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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지주 창립 25주년 기념식에서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강연하는 모습. (출처=신한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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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투자증권 ‘상환 무난’ JTBC채 넉 달 만에 회생…대표 고른 진옥동 회장 책임 심사도 맡는다

대표주관회사 신한투자증권이 JTBC 제42회 무보증사채 투자설명서에 적은 인수인 의견. 신용평가사 두 곳이 모두 BBB0(부정적) 등급을 매겼다고 쓴 바로 뒤에 “원리금 상환은 무난할 것으로 사료되나”라고 평가했다. (출처=제이티비씨 제42회 무보증사채 투자설명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대표주관회사 신한투자증권이 JTBC 제42회 무보증사채 투자설명서에 적은 인수인 의견. 신용평가사 두 곳이 모두 BBB0(부정적) 등급을 매겼다고 쓴 바로 뒤에 “원리금 상환은 무난할 것으로 사료되나”라고 평가했다. (출처=제이티비씨 제42회 무보증사채 투자설명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부채비율 1741.7%·자본잠식 적고도 인수인 의견은 “원리금 상환은 무난”

ETF 손실 뒤 진 회장 위원회가 고른 대표…연임 심사도 같은 위원회, 회장 성과급은 그룹 실적 연동

신한투자증권이 “원리금 상환은 무난할 것”이라는 의견을 달아 대표주관한 JTBC 회사채가 넉 달 만에 발행사의 회생절차 신청으로 상환이 막혔다. 이 증권사 대표를 고른 사람도, 연말에 그 대표의 책임을 따질 사람도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이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신한금융지주가 지분 100%를 가진 자회사다. 자회사 대표 후보를 추천하고 리더십을 평가하는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의 위원장은 진 회장이다.

신한금융지주 2026년 반기보고서의 이사회 내 위원회 현황.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자를 선정하고 리더십을 평가하는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의 위원장을 진옥동 회장이 맡고 있다. (출처=신한금융지주 2026년 반기보고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신한금융지주 2026년 반기보고서의 이사회 내 위원회 현황.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자를 선정하고 리더십을 평가하는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의 위원장을 진옥동 회장이 맡고 있다. (출처=신한금융지주 2026년 반기보고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이선훈 현 대표도 이 위원회를 거쳐 뽑혔다. 2024년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자(LP) 운용에서 1300억원대 손실이 나 김상태 전 사장이 물러나자, 진 회장이 위원장인 자추위는 그해 12월 5일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의 건’을 의결했고 신한금융은 이날 이 대표를 신한투자증권 사장 후보로 추천했다.

이 대표의 임기는 올해 12월 31일 끝나고, 연임 여부도 같은 위원회가 정한다. 진 회장이 이끄는 위원회가 고른 대표의 책임을 같은 위원회가 다시 심사하는 셈이다. 진 회장이 아직 받지 않은 장기성과급 7만4134주(6월 말 종가 기준 약 71억원)는 이 증권사 실적이 들어가는 그룹 실적에 따라 지급된다. 진 회장이 회사채 인수 결정에 관여했다는 정황은 드러나지 않았다.

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2021년 7월 이후 JTBC 공모 회사채 5010억원어치를 단독 또는 공동으로 주관했다.

올해 2월 13일 제출된 JTBC 제42회 무보증사채 투자설명서를 보면 신한투자증권은 JTBC가 연 8.10% 금리로 발행한 930억원어치를 대표주관했다.

투자설명서에는 2025년 3분기 기준 JTBC의 부채비율이 1741.7%이고, 자본총계 278억원이 자본금 5751억원에 못 미치는 자본잠식 상태라는 내용이 담겼다. 신용등급은 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 모두 BBB0(부정적)였다.

그런데도 신한투자증권은 인수인 의견란에 “금번 발행되는 동사의 제42회 무보증사채의 원리금 상환은 무난할 것으로 사료되나, 국내외 거시경제 변수의 변화로 상환에 대한 확실성이 저하될 수 있습니다”라고 적었다.

JTBC는 넉 달 뒤인 6월 15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같은 날 제42회를 포함한 회사채 4개 회차가 기한의 이익을 상실했고, 나흘 뒤인 19일에는 JTBC가 발행한 기업어음 360억원이 결제되지 못해 부도 처리됐다. 법원은 8월 28일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자본시장법 제125조는 증권신고서나 투자설명서의 중요사항이 거짓으로 적혔거나 빠져 투자자가 손해를 입으면 발행회사뿐 아니라 그 증권의 인수인에게도 배상 책임을 지운다. 인수인은 상당한 주의를 기울였는데도 이를 알 수 없었다는 점을 스스로 증명해야 책임을 벗는다.

보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JTBC 제41·42회차 회사채 발행 전 기업 실사를 현장 방문이나 면담 없이 유선 회의로 대체했다. 반면 업계에서는 실사보고서에 위험 요인을 충분히 적은 만큼 해당 표현만으로 부실 실사를 단정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금감원은 7월 2일 신한투자증권과 키움증권에 대해 JTBC 회사채 불완전판매 여부를 들여다보는 검사에 착수했지만 결과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피해자 변호인단은 9월 8일 신한투자증권과 중앙그룹 총수 일가 등을 자본시장법 위반과 사기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고, 피해자 단체는 국회에 이선훈 신한투자증권 대표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요청했다. 고소된 혐의는 수사로 확인된 사실이 아니다.

신한투자증권은 “기업실사 방식은 주관 부서가 단독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내부 심사 절차를 거친다”며 “당시 관련 법령과 내부 절차에 따라 대표주관사로서 필요한 실사를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JTBC 회사채를 전량 기관투자자에게 팔았고 개인에게 판매한 물량은 없다는 입장이다.

