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 화학물질 화장품 속에 ‘유럽은 금지’… 아모레퍼시픽 등 국내선 방치
유럽 등 해외에서는 생식독성 우려로 사용이 금지된 화학물질 ‘부틸페닐메틸프로피오날’이 국내 화장품에 여전히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 소비자주권시민회의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 마몽드 등 국내 주요 화장품 브랜드 제품에서 해당 성분이 검출됐다. 특히 스킨케어, 클렌징, 샴푸 등 다양한 제품군에서 99개 이상의 제품에 부틸페닐메틸프로피오날이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국내 규제가 해외에 비해 매우 느슨하다는 점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부틸페닐메틸프로피오날을 단순히 ‘알레르기 유발성분’으로 분류하고, 제품에 성분 표기를 의무화하는 수준에 그쳤다. 반면 유럽연합은 2022년부터 해당 성분을 화장품 금지 성분으로 지정했으며, 영국도 최근 모든 관련 제품 폐기를 지시했다.
생식독성 우려에도 불구, 국내 규제 허술
부틸페닐메틸프로피오날은 알레르기, 접촉성 피부염뿐 아니라 생식기능 저하 등 심각한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태아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유럽 등 많은 국가에서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소비자들의 안전을 위한 충분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식약처에 해당 성분에 대한 정보 공개를 요구했지만, “책임판매업자의 안전성에 대한 책임하에 사용토록 하는 제도를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다”는 답변만 받았다.
소비자 안전 위한 대책 마련 시급
전문가들은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부틸페닐메틸프로피오날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소비자들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식약처는 국민 건강을 위해 부틸페닐메틸프로피오날을 사용 금지 성분으로 지정하고, 관련 제품을 시장에서 회수해야 한다”며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화장품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