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이윤 독식하며 노동자 권리 외면… 노조, 전근대적 노무관리 개선 촉구

27일, 경기 성남시 HD현대글로벌R&D센터 앞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 현대삼호중공업지회, 현대미포조선 노동조합, 현대건설기계지회, 현대일렉트릭지회, HD현대인프라코어 노동조합, HD현대인프라코어 노동조합(안산), HD현대인프라코어 노동조합(군산) 등 HD현대 계열사 노동조합이 주주총회 전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 측에 대한 주요 요구 사항을 발표했다.
■ “노동조합 없는 성장은 불가능” – 전략적 동반관계 정립 촉구
노동조합은 기자회견을 통해 HD현대의 노무 관리 방침에 대해 강력히 비판하며, 회사가 노동조합을 동등한 대화 상대로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수 차례 대표이사에게 면담을 요청했으나, 아직도 전근대적인 노무 관리와 갈등적인 노사 관계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HD현대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을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구사대를 동원해 파업을 막는 등 1980년대식의 노무 관리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비판했다. 이들은 권오갑 회장과 정기선 부회장의 결단을 촉구하며, 노동조합과의 협력적인 관계 구축이 필수적임을 강조했다.
■ “지속 가능한 산업의 미래는 충분한 사람과 일자리” – 1,000명 신규 채용 요구
HD현대인프라코어는 2024년 매출이 전년 대비 11.7% 감소했으나, 2025년에는 31.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회사는 긍정적인 성장 전망을 보여주고 있지만, 노동조합은 이러한 성장을 지속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1,000명의 신규 생산직 채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HD현대가 한국 사회 속에서 성장하는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현장의 미래를 위해 신규 채용을 추진해야 한다”며, 특히 조선업 외에도 건설기계, 일렉트릭, 인프라코어 등 다양한 부문에서의 일자리 창출을 요구했다.
■ “이윤의 공정한 분배” – 노동자 임금 개선 촉구
또한, HD현대의 이윤이 지주회사로 집중되고, 고위 경영진이 천문학적인 배당을 수취하는 가운데, 현장 노동자들은 여전히 불공정한 임금 구조와 낮은 임금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복잡한 수당 중심의 임금 체계를 개편하고, 기본급을 늘려 안정적인 임금을 보장할 것과, 하도급 구조의 개선을 요구했다.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에 대한 폭력적인 대응과 현장의 하청 노동자 처우 개선을 통해 노동자들의 가치를 인정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ESG 경영, 노동자의 권리 보장이 시작” – 신뢰 구축 강조
HD현대가 윤리경영과 ESG경영을 선언했지만, 이들이 진정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고, 전근대적인 노무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서진 노동자의 복직과 10년 넘게 외면받고 있는 청소노동자들의 고용 문제도 더 이상 미뤄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노동조합과의 신뢰 구축 없이는 지속 가능한 성장은 불가능하다”고 경고했다.
■ 노동조합의 결의
이날 기자회견에서 발표된 요구 사항은 2025년 임단협 교섭에서 구체화될 예정이며, 노동조합은 “HD현대는 이제 노동조합을 동반자로 인정하고, 진정한 협력의 길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1987년 이후 유지된 반노동적 태도를 끝내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HD현대 계열사 노동조합은 앞으로도 이 요구 사항을 쟁취하기 위해 연대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노사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할 것임을 밝혔다.