 된 장면은 KBS가 22일 방송한 현대차 소개 영상에 담겼다. 올라비시 보일 현대차 북미 상품기획 담당 부사장은 2열에 앉아 “저희가 정말 마음에 들어 하는 편의사양은 뒷좌석에도 있는데요. 2열 컵홀더 바로 옆에 휴대전화를 놓을 수 있는 공간이 생겼습니다”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8월 디자인 공개 때도 운전석 송풍구 옆 카드 홀더와 팜레스트 히든트레이를 실내 편의 사양으로 내세웠다.

이 영상의 유튜브 댓글 가운데 가장 많은 공감(좋아요 1500개)을 받은 것은 “자랑할게 없으니 컵홀더를 자랑하고있네 ㅋㅋㅋ”였다. “테슬라가 넘 싸긴함”이라는 반응도 달렸다. 영상은 올라온 당일 조회수 66만회, 댓글 2600여개를 기록했다.

현대자동차가 6년 만에 완전변경해 21일 계약을 시작한 5세대 '디 올 뉴 투싼'. 국내 판매가격은 가솔린 3140만~3790만원, 하이브리드 3615만~4270만원(세제 혜택 적용)이다. (출처=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6년 만에 완전변경해 21일 계약을 시작한 5세대 '디 올 뉴 투싼'. 국내 판매가격은 가솔린 3140만~3790만원, 하이브리드 3615만~4270만원(세제 혜택 적용)이다. (출처=현대자동차)

■ 모델Y 한 차종이 현대차 9월 국내 판매의 23%

소비자들이 투싼과 나란히 놓는 차는 테슬라 모델Y다. KAIDA 집계로 모델Y는 9월 국내에서 1만1421대가 팔려 수입차 1위에 올랐다. 같은 달 현대차가 국내에서 판 차는 전 차종을 합쳐 4만9022대였다. 모델Y 한 차종이 현대차 전체 국내 판매의 23%에 해당하는 셈이다.

흐름은 정반대였다. 테슬라의 9월 국내 판매는 1만2372대로 1년 전 9069대보다 36.4% 늘었다. 현대차의 9월 국내 판매는 1년 전보다 25.7% 줄었고, 1~9월 누적으로는 44만8181대로 16.3% 감소했다.

현대차는 파업을 원인으로 든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뉴욕에서 “투싼의 판매 한계는 ‘스카이 이즈 더 리밋(한계가 없다)’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했고(이코노미스트), 국내 부진은 제품 경쟁력이 아니라 파업 탓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서울경제 영문판). 하지만 파업은 9월 2일 타결됐고, 같은 달 기아의 국내 판매 감소율은 6.7%에 그쳤다.

시장이 쪼그라든 것도 아니다. 현대차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자동차 수요는 2.9%, 전기차 수요는 121.6% 늘었다. 늘어난 수요는 수입 전기차로 향했다. KAMA 집계로 9월 수입 전기차(1만8181대)가 처음으로 국산 전기차(1만3587대)를 앞질렀고, 모델Y 한 차종이 국산 전기차 전체 판매의 84%에 달했다.

■ 투싼 풀옵션 4995만원, 모델Y는 4999만원…로봇보다 급한 건 차

테슬라 모델Y 프리미엄 후륜구동. 테슬라코리아 홈페이지 기준 국내 판매가격은 4999만원으로, 현대차 신형 투싼 하이브리드 풀옵션(4995만원)과 4만원 차이다. (출처=테슬라코리아)
테슬라 모델Y 프리미엄 후륜구동. 테슬라코리아 홈페이지 기준 국내 판매가격은 4999만원으로, 현대차 신형 투싼 하이브리드 풀옵션(4995만원)과 4만원 차이다. (출처=테슬라코리아)

가격표를 나란히 놓으면 차이는 더 선명하다. 테슬라코리아 홈페이지에 따르면 24일 현재 모델Y 프리미엄 후륜구동은 4999만원, 롱레인지 사륜구동은 6699만원이다. 투싼 하이브리드 풀옵션(4995만원)과 모델Y 기본 모델의 차이는 4만원이고, 모델Y는 전기차 구매 보조금 대상이기도 하다.

테슬라는 자율주행 기능도 판다. 테슬라코리아는 감독형 FSD(완전자율주행)를 월 15만원 구독 상품으로 내놨다. 같은 시기 현대차가 신차 소개에서 꼽은 자랑거리는 컵홀더 옆 휴대전화 자리였다.

투싼 자체의 문턱도 높아졌다. 기존의 저가 트림인 ‘모던’과 ‘프리미엄’을 없애면서 가솔린 시작가는 2844만원에서 3140만원으로 296만원(10.4%), 하이브리드는 3318만원에서 3615만원으로 297만원 올랐다. 같은 H-Pick 트림끼리는 가솔린이 61만원, 하이브리드가 234만원 내렸지만, 2000만원대 후반에 투싼을 살 수 있던 소비자는 이제 최소 3140만원을 내야 한다.

같은 그룹 형제차와 비교해도 비싸다. 기아 홈페이지 기준 2027 스포티지의 시작가는 가솔린 2944만원, 하이브리드 3436만원(세제 혜택 후)으로 투싼보다 각각 196만원, 179만원 싸다. BYD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 SUV ‘씨라이언6 DM-i'(3750만원)는 투싼 하이브리드 익스클루시브(3990만원)보다 240만원 싸다. 미국 컨슈머리포트는 신형 투싼 프리뷰에서 “더 큰 우려는 예상 신뢰도”라며 많은 조작 기능이 터치스크린 안으로 들어간 점도 짚었다.

현대차가 시장의 눈을 돌리려는 곳은 로봇이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2028년부터 미국 조지아 공장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하지만 코리아타임스는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최근 5년 누적 손실이 약 1조7000억원이라고 전하며, 현대차가 로봇 사업 기대를 실제 이익으로 바꾸는 동시에 본업인 자동차 경쟁력을 지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짚었다.

시장의 판단도 본업에 쏠려 있다. 이상수 iM증권 연구원은 코리아타임스에 현대차 주가가 본업인 자동차 사업 약세 속에 크게 떨어졌다고 말했다. 현대차 주가는 23일 29만3000원으로 52주 최고가(78만7000원)보다 62.8% 낮다. 연결 영업이익률은 2024년 8.1%에서 올해 상반기 5.6%로 떨어졌고, 현대차는 29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현대차는 기본 트림부터 새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와 9개 에어백을 넣고 차체를 키워 상품성을 높였다고 설명한다. 계약 첫날 실적은 1만5045대로 4세대 투싼(1만842대)보다 38.8% 많았고, 가장 비싼 인스퍼레이션 트림이 44%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지배구조의 정점에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있다. 정 회장은 현대차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으로 지분 2.73%를 갖고 있으며, 최대주주는 현대모비스(22.36%)다. 정 회장은 지난해 현대차에서 보수 90억100만원, 올해 상반기 22억5000만원을 받았다.

LEAVE A RESPONSE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ESC 또는 배경 클릭하여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