■ 인수 총괄 사장과 대표, 임기는 같은 날 끝난다

문제는 책임이 어디서 멈추느냐다. 회사채 인수 업무는 이 대표가 아니라 정근수 CIB총괄사장이 이끄는 조직이 맡는다.

공시상 정 사장은 신한은행 투자금융부장·GIB본부장,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신한은행 부행장을 거친 은행 출신 미등기 임원이고, CIB1그룹을 이끄는 장호식 부사장도 신한은행 투자금융본부장 출신이다. JTBC 회사채의 최종 전결권자가 누구였는지, 이 대표가 사전에 보고를 받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대표와 정 사장의 임기만료일은 똑같이 2026년 12월 31일로, 83일 남았다. 두 사람의 거취는 같은 위원회에서 정해진다. 신한지주 반기보고서상 자추위는 위원장인 진 회장과 사외이사 곽수근(이사회 의장)·배훈·송성주·양인집 등 5명으로 구성되며, 자회사 대표 후보자 선정과 자격요건 검증, 리더십 평가를 맡는다.

자추위 저울의 반대편에는 실적이 놓여 있다. 신한투자증권의 올해 상반기 연결 당기순이익은 5776억원으로 전년 동기 2589억원의 2.23배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185억원에서 7484억원으로 늘었고, 반기 순이익만으로 지난해 연간 순이익 3816억원을 넘어섰다.

신한금융지주 창립 25주년 기념식에서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강연하는 모습. (출처=신한금융)
신한금융지주 창립 25주년 기념식에서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강연하는 모습. (출처=신한금융)

이 실적은 심사를 맡은 진 회장의 몫과도 이어진다. 신한금융지주가 지분 100%를 가진 신한투자증권의 실적은 그룹 연결 실적에 그대로 반영되고, 진 회장의 장기성과급은 그룹의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영업순이익 등 성과 달성률로 정해진다.

최근 일부 언론은 진 회장과 이 대표가 내부통제를 두고 ‘부딪힌다’고 해석했다.

진 회장은 강압적 감시보다 윤리의식이 조직에 스며드는 문화적 접근을 중시하는 반면, 이 대표는 내부통제 문제가 생기면 해당 부서뿐 아니라 최고경영진을 포함한 전 임원의 성과급을 일괄 유보·차감하는 하향식 제도를 들여왔다는 것이다. 다만 두 사람이 공개 석상에서 이견을 드러낸 발언은 확인되지 않는다. 이 대표는 올해 1월 상반기 워크숍에서 “올해도 변하지 않은 원칙은 내부통제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들여온 성과급 차감 제도가 JTBC 건에 적용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 과징금 6차례 27억원…되풀이된 내부통제 문제

이 회사의 내부통제 문제는 처음이 아니다.

반기보고서 제재 현황을 보면 신한투자증권은 2022년 4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증권신고서 제출의무 위반으로 금융위원회 과징금을 6차례, 모두 27억560만원 부과받았다.

2023년 3월에는 전 PBS본부장의 IIG펀드 제안서 허위기재 사건으로 양벌규정에 따라 벌금 5000만원이 확정됐고, 같은 해 11월에는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 위반으로 과태료 5000만원과 함께 전직 대표이사가 직무정지 1.5월 상당의 조치를 받았다. 이 대표 역시 2024년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자(LP) 운용에서 1300억원대 손실이 난 뒤 수습을 맡아 취임했다.

공시 오류도 뒤늦게 고쳤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달 8일 2024년 반기보고서와 3분기보고서를 정정했다. 2024년 반기보고서의 증권인수 현황표에서 채무증권 주관 실적 소계가 26조3739억원으로 적혀 있었으나 실제 합산값은 20조5511억원이었다. 5조8227억원이 부풀려진 채로 2년 넘게 공시돼 있었던 셈이다.

신한금융은 지배주주가 없는 회사다.

6월 말 기준 최대주주는 지분 9.19%의 국민연금이고, 진 회장의 보유 주식은 1만8937주다. 진 회장은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연임이 확정돼 임기가 2029년 3월까지다. 진 회장은 상반기 급여 4억3800만원과 2025년도 연간성과급 5억원을 합쳐 9억3800만원을 받았다.

아직 지급되지 않은 장기성과급은 7만4134주로, 6월 말 종가 9만5800원으로 환산하면 약 71억원이다. 이 장기성과급은 그룹의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영업순이익, 고정이하여신비율 등 성과 달성률이 70% 이상일 때 2027년부터 2030년까지 나눠 지급된다.

이 대표는 신한투자증권 반기보고서의 보수 5억원 이상 명단에 들지 않았다. 대표를 포함한 사내 등기이사 2명의 상반기 보수는 모두 4억1400만원, 1인 평균 2억700만원이다. 같은 기간 이 회사에서 가장 많이 받은 사람은 28억3600만원을 받은 이정민 센터장(전무)이었다.

올해 말에는 신한금융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 12명의 임기가 한꺼번에 끝난다. 신한금융은 이번 승계 절차부터 자회사별 CEO 자격요건을 구체화하고 세부 평가기준을 마련하기로 했고, 금융당국도 승계 절차의 투명성을 들여다보겠다고 예고했다.

실적이 두 배로 뛴 증권사가 주관한 회사채가 넉 달 만에 회생 신청으로 막혔다. 그 증권사의 대표를 고른 것도, 이번 책임을 심사하는 것도, 그 실적이 성과급에 이어진 것도 진 회장이다. 자기 위원회가 뽑은 대표에게 책임을 물을지, 인수 조직에서 멈출지, 아무에게도 묻지 않을지가 진옥동 2기 자추위가 스스로 받는 첫 시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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