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근로자, 혹한 속 ‘덜덜’… 신동빈 회장 등 오너일가는 약 300억 배당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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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직원들, 혹한 속 난방 차별에 시달려…오너 일가는 고액 배당금 챙겨
한겨울 혹한 속에서도 롯데백화점을 비롯한 일부 백화점 직원들이 난방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고 있는 반면, 오너 일가는 롯데백화점을 운영하는 롯데쇼핑으로부터 고액의 배당금을 챙기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전국에 34개 지점을 운영하며 유통 강자로 군림하는 롯데백화점이지만, 그 이면에는 직원들의 희생이 숨겨져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혹한 속 난방 차별…직원들 추위에 떨어
24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등은 오전 9시 30분까지 출근해야 하지만, 업무를 준비하는 시간인 오전 10시 30분까지는 히터를 틀어주지 않는 매장들이 있다. 노조 조사 결과, 롯데센텀시티와 롯데스타시티, 롯데안산, 롯데인천, 롯데대전, 더현대서울 등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롯데스타시티의 경우 실내온도가 9.77℃에 그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여름 폭염 시기 냉방 차별 논란과 같은 패턴으로, 계절이 바뀌어도 노동자들의 근무 환경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당시에도 백화점들은 영업 시작 전과 종료 후, 직원 전용 공간에서 냉방을 가동하지 않아 노동자들이 30℃가 넘는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해야 했다.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가능성…영업정지 요청 가능
산업안전보건법 제39조는 사업주가 근로자의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해 저온 등의 환경으로부터 보호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해 중대한 피해를 발생시킬 경우, 동법 제159조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해당 사업의 영업정지나 제재를 요청할 수 있다.
화장실 온수도 ‘뚝’…쉬는 공간은 ‘냉골’
백화점 직원들은 근무 환경이 기본적인 생활권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토로하고 있다. 직원 전용 화장실에는 온수가 나오지 않아, 온수 레버를 돌려도 물이 전혀 나오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 직원은 “날씨가 너무 추워서 화장실 가기가 두려울 정도”라고 호소했다.
쉬는 공간이 부족한 백화점 노동자들에게 직원용 계단은 때때로 임시 휴게 공간이 되지만, 이마저도 겨울철 10도 안팎의 냉골로 변해 사실상 사용이 어렵다. 한 노동자는 “추위를 피할 곳조차 없다”며 “고객을 응대하는 최전선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위한 최소한의 배려조차 없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수도광열비는 ‘껑충’…노동자들은 ‘덜덜’
롯데쇼핑의 수도광열비는 2021년 1,304억 원에서 2022년 1,604억 원, 2023년 2,783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2023년 수도광열비는 전년 대비 73.5%나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난방비와 냉방비 지출이 늘어났음에도 정작 직원들에게는 쾌적한 근무 환경이 제공되지 않고 있다.
노조는 “멀쩡히 존재하는 히터를 일하는 사람을 위해서는 틀어주지 않겠다는 몇몇 백화점의 냉정한 관리 방침은 고객만 사람으로 보는 것에 다름 아니다”라며 비판했다. 이어 “이는 가장 취약한 현장 노동자들의 건강권을 이윤과 교환하겠다는 행태”라고 꼬집었다.
롯데家, 3년간 ‘배당금 잭팟’…신동빈 회장만 286억 4700만 육박
롯데쇼핑의 최근 3개 연도(2021년~2023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당기순손실이 지속되는 가운데도 오너 일가는 고액의 배당금을 챙겼다. 2021년과 2022년 당기순손실은 각각 2,729억 원, 3,187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2022년 법인세비용차감전손실은 5,673억 원으로 큰 폭의 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은 2021년 15조 5,735억 원에서 2022년 15조 4,760억 원, 2023년 14조 5,558억 원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소비 위축과 경기 불황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당기순이익이 적자를 기록하는 가운데도 오너 일가는 배당금을 챙기며 논란이 되고 있다.
롯데쇼핑은 최근 3년간 꾸준히 현금 배당을 늘려왔다. 주당 현금 배당금은 2021년 2800원에서 2022년 3300원, 2023년 3800원으로 증가했다.
신동빈 회장은 2023년 말 기준 롯데쇼핑 주식 289만 3049주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2023년 보통주 1주당 3800원의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은 약 110억 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신 회장은 롯데쇼핑으로부터 2021년 81억 51만 원, 2022년 95억 4700만 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3년간 신 회장이 롯데쇼핑에서 받은 배당금은 286억 4700만 원에 달한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의 차남으로, 롯데그룹을 이끌고 있다. 롯데지주 외에도 롯데쇼핑, 롯데제과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2023년 말 기준 롯데쇼핑의 지분 1.05%(297,653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2023년 11억3000만 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신 전 이사장은 2021년 약 8억 3300만 원, 2022년 약 9억 8200만 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신 전 이사장은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의 딸이자 신동빈 회장의 누나로, 롯데백화점과 롯데호텔 등을 경영하며 그룹 성장에 기여했다. 하지만 2016년 롯데면세점 입점 관련 비리 혐의로 구속되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신 전 이사장은 지난 2023년 광복절 특별사면을 받아 사면된 바 있다. 그는 롯데그룹 경영비리 사건으로 2019년 10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이 확정됐었다.
신동빈 회장의 딸 신유미 씨는 롯데쇼핑의 지분 0.09%(25,811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2021년 약 8000만 원, 2022년 약 9400만 원, 2023년 약 9800만 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롯데쇼핑, 올해 현금배당 결정… 신동빈 회장 100억대
2024년 실적 공시에 이어 롯데쇼핑이 2025년도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롯데쇼핑은 보통주 1주당 3,8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으며, 배당금 총액은 약 1,074억 원에 달한다.
신동빈 회장은 109억9400만원 가지고 가며, 신영자 전 이사장은 약 2억 9,500만 원을 챙긴다. 신 전 이사장은 일부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확인된 결과다.
신유미 씨는 약 9,800만 원의 배당금을 받게 된다.
롯데쇼핑, 신동빈 회장 등 임원진 ‘두둑한’ 급여…3년간 꾸준히 증가
롯데쇼핑이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주요 임원진에게 3년간 꾸준히 증가한 급여를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쇼핑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2021년 15억 원, 2022년 17억 4천만 원, 2023년 19억 원으로 3년 새 4억 원의 급여가 올랐다. 3년간 신 회장이 롯데쇼핑에서 받은 급여는 총 51억 4천만 원에 달한다.
주요 임원진 급여도 ‘상승세’
신동빈 회장 외 주요 임원진의 급여도 꾸준히 증가했다. 미국인인 김사무엘상현 부회장은 2022년 13억 7천7백만 원에서 2023년 16억 3백만 원으로, 현은석 전 부사장은 2022년 6억 5천7백만 원에서 2023년 8억 5천7백만 원으로 급여가 올랐다.
롯데백화점 직원들이 혹한 속에서도 난방 차별에 시달리는 반면, 오너 일가는 고액의 배당금을 챙기고 있는 현실은 노동자의 기본적인 권리를 무시한 중대한 문제다. 산업안전보건법은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을 명시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한 롯데백화점 측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다. 노조는 롯데백화점 측이 즉각적으로 난방 시설을 가동하고, 노동자의 건강권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롯데쇼핑 측은 냉·난방 논란과 관련해 해명을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