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건설, ‘적자 늪’에 빠져… 아시아나 매각 무산 후폭풍 ‘경영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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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비율 641%… 건설 경기 침체 발목
금호건설의 2024년 경영 실적이 크게 악화되었다.
19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호건설은 2024년 연결기준 영업손실 1818억 원, 당기순손실 2285억 원을 기록하며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 9141억 원으로 전년 대비 13.7% 감소했으며, 지배기업 소유주에게 귀속되는 순손실은 2257억 원에 달한다.
특히 금호건설의 재무 안정성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2024년 3분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316억 원의 유출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되었고, 이는 전년 동기 1,267억 원 유입에서 급격히 악화된 수치이다. 유동비율 역시 94.9%로 감소하여 단기 지급 능력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재무 건전성 ‘빨간불’… 차입금 급증, 우발채무 부담 심화
부채 총계는 1조 3,434억 원으로 증가했으며, 2023년 말 260%였던 부채비율은 2024년 3분기 말 641%까지 상승했다. 이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무산과 건설 경기 침체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의 증가 또한 금호건설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주요 요인이다. 2024년 3분기 매출원가는 1조 5,15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으며, 판매관리비는 648억 원으로 26.4%나 증가했다. 이러한 비용 증가는 기업의 수익성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우발부채 규모의 증가는 금호건설의 잠재적인 재무 위험을 가중시키고 있다. 2024년 3분기 우발부채는 7,673억 원으로, 현실화될 경우 회사의 재무 상태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금호건설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계열사 부당 지원 혐의로 152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아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며, 하자보수 관련 소송도 65건이 계류되어 있다. 11억 9300만 원의 소송손실충당부채가 설정되어 있다. 이러한 법적 분쟁들은 추가적인 재정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금호건설의 신용등급은 2024년 5월 9일 BBB-에서 BBB-(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되었다. 한국기업평가는 건설 부문의 수익성 저하와 부동산 PF 관련 우발채무 부담 확대로 금호건설의 재무안정성이 저하될 것으로 예상했다. 신용등급 하락은 금호건설의 자금 조달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 악화·지배구조 문제점… 2535억 원 규모 특수관계자 내부 거래
금호건설의 2024년 실적 악화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무산에 따른 재무적 어려움과 건설 경기 침체, 그리고 신동아건설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인한 컨소시엄 리스크까지 더해진 결과다.
금호건설의 최대주주는 금호고속으로 44.1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금호고속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주회사로, 그룹 전체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아울러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금호고속의 최대주주로, 금호건설에 대한 간접적인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박 전 회장은 과거 아시아나항공 부실 경영에 대한 책임을 지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그룹 전체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지배구조는 소수 주주의 의견이 경영에 반영되기 어렵게 만들고, 경영진의 독단적인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한다는 우려가 있다.
금호건설은 특수관계자와의 거래가 많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2024년 3분기 기준, 금호건설은 아시아나IDT, 금호익스프레스 등 계열회사와 2535억 원 규모의 거래를 했다. 이는 내부 거래를 통한 이익 몰아주기 등 불투명한 경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컨소시엄 리스크
특히 신동아건설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컨소시엄으로 진행 중이던 수도방위사령부 부지 아파트 건설 사업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해당 사업은 서울의 핵심 주거 개발 사업으로 주목받았지만, 신동아건설의 법정관리로 사업 일정이 무기한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금호건설은 단독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거나 새로운 협력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높은 부채비율은 신규 협력사를 찾거나 자금을 조달하는 데 어려움을 줄 수 있다.
금호건설 측 해명
금호건설 측은 신혼희망타운 사업에 대해 금호건설과 신동아건설이 각자 개별적으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신동아건설의 법정관리 신청이 금호건설의 공사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밝혔다.
또한, 선제적 보수적 손실 반영으로 부채비율이 일시적으로 상승했으며, 이후 실적 개선으로 부채비율이 두 자릿수 이상 낮아졌다고 해명했다.
공주 천연가스발전소는 단순 도급 사업장으로, 시운전, 운행 등에 대한 비용 및 관리는 발주처의 영역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해당 사업들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