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필드) 진용준 기자 = 삼성SDI의 유럽 최대 배터리 생산 거점인 헝가리 괴드(Göd) 공장이 당국의 산업안전 점검을 앞두고 초과 저장된 위험물질을 조직적으로 불법 반출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헝가리 정부는 관련 의혹이 제기되자 즉각 경찰 수사를 지시하며 강력 대응에 나섰다.
27일 헝가리 현지 언론과 업계에 따르면, 헝가리 제1야당 티서(Tisza)당의 마자르 페테르 대표는 최근 삼성SDI 협력업체 전직 직원의 내부 고발 영상을 공개하며 이 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내부 고발자인 물류업체 GV유럽 출신 기사 ‘티보르(가명)’는 영상에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재난관리청의 산업안전 점검 직전마다 허용 기준을 초과한 위험물을 화물차에 실어 외부 창고로 빼돌렸다”고 주장했다.
고발 내용에 따르면 괴드 공장은 법정 허용 보관량인 4,000톤을 초과해 최대 5,500톤의 니켈·코발트·망간 화합물 등 중금속 원료를 상시 보관해 왔다. 점검 1~2주 전에 사전 통보가 오면, 점검 직전 30~50대 분량의 화물차를 동원해 바츠(Vác), 괴됼뢰(Gödöllő) 등 인근 일반 창고로 반출한 뒤 점검이 끝나면 다시 공장으로 반입했다는 것이다.
특히 해당 위험물들이 취급 허가가 없는 일반 창고에 보관됐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지역 사회의 안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의혹이 확산하자 헝가리 정부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구야시 게르게이 헝가리 총리실 장관은 브리핑을 통해 “법 규정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적용되어야 한다”며 경찰에 즉각적인 수사 착수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오는 4월 헝가리 총선을 두 달 앞두고 터져 나와 정치권의 쟁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현지에서는 지지율 상승세를 타고 있는 야당이 집권당의 외자 유치 및 환경 정책 부실을 공격하는 핵심 소재로 이번 사건을 활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SDI 측에 이번 의혹은 생산 거점 운영의 중대한 리스크다. 괴드 공장은 연산 40GWh 규모로 BMW와 폭스바겐 등 유럽 주요 완성차 업체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핵심 기지다. 최근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시설 확충에 나선 상황에서 법적 리스크가 현실화할 경우 브랜드 신뢰도 하락과 추가 투자 계획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이 공장은 그린피스(Greenpeace) 조사에서 인근 하수 내 발암 의심 물질 검출 논란과 공장 내 유해 먼지 은폐 의혹 등으로 현지 환경 단체와 주민들의 거센 반발을 사온 바 있다.
삼성SDI는 그간 제기된 유해 물질 유출 의혹에 대해 “유해물질이 아닌 흑연 먼지”라는 입장을 밝혀왔으나, 이번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