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이노텍 매각 LED 특허, ‘부메랑’ 돼 삼성 겨냥
리진반도체, 난징 법원에 소송 제기…주력 TV 모델 판매 중단 리스크
기술 매각 시 ‘IP 안보’ 공백 드러나…중국발 ‘특허 무기화’ 현실로
(뉴스필드) 진용준 기자 = LG그룹 핵심 전자부품 계열사 LG이노텍이 개발한 LED(발광다이오드) 원천 기술이 사업 효율화 과정에서 해외로 매각된 뒤, 수년 만에 다시 국내 기업을 겨냥하는 이른바 ‘특허의 부메랑’ 사례가 현실화됐다.
삼성전자는 과거 LG이노텍이 보유했던 LED 핵심 특허를 기반으로 한 중국 기업으로부터 대규모 특허 침해 소송을 당하며 중국 내 TV 사업에 부담을 안게 됐다.
■ 중국 리진반도체, 삼성전자 상대 특허 침해 소송 제기
29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쑤저우 소재 리진반도체(Suzhou LEKIN Semiconductor)는 삼성전자 중국 총괄 법인과 현지 유통사 징둥 5성전기그룹을 상대로 LED 관련 지식재산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중국 난징시 중급인민법원은 해당 사건을 정식 수리했으며, 오는 3월 초 첫 심리를 열 예정이다. 소송 대상에는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TV 모델 ‘QNX8F(Neo QLED)’와 보급형 주력 모델 ‘DU8000(Crystal UHD)’ 등 중국 내 판매 비중이 높은 다수의 TV 시리즈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리진 측은 삼성전자의 LED TV가 자사가 보유한 전극 구조 및 보호 패키징 관련 핵심 특허를 무단 사용했다며, 침해 행위 중단과 함께 손해배상 및 재고 처리 조치 등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까지 법원이 판매 중단을 명령한 상태는 아니다.
■ ‘제조 실적 없는 특허 대량 보유’…리진반도체의 배경

이번 소송이 업계의 이목을 끄는 이유는 원고인 리진반도체의 설립 배경 때문이다. 리진은 2021년 3월 설립된 신생 기업으로, 설립 당시 LED 관련 제조 실적은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설립 직후인 2021년 5월, LG이노텍이 LED 사업에서 철수하며 매각한 특허 자산을 대규모로 인수했다.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리진은 미국에 등록된 LED 특허 1,968건을 포함해, 한국·중국·유럽 등 주요 국가의 LED 관련 특허를 추가로 확보하며 총 특허 수를 약 1만 건 규모로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외신은 해당 특허들이 향후 라이선스 협상이나 소송 등에 활용될 가능성을 지적한 바 있으며,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리진이 제조보다는 특허 권리 행사를 중심으로 사업 전략을 전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현재까지 리진의 대규모 LED 양산 실적은 공개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 기술 매각의 그림자…‘IP 안보’ 공백 드러나
이번 사안은 국내 기업이 장기간 투자해 축적한 원천 기술이 해외로 이전됐을 때, 그것이 어떤 형태의 리스크로 되돌아올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LG이노텍은 LED 사업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사업 철수와 함께 특허 자산을 매각했지만, 결과적으로 해당 특허가 중국 기업의 손에 넘어가 삼성전자를 상대로 한 법적 공세의 근거로 활용되는 상황이 됐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개별 기업의 합리적 사업 판단과 국가·산업 차원의 기술 주권 관리 사이에 공백이 드러난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반도체·디스플레이처럼 국가 전략 산업으로 분류되는 분야에서는 기술 매각 이후의 활용 가능성까지 고려한 ‘IP 안보’ 관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는 리진이 주장하는 특허의 유효성 자체를 다투는 한편, 특허 무효 심판 등 법적 대응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삼성디스플레이가 중국 BOE와 OLED 특허 분쟁에서 유리한 조건으로 합의한 전례가 있는 만큼, 협상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되지는 않는다.
다만 이번 소송이 중국 현지 법원에서 진행되는 만큼, 판결 결과에 따라 배상 부담이나 일부 모델의 판매 제한 리스크가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리진이 보유한 대규모 LED 특허 포트폴리오가 TV뿐 아니라 스마트폰 플래시, 차량용 조명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는 만큼, 분쟁이 장기화하거나 확대될